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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외치다…“친구야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2-10-19 16:43
  • |
  • 수정 2012-10-1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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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외치다…“친구야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북부지방산림청 학교폭력 예방 ‘숲으로 가자’ 교육 현장

가을빛이 완연한 10월의 어느 날 오전, 강원도 홍천 북방면에 위치한 강원대 학술림.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숲과 나무뿐인 이곳으로 10대 학생들이 찾아왔다. 강원대 에코포리스트가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나눔의 숲 특별교육 이수프로그램’ 참가 학생들이었다.

나눔의 숲 특별교육프로그램 참가 학생들이 자신이 만든 화분을 보여주고 있다.
나눔의 숲 특별교육프로그램 참가 학생들이 자신이 만든 화분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참가자는 남학생 열, 여학생 하나 등 모두 11명. 학교폭력이나 수업방해 등의 이유로 춘천소년원 내 대안학교인 신천정보통신학교에서 진행하는 5일짜리 학교폭력 특별교육을 받는 학생들이었다.

그래서일까! 처음 아이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자기소개 때도 말수가 적었다.

그렇게 어색한 자기소개가 끝나고 아이들은 ‘꼬마화단 만들기’를 위해 인근 숲으로 갔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강원대 에코포리스트 최효정 부장은 “마음에 드는 아무 나무나 꽃을 담아오라”며 작은 화분을 각자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러자 학생들은 숲 이곳저곳을 다니며, 하나 둘 식물들을 채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효정 부장 등 스태프가 나눠준 식물도감에서 자기들이 화분에 심은 식물들의 이름을 찾고 예쁜 이름표를 만들어주었다.

자신이 가져온 식물이 어떤 것이지 열심히 식물도감을 찾고 있는 나눔의 숲 참가 학생들.
자신이 가져온 식물이 어떤 것이지 열심히 식물도감을 찾고 있는 나눔의 숲 참가 학생들.

“지금 가을이니까, 가을 부분을 찾고, 꽃이 있으면 꽃 색깔을 살펴 보면 되요, 그리고 꽃이 없으면 나뭇잎을 잘 보고….”

최효정 부장의 설명을 들으며 아이들은 하나씩 자기 식물의 이름을 알아갔다. 그 과정에서 스태프에게 ‘어떻게 찾느냐’, ‘이건 뭐냐’고 묻고, 또 자기들끼리 ‘네 것 예쁘다, 별로다’ 등 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십자고사리를 캐온 김태형군(가명)은 “예쁘지 않아요?”라며 취재진에게 정성스레 이끼까지 덮은 화분을 들어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이들은 “별론데…”라며 킬킬거렸다. 이제야 10대 특유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신문지 올라가기 게임. 여러번 실패 끝에 드디어 미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신문지 올라가기 게임. 여러번 실패 끝에 드디어 미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서로 호흡을 맞추며 하나가 된 2인3각 게임.
서로 호흡을 맞추며 하나가 된 2인3각 게임.

점심시간 뒤 펼쳐진 숲속운동회에서 아이들의 활기가 더욱 차올랐다. 아이들은 신문지올라가기, 2인3각 달리기, 보자기로 공 튀기기 등의 게임을 하며 옆 친구와 하나가 됐다.

그렇게 1시간여 동안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고, 치고 받고, 뛰고 땀 흘리며 아이들은 완전한 제 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최효정 부장은 ‘나눔의 숲’ 프로그램같은 산림치유 교육이 학교폭력 예방에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가 학생들이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하는데, 숲에서 말문을 열기 시작해 돌아갈 때 쯤에는 물어보지 않아도 자신이 왜 오게 됐는지를 먼저 말해요. 학교폭력은 대화나 소통 등 관계형성이 안 되기 때문에 드러나는 행동이지요. 숲에서 잘 모르는 사람과의 소통도 배우고, 자신을 표현하는 법도 알게 돼 폭력 예방 효과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최 부장은 이어 “사실 하루는 너무 짧다. 맛보기에 불과하다. 일주일 정도 숲 교육을 받으면 아이들이 정말 많이 바뀔 것”이라며 현행 하루코스 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참가자들도 만족도가 높다. 체험 소감문을 보면 “다음에 좋은 일로 또 와보고 싶다”, “처음에는 오기 싫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숲에 흥미가 생겼다”는 등의 글이 대부분이다.

