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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서 확인한 중남미 K-POP 열풍....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2-08-28 11:13
  • |
  • 수정 2012-08-28 11: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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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서 확인한 중남미 K-POP 열풍

‘제3회 중남미 K-POP 경연대회’ 성황…현지인·언론 뜨거운 관심

K-POP, 이제 소수의 마니아층에서 벗어나 보편적 문화로 확산

 이 글은 지난 18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성황리에 열린 ‘제3회 중남미 K-POP 경연대회’의 진행을 도왔던 아르헨티나 중남미한국문화원의 문아경 양이 보내왔습니다. 문아경 양은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에 다니던 중 인턴 근무를 위해 아르헨티나로 건너가 중남미한국문화원에서 커뮤니케이션 부문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문아경(아르헨티나 중남미한국문화원 인턴)
문아경(아르헨티나 중남미한국문화원 인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지난 18일 열린 ‘제3회 중남미 K-POP 경연대회’는 중남미의 K-POP 열풍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중남미 전역에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선발된 11개국 14개 팀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파세오 라 플라자 네루다 홀’(Paseo La Plaza, Neruda Hall) 복합 공연장에서 각자 준비한 K-POP 가수의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미리 준비해 온 플래카드와 응원도구 등을 이용해 열렬히 호응, 마치 유명 가수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한국과 지구 정반대에 위치한 아르헨티나에서 중남미 현지인들은 이 날 K-POP에 흠뻑 젖었다.

‘중남미 K-POP 경연대회’, 중남미 K-POP 열풍에 앞장서다

2010년부터 시작한 ‘중남미 K-POP 경연대회’는 중남미 전역을 대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주아르헨티나 대한민국대사관이 주최하고 주아르헨티나 중남미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행사다.

‘중남미 K-POP 경연대회’는 전세계 최초의 국제 규모 케이팝 경연대회이다. 매년 중남미 전역에서 수백명이 참가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중남미 한류 열풍에 앞장서고 있다. 아르헨티나 연방정부 문화청도 이 대회가 중남미 K-POP 열풍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문화적 관심행사(Declarado de Interés Cultural por la Secretaria de Cultura de la Nación)’ 로 선정했다.

‘중남미 K-POP 경연대회’는 시작 전부터 이 곳 사람들과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대회 전 홈페이지에서 실시한 동영상 인기 투표는 무려 1만 7000명(중복 포함)이 참여했다. 또한, 아르헨티나 현지 유력 언론인 일간 페르필(Perfíl)과 주간 클라린(Clarín)은 참가자들의 인터뷰를 싣는 등 아르헨티나의 K-POP 열풍과 이 대회를 비중있게 다루었다. 이는 K-POP이 이제 더 이상 소수 마니아들만의 문화가 아니라 점점 더 보편적인 문화로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보여진다.

대회를 준비하며 느낄 수 있었던 K-POP 열풍

16일 저녁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는 ‘중남미 K-POP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입국하기 시작했다. 중남미 각국에서 케이팝이라는 공통의 관심을 가지고 한자리에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입국 후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후에 주아르헨티나 중남미한국문화원에서 한국에 관한 강의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대회 하루 전인 17일 저녁 참가자들은 한국문화원 직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필자는 페루에서 온 ‘파이팅 소울즈’라는 팀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는데, 페루의 K-POP 소식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들은 “현재 페루에서는 K-POP뿐만 아니라 ‘꽃보다 남자’, ‘시크릿 가든’과 같은 한국 드라마, 한국 옷 스타일이 유행”이라며 “코이카(KOICA)와 같은 단체 덕분에 한국의 이미지가 매우 좋다”고 전했다.

중남미 K-POP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중남미한국문화원에서 한국 관련 강의를 들은 뒤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중남미 K-POP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중남미한국문화원에서 한국 관련 강의를 들은 뒤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파이팅 소울즈’ 역시 몇 년 전부터 K-POP의 큰 팬이며, K-POP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유투브에 꾸준히 올리고 있다고 했다. 연습을 많이 했냐는 질문에, “당연히 많이 했다”며 “내일 우리들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는 자신있는 표정에 그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콘서트 장을 방불케 했던 대회 당일

대회 당일인 18일, 행사를 준비하러 미리 찾은 공연장 건물 밖으로 일반 현지인들이 줄을 길게 서있었다. 설마했는데 ‘중남미 K-POP 경연대회’ 티켓을 받으려 줄을 서있는 것이었다. 티켓은 금새 매진되었고, 뒤늦게 온 사람들은 아쉽게 발을 돌리거나 공연장 뒤에서 서서 관람을 했어야 했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파세오 라 플라자 네루다 홀’(Paseo La Plaza, Neruda Hall) 복합 공연장을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이날 행사에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파세오 라 플라자 네루다 홀’(Paseo La Plaza, Neruda Hall) 복합 공연장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이날 행사에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공연시작 전 관객들이 기다리는 시간 동안 K-POP 뮤직 비디오가 상영되었는데, 관객들은 최신곡까지도 꿰차고 함께 따라 부르는 등 K-POP에 대한 무한 애정을 나타냈다. 특히,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나올 때는 일명 ‘말춤’을 같이 추기도 했다. 슈퍼주니어의 응원동영상이 상영될 때의 반응은 아직도 잊지를 못한다. 관람객들은 모두 놀란 표정으로 가만히 있다가 잠시 후에서야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다.

