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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찾는 해외 바이어들, 유독 화장품에 눈독 들이는 이유...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3-03-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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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3-03-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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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찾는 해외 바이어들, 유독 화장품에 눈독 들이는 이유

- 뷰티산업 강한 인천시, 대규모 지원 프로젝트…저가에 고품질로 해외고객 유인

[인천] “혹시 수출 가능한 또 다른 화장품 라인은 없나요?”
“샘플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어떤 건가요?”

기자는 지난해 6월, 인천 송도파크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프리미엄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비롯해 인천시가 주최하는 수출 상담회에 영어 통역을 위해 몇 차례 참가한 적이 있다. 그런데 상담회장에 들어설 때마다 다소 의아한 점이 있었다.

해외에서 온 바이어들이 인삼이나 홍삼 같은 한국 고유의 제품들보다도 유독 한국의 화장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출상담회에 참가한 화장품 업체들은 평소 화장품을 사용해본 기자가 보기에도 생소한 브랜드의 제품들이 더 많았다. 도대체 왜 해외 바이어들은 내국인들에게도 인지도가 낮은 화장품에 유독 눈독을 들이는 걸까? 그 해답은 인천시가 추진 중인 ‘베누스 인천 프로젝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인천경제통상진흥원 1층에 전시된 인천시 제작 화장품의 모습
‘베누스 인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인천경제통상진흥원 1층에 전시된 화장품들. 생소한 브랜드의 제품들이 많다.

‘베누스 인천 프로젝트’는 인천시가 진행하고 있는 뷰티 산업 프로젝트의 명칭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비너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미와 사랑의 여신인 ‘베누스(Venus)’의 영어식 표현이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옛날 로마에서 여인 600명을 모아놓고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만을 떼어다가 모자이크한 조각이 베누스라는 설도 있다.

인천시는 이 베누스의 이름을 딴 ‘베누스 인천(Venus Incheon)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이 프로젝트는 뷰티 산업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된 인천시의 특성을 활용해 앞으로 뷰티 산업을 인천시의 전략 사업으로 만들자는 것이 목표다. 작게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 및 화장품평가단 운영부터 크게는 인천시 자체의 화장품 브랜드 런칭까지 뷰티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들을 포괄한다.

사업을 총괄하는 인천경제통상진흥원 남정희 뷰티산업지원 과장은 “이 프로젝트는 산업 도시 이미지가 강한 인천을 앞으로 미의 메카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신성장 산업인 인천의 뷰티산업을 지원·육성하고 뷰티를 주제로 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해 인천을 세계인이 찾아오는 뷰티메카로 만들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누스 인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인천경제통상진흥원에서는 최근 뷰티 트랜드를 관찰하기 위해 다양한 잡지와 관련 자료들을 구비해두고 사업 담당 직원들이 트랜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이
인천경제통상진흥원에서는 최근 뷰티 트랜드를 관찰하기 위해 다양한 잡지와 관련 자료들을 구비해두고 사업 담당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현재 인천에는 전국 화장품 공장(482개, 2012년 기준)의 17%에 해당하는 80여개의 화장품 제조업체가 밀집돼 있다. 특히, 화장품 공장과 더불어 화장품 용기, 화장품 원료 제조 업체들도 함께 공단을 이루고 있어 사실상 논스탑으로 화장품 제조가 이뤄지고 있다.