중3때의 동급생 구타 사실이 최근 밝혀지며 예방교육을 받게 됐다는 민준기(가명·고3)군은 “그동안 산에 오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간게 중3때였다”며 “오늘 재미있었다. 나중에 아빠 엄마와 함께 다시 오고 싶다”고 웃으며 교육 소감을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윤영균 북부지방산림청장은 “어려서부터 숲을 통해 가르치고 뛰놀게함으로써 생명사랑을 키우는 것은 교육백년지계의 첫 걸음”이라며 “학교폭력의 치유방법으로 아이들이 맑고 밝은 영혼을 되찾을 수 있게 저희 청이 주관하는 ‘숲으로 가자’ 운동에 국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산림청 산림교육 프로그램

산림청은 각 지방청별로 산림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대개의 경우 10월 중에 프로그램이 종료된다. 다음은 지방청별 프로그램 세부 내용.

기관별

일자별

교육대상

장소

(소재지)

1일

참가

인원

유형별

프로그램 내용

및 연락처

16개소

1,173

북부청

7개소

194

이원미(033-738-6251)

(예선)

9.17-10.5.

(본선)

10.13.

서울.인천.

경기,강원

초등생

4-5학년

서울 홍릉숲

국립산림과학원

(서울.동대구.청량.)

120

1일

-제9회 어린이 숲 올림픽

(내가 나무박사, 나도 어린이 숲해설가 등)

*본선 진출 120명 어린이 숲해설가 임명

매주 수요일

9.12,

9.19

9.26.

10.10

학교폭력

가해 학생

강원대 학술림

환경교육센터

(강원.홍천.북방.)

15

1일

-주말 산림학교 학교폭력 예방 특별교육

(원예치료, 생태놀이 등)

매주 토요일

9.22

10.13

10.20

10.27

일반학생

(초등학생)

강원대 학술림

환경교육센터

(강원.홍천.북방.)

34

1일

-주말 산림학교 운영

(원예치료, 생태놀이 등)

9.19.

10.10

10.31

서울 용원

초등학교

수락산,

용원초 학교숲

(서울.노원.공릉),

북서울꿈의 숲

15

1일

-어린이 숲교실 운영

(방과 후 숲교실)

10월중

학교폭력

가해 학생

청태산 치유의 숲

(강원.횡성.둔내)

10

1일

-학교폭력가해자 특별교육

*북부산림청 학교폭력

특별교육 이수기관 지정

(2012.6. 강원도교육청)

동부청

3개소

80

김선화(033-640-8641)

9. 22.

유아와 아버지

대관령 숲유치원

(강원.강릉.서산)

15

1일

-아빠와 함께하는 ‘숲에서의 오감체험’

10월/11월

둘째, 셋째

토요일

초등학생

교동생태공원

(강원.강릉.교동)

40

1일

-어린이 숲 지킴이 도토리

10. 4.

중학생

강릉 경포중

(강원.강릉.노암)

25

1일

-청소년 산림봉사단

남부청

2개소

180

정철진(054-850-7771)

9.18∼19

영동중학교

경북환경연수원

(경북.구미.금오산로)

45

1박2일

-학교폭력 예방

9.19∼20

경북권역

학생들

운문산자연휴양림

(경북.청도.운문)

100

1박2일

-학교폭력 예방

9.27∼28

예천중학교

경북환경연수원

(경북.구미.금오산로)

35

1박2일

-학교폭력 예방

중부청

2개소

50

이승란(041-850-4042)

9.18

10.2

10.16

10.30

초등학생

대전진잠초등학교

(대전.유성.원내)

20

1일

-숲학교

(학교폭력 및 인터넷 중독 예방)

9.13

10.4

10.25

중학생

대성여자중학교

(대전. 동구.가양)

30

1일

-숲학교

(학교폭력 및 인터넷 중독 예방)

서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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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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