본 경연대회가 시작되었다. 동방신기, 시크릿 등 다양한 K-POP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데, 실력은 물론 의상까지 똑같이 제작해 오는 등 전문성을 보였다. 한국의 지구 반대편인 중남미에서 현지인들이 한국말로 노래를 부르고 한국 가수들의 춤을 추고, 관객들이 이에 함께 즐기는 모습은 중남미 K-POP 열풍을 여실히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제3회 중남미 K-POP 경연대회’ 우승팀 페루의 ‘파이팅 소울즈(Fighting Souls)’.
‘제3회 중남미 K-POP 경연대회’ 우승팀 페루의 ‘파이팅 소울즈(Fighting Souls)’.

노래 실력은 물론 발음도 수준급이었는데, 참가자들은 보다 정확한 한국발음을 위해 수 백 번씩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른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은 K-POP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본다. 실제로 참가자들 중에 대다수는 몇 년 동안 K-POP을 좋아했고, 말 그대로 빠져사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노력과 애정을 증명하듯, 팀들은 하나같이 큰 호응을 받으며 공연장은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대회 중간에는 깜짝 이벤트로 아르헨티나의 2012년 런던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세바스티안 크리스마니치(Sebastian Crismanich)’가 무대에서 인터뷰를 하고 태권도 시범을 보였다. 그는 관객들에게 자신이 태권도를 배워온 과정과 태권도의 우수성에 대해서 설명하며,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사실 K-POP에 대해서는 잘 아는 사람들도 태권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의미에서 세바스티안의 방문은 현지인들에게 태권도의 존재와 우수성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고 보여진다.

경연대회 참가자 모두가 무대에 올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경연대회 참가자 모두가 무대에 올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3회 K-POP 경연대회’의 우승은 BoM의 ‘니가 없이’를 훌륭하게 소화해 낸 페루의 ‘파이팅 소울즈(Fighting Souls)’에게 돌아갔다. 멤버 4명 모두 한국 여행과 ‘K-POP 월드 페스티벌’ 참가 기회를 우승 상품으로 받게 된 ‘파이팅 소울즈’는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우승인데, 정말로 우승을 하게 되다니 너무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들이 얼마나 K-POP을 좋아하고, 많이 연습했는지 알기에 ‘파이팅 소울즈’의 뒤이어진 앵콜 공연은 감동적이었다.

K-POP 경연대회가 모두 끝난 다음날, 참가자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티투어를 하고 각자의 나라로 다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케이팝이라는 공통사를 중심으로 금새 정이 든 그들은 서로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점점 확장되고 있는 K-POP

칠레에서 온 참가자 ‘베르니(Berni)’, ‘니아(Niah)’와 공항으로 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둘 다 모두 케이팝을 통해서 한국을 접했지만, 이제는 한국 자체가 너무 좋다며 한국에 꼭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베르니’는 한국 음식을 좋아해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한식을 먹고, 한국을 더 알아가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아르헨티나의 2012년 런던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세바스티안 크리스마니치(Sebastian Crismanich)가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2012년 런던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세바스티안 크리스마니치(Sebastian Crismanich)가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중남미 K-POP 경연대회’를 준비하며 그리고 진행하면서 느낀 점들 중 하나는 케이팝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주류문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 K-POP은 점점 소수의 마니아 층에서 벗어나 확산되고 있다.

또한, 처음에는 칠레와 페루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아르헨티나, 브라질까지 그 지리적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K-POP에 대한 관심이 한국문화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넓혀져 가고 있는 것도 중요한 현상들 중 하나이다. 처음에는 K-POP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했지만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어를 배우고, 나중에는 한국 문화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주아르헨티나 중남미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어 강좌를 듣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수강 이유로 K-POP를 꼽았다.

‘중남미 K-POP 경연대회’는 단순히 K-POP 실력자를 가리는 것을 넘어 K-POP을 중남미 현지인들에게 알리는 역할 또한 하고 있다. 참가자들, 관람객들, 그리고 필자도 모두 즐겼던 ‘중남미 K-POP 경연대회’는 앞으로도 중남미에 K-POP이 확장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아경 아르헨티나 중남미한국문화원 인턴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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