남정희 과장은 “인천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화장품 관련 업체들이 위치하고 있지만 대부분 OEM, ODM에 의존하고 있어 기업 인지도가 낮고, 높은 품질력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편”이라며 “대기업에 화장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런칭하면 어떨까 고민하다가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뷰티 산업단지를 갖춘 인천인 만큼 ‘베누스 인천 프로젝트’에 참여한 업체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아모레 퍼시픽, LG 생활건강 등 여성들 사이에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부터 에뛰드 하우스, 스킨푸드, 네이처 리퍼블릭, 더페이스샵과 같은 로드샵까지 화장품을 쓰는 소비자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업체들이 다수를 이룬다. 이들은 대기업의 위탁을 받아 화장품을 만드는 전문 제조업체들로서 대기업의 브랜드를 빌려다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베누스 인천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업체의 경우 누구나 알고 있는 대기업 제품들을 생산하거나 대기업 화장품 원료를 공급하고 있었다.
인천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화장품 관련 업체들이 위치하고 있지만 대부분 OEM, ODM에 의존하고 있어 기업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화장품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화장품 제조까지 마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화장품 전문 제조업체에 업무를 위탁하고 상표만 제공해 판매하는 경우도 많은데, 후자에 해당하는 화장품 전문 제조업체들이 인천 지역 화장품 업체들의 다수를 이룬다. 특히, 2012년 6월 국가경영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이들 업체들의 수출액은 2010년 약 26억 원에서 2011년 약 29억 원, 2012년 약 37억 원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인천경제통상진흥원에서는 인천 지역 화장품 업체들을 사전 조사한 뒤, 지난해 11월 중구 차이나타운 내에 인천에서 생산되는 화장품과 이미용제품 등을 판매하는 뷰티상품판매장을 열었다. 휴식과 뷰티가 만나는 곳으로 ‘휴띠끄’라고 이름 붙여진 뷰티상품판매장은 지상 2층, 지하 2층 규모로, 주변 아트플랫폼과 한중문화회관 등 관광지와 연계돼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온 한류관광객들을 위한 뷰티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남정희 과장은 “아직까지는 단체 관광객들 위주로 방문하는 편이지만, 관광객들이 한번 다녀가면 그 반응이 정말 좋다.”며 “업체와 바로 직거래를 하기 때문에 시중 판매가 대비 5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데다 대형 화장품 회사에 납품할 정도로 품질을 보장받아 관광객들에게 인기만점”이라고 밝혔다.

로드샵에 주로 립스틱 제품을 납품하던 한 업체는 최근 자체적으로 립스틱 계열 상품을 런칭했다.
로드샵에 주로 립스틱 제품을 납품하던 한 업체는 최근 자체적으로 립스틱 계열 상품을 런칭했다.
 
인천경제통상진흥원에서는 이처럼 관광업체와 연계해 단체 고객의 발길을 휴띠끄로 끌어들이는 한편,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한 인천 뷰티산업 투어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인천 지역의 뷰티산업을 홍보하기 위해 뷰티제품 제조사가 위치한 남동인더스파크 견학을 비롯해 패션문화의 거리로 알려진 신포시장과 휴띠끄에서의 뷰티상품 체험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이름없는 화장품 제조 업체들의 자체 브랜드 개발과 마케킹을 돕기도 한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최근 한 화장품 하청업체가 ‘유앤비(U&B)’라는 자체 브랜드를 런칭하는 한편, 인천에서 나고 자란 스타 유승호를 전속모델로 계약해 화장품 홍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기업 관계자는 “인천시에서 자체적으로 뷰티품평단을 조직해 소비자들에게 화장품의 성능이가 개선점들을 꼼꼼하게 모니터링 해주기도 한다.”며 “대기업에서나 할 수 있을 법한 이 같은 서비스를 시의 도움으로 할 수 있게 돼 제품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인 서울화장품의 한정수 부사장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동종업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었고, 업계의 의견을 취합해 인천시와 협의할 수 있어 좋았다.”며 “최근에는 유명 홈쇼핑으로의 유통경로도 마련해주고 있어 판매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진 인지도가 없지만 인천지역 화장품 제품들은 뷰티 전문 관리샵을 통해 입소문이 나고 있었고 현재는 시장 개척 단계기 때문에 아직까지 일반 시민들이 쉽게 만나볼 수는 없다.
베누스 인천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를 런칭한 제품들. 현재는 시장 개척 단계기 때문에 아직까지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수출상담회를 찾았던 인도네시아 바이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중산층이 많기 때문에 품질이 아무리 좋더라도 일단 가격경쟁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인천의 화장품 회사들이 제시한 가격은 현지 시장에서도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바이어는 “싱가포르에서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화장품, 특히 유명 한류 연예인들이 CF모델로 활동하는 제품이 인기가 많다.”며 “수출상담회에서 업체들이 제공한 화장품 샘플로 시장 경쟁력을 평가중인데 샘플을 써본 사람들 대부분이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놨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경제통상진흥원에서는 크게 뷰티 제조업 지원, 뷰티 서비스업 지원, 뷰티도시 이미지 구축 등 3가지 테마를 2013년의 목표로 잡고 뷰티산업 진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기업 상표를 달고 그동안 조연 역할에만 머물러왔던 인천 지역 화장품 제조업체들이 앞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화려한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게 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정책기자 최주현(대학생) juhyeonchoi@nate.com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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