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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2-08-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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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2-08-1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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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 제67주년 광복절, 생존 애국지사들 다시 한 번 만세삼창

[전북]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제67주년 광복절을 맞은 지난 15일, 전북도청에서는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되새기는 광복절 노래가 힘차게 울려퍼졌다. 이 날 오전 10시 전북도청 대강당에서는 김완주 도지사와 생존 애국지사 및 광복회원, 기관단체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복절 경축식이 열렸다.

경축식은 식전공연인 전북도립국악원의 타악 퍼포먼스 ‘대지의 울림’을 시작으로 생존 애국지사의 동영상, 광복절 노래제창, 축하공연, 만세 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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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주년 광복절을 맞은 지난 15일, 전북도청에서는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되새기는 경축식과 함께 광복절 노래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광복절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이자,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날이다. 일본으로부터 식민 지배를 받아온 우리나라가 1945년 드디어 해방을 맞은 날이며,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49년 10월 1일 제정된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매년 8월 15일은 국경일로 제정됐다.

이 날 기념식에는 이런 의미를 되새기듯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건 애국지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광복군으로 활약한 전리호(90·전북 군산) 지사를 비롯해 전북 순창농업고등학교 재학시절 ‘화영회’를 조직해 징용 반대 운동을 벌인 이희동(86·전북 전주) 지사, 독서회를 조직해 민족정신을 고취시킨 안일(89·전북 진안)지사와 이석규(87·전북 익산)지사가 우리나라 역사 속의 한 획을 그은 주인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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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회를 조직해 민족정신을 고취시킨 안일(89·전북 진안)지사의 모습.

“그때는 순간순간이 목숨을 건 투쟁이었지요. 오늘날 대한민국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오늘 같은 국경일만이라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광복절이지만 애국지사 안일(89) 씨는 “매순간이 새롭다.”며 말문을 열었다. 반세기가 훌쩍 넘은 일이지만 안 지사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안 지사는 1944년 전주사범학교 강습과 재학 중 동교생 백진우, 한칠석 등과 비밀결사 조직인 ‘독서회’를 조직해 항일민족 의식을 고취시켰다. 1944년 10월, 3.1 독립선언서를 작성, 배포 계획을 세우고 태극기와 애국가를 인쇄하다가 이듬해 초 일본 헌병에게 발각돼 옥고를 치렀다. 수많은 고문 끝에 해방이 됐고, 1945년 8월 17일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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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기념식에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건 애국지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순간순간이 목숨을 건 투쟁이었다. 그때 겪은 고문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며 허공을 바라보며 회상했다. 이어 그는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 당시는 국민 모두가 힘든 상황이었다.”며 “ 제대로 먹지 못해 병치레에 시달리는 것보다도 우리나라에 살면서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고, 애국가를 부르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통이 더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두가 함께 했기 때문에 해방을 맞이할 수 있었다.”며 “광복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감소 안에서 기쁨의 만세를 부르며 서로 부둥켜안으며 펑펑 울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고문 후유증으로 총 8번의 대수술을 받아 거동조차 불편했지만, 매년 광복절과 국경일의 경축식에는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안 지사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겪은 ‘일제시대’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나오는 아주 먼 옛날의 동화 같은 이야기인 것 같다.”며 “지금의 우리나라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인 광복절, 등 4대 국경일만이라도 대한민국 선조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역사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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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오전 10시 전북도청 대강당에서는 김완주 도지사와 생존 애국지사 및 광복회원, 기관단체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복절 경축식이 열렸다.

광복절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주부 노순덕(45)씨는 “요즘 세대들이 광복절은 빨간 날, 혹은 쉬는 날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라 우리나라 해방을 위해 추모하는 날로 인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신정아(25)씨는 “광복절을 맞아 다시 한 번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하루였다.”며 “애국지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저희도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오늘날 우리가 목청껏 외쳐 부르는 ‘대한민국’이라는 네 글자는 애국선열들의 피와 눈물로 얻어진 것”이라며 “식민지 치하에서도 하나로 뭉쳐 광복의 날을 맞은 것처럼 ‘광복의 정신’을 계승해 더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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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만세!” 참석자 전원이 태극기를 흔들며 광복절 노래 제창과 만세삼창을 하는 한편, 연극과 무용 등으로 구성된 기획 뮤지컬 ‘부치지 못한 편지’도 펼쳐졌다.

“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만세!”

이어 참석자 전원이 태극기를 흔들며 광복절 노래 제창과 만세삼창을 하는 한편, 연극과 무용 등으로 구성된 기획 뮤지컬 ‘부치지 못한 편지’ 공연도 펼쳐졌다. 공연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당하며 강제 징병을 당한 남편과 아내의 사연을 담은 실화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남편을 그리워하는 내용이었다.

숱한 고문으로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 남편이 부인과 딸을 향해 부치지 못한 편지가 낭독되는 순간 장내는 덩벗이 숙연해졌다. 전쟁이 가져다 준 가족들의 슬픔을 고스란히 전달해준 배우들의 열연에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흐느끼는 소리도 들렸다.

한편, 경축식이 끝난 뒤 주요 참석자들은 전북지역 독립운동 추념 탑을 찾아 헌화 분향하고, 순국선열의 고귀한 뜻을 기렸다. 낮 12시에는 전주 풍남문 종각에서 김 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전주시장, 광복회 전북지부장 등 8명의 인사가 광복절 경축 타종식을 갖기도 했다.

기념식장에서 만난 안일 애국지사의 말처럼 모두가 광복절을 맞아 대한민국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우리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 70년이 가까운 세월 속에서도 나라사랑이 무엇인지 몸소 행동으로 보여준 애국지사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정책기자 박기태(대학생) sosrncnf28@naver.com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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