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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나무 심는 날 ‘바다식목일’이 있다는데…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3-05-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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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3-05-2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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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나무 심는 날 ‘바다식목일’이 있다는데…

- 바다 사막화 막고자 5월 10일 국가기념일로 지정…2030년까지 35.000ha 조성

[전국] 바다에도 나무 심는 ‘바다식목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로 정하고, 국가기념일로 새로 지정했다. 바다식목일은 바다가 사막화되는 갯녹음을 방지하고 바다에 감태, 곰피, 미역 등 유용 해조류를 인공적으로 이식 또는 부착해 인위적으로 바다숲을 조성하는 바다 녹화사업을 하는 날이다.

매년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로 지정한 것은 바닷속 생태계의 중요성과 황폐화돼 가는 바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범국민적 관심 속에 바다숲을 조성하고 가꾸자는 취지다. 이는 과거 벌거숭이 민둥산에 산림을 조성하던 식목일처럼 수심 20미터 이내의 연안에 해조류가 번성할 수 있도록 바다숲을 조성하는 일이다.

바다숲은 육지의 숲처럼 바다 속에 서식하는 다양한 해조류로 이뤄진 숲을 말한다. 바다숲은 해양생태계의 기초생산자로서 각종 초식 수산동물의 먹이를 제공하고 수산생물의 산란장 역할도 한다. 또 해양환경 정화 기능과 광합성 작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도 수행한다.
 
갯녹음이 심각한 모습
갯녹음이 심각한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백화현상이 뚜렸하다, 성게등이 해조류를 완전히 먹어치운 결과이다.
백화 현상이 뚜렷하다. 성게 등 조식동물이 해조류를 완전히 먹어치운 결과이다.(사진=해양수산부)

최근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주변 수역의 수온이 많이 상승해 아열대 수역으로 변하면서 해양생태계가 변하고, 해조류를 먹는 성게와 불가사리 등 조식동물이 번성하면서 갯녹음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바다숲을 이루고 있는 해조류가 사라져 해저의 암반지대가 백색으로 변하는 갯녹음, 일명 ‘백화현상’도 심각하다. 바다식목일을 지정하게 된 배경이다.

2010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갯녹음 발생면적은 전국 연안 암반 지역의 26.6%인 14.317ha(동해7,631, 서해158, 남해753, 제주5,775)이다. 갯녹음이 발생하는 수역은 제주도 일부 해역과 남해안 일부, 그리고 동해안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현재 우리나라 갯녹음 규모를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 진단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점차 그 발생 면적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해양오염 증가, 수온 상승, 전복 등 조식동물의 섭식, 해조류의 과도한 채취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갯녹음을 치유하는 것은 결국 바다숲의 기능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바다숲이 복원된 모습
바다숲이 복원된 모습 (사진=해양수산부)
조성된 바다숲에 물고기들이 몰려들고 있다.
조성된 바다숲에 물고기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갯녹음 발생 해역의 해양생태계 복원을 위한 바다숲 조성 사업을 추진해왔다. 또 2009년부터 2030년까지 35.000ha의 바다숲을 조성하기 위해 사업비 3,11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바다식목일인 지난 5월 10일, 해양수산부는 제주도 서귀포시 운진항에서 ‘제1회 바다식목일’ 기념 행사를 가졌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구온난화로 바다가 황폐화되고 그 심각성이 날로 커짐에 따라 바다식목일 지정의 의미가 매우 크다”며 “이를 계기로 전 국민들이 푸른 바다숲 가꾸기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해양수산부 자원관리과 주두만 사무관은 “제주도는 갯녹음 현상이 국내 처음으로 발생한 곳으로 그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제주에서 바다식목일 행사를 갖게 됐다.”며 기념 행사 개최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0일 제주도 운진항에서 개최된 바다식목일 기념행사에서 윤진숙 해수부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 제주도 운진항에서 개최된 바다식목일 기념 행사에서 윤진숙 해수부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바다식목일 기념행사에서 바다식목일을 선포하고 있다.
바다식목일 기념 행사에서 바다식목일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전문가들은 바다식목일을 반기면서도 지정의 의미를 잘 살리려면 바다숲 조성 못지않게 바다숲에 대한 의식과 행동 변화도 함께 수반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강릉원주대 김형근 교수(해양자원육성학과 해양식물 전공)는 “일본은 매년 바다숲 조성 행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도 MPA(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해 어획을 금지하고 바다를 보호하는 활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며 우리의 바다식목일 지정을 환영하면서 “숲 조성에 앞서 바다 사랑에 대한 넓은 공감대 조성이 우선 필요하며 이런 자세가 장기적으로 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다숲은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고 묘목을 심는 것이어서 나무를 땅에 심는 것보다 염려되는 것이 많다. 그 한계를 보완하려면 바다 환경에 대한 의식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바다식목일 기념행사에서 참석인사들이 기념비를 제막하고 있다.
바다식목일 기념행사에서 참석인사들이 기념비를 제막하고 있다.(사진=해양수산부)
윤진숙 해수부 장관 등 바다식목일 기념행사에서 종묘를 방류하고 있다.
윤진숙 해수부 장관 등 행사 참석자들이 바다숲 가꾸기 행사의 일환으로 종묘를 방류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김정하 성균관대 교수(생명과학과 해양생태학 전공)는 “우리나라 갯녹음 백화현상은 매우 심각한 상태”라며 “땅 위에 조성하는 식목이 70~80% 효과를 거둔다면, 바다숲 조성은 30~40%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한계가 많지만 갯녹음을 치유하는 노력과 그 방법에 대한 논의는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바다식목일 지정의 의미는 바다숲에 대한 관심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중일은 서양과 달리 해조류 등을 많이 채취한다. 따라서 바다숲 조성 노력과 함께 바다숲을 채취하되 그 시기를 조절하는 등 종묘를 보존하려는 인식의 변화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다숲 조성은 갯녹음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 보통 수심 10미터 이내 해역에서 인위적으로 해조류를 이식해 수산생물의 산란과 서식장을 제공해 수산자원을 조성하는 형식으로 추진된다. 다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바다식목일 지정의 의미는 인위적인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바다를 근원적으로 사랑하는 의식의 변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바다식목일 지정을 계기로 바다숲 가꾸기와 더불어 바다를 아끼고 보호하는 의식도 좀더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책기자 이혁진(직장인) rhjeen0112@empas.com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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