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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뚫고 ‘해양 실크로드’ 연다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3-08-09 12:19
  • |
  • 수정 2013-08-09 12: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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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뚫고 ‘해양 실크로드’ 연다

[북극항로 개척] ① 물류혁명·경제도약 기회  

 

정부가 최근 북극항로 시범 운항 등을 포함한 ‘북극 종합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새로운 항로 개발에 따른 경제적 가치가 풍부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북극 항로가 상용화 될 경우 물류비 절감 등 경제적 효과와 영향 등을 알아본다.(편집자주)

아라온호가 해빙연구 및 해양생물 연구 사업을 위해 북극해 인근에 정박 중이다.(사진=한국해양수산개발원)
아라온호가 해빙연구 및 해양생물 연구 사업을 위해 북극해 인근에 정박 중이다.(사진=한국해양수산개발원)

육지에 도로가 있는 것처럼 바다에도 배가 다니는 길이 있다. 바다는 수면 아래에 크고 작은 바위를 숨겨두기도 하고 변화무쌍한 물결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서는 반드시 미리 정해준 바닷길인 항로가 필요하다.

이 가운데 북극항로는 캐나다 북부 해안을 따라 대서양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북서항로와 러시아 서쪽의 무르만스크에서 동쪽의 베링 해협을 연결하는 북동항로로 나뉜다. 북동항로가 우리나라가 이용할 수 있는 북극항로(Nothern Sea Route)이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 녹아…운항일수 10일에 8000km 단축

드넓은 평야처럼 펼쳐진 북극해의 해빙 모습.(사진=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드넓은 평야처럼 펼쳐진 북극해의 해빙 모습.(사진=한국해양수산개발원)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가 줄어들면서 북극해를 가로지르는 북극항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북극해를 운항하는 선박도 늘고 있다. 1906년에서 2006년까지 100년동안 북극해를 운항한 선박은 69척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6척이 운항했다.

점차 시간이 흘러 더 많은 얼음이 녹게되면 더 많은 선박들은 북극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를 직시하고 많은 국가들과 기업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북극해 항로나 북극해 자원 이용에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한·중·일 3국은 그 중심에 서 있다. 이들 국가에서 유럽으로 가는 배들은 굳이 동남아시아를 경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동북아시아~인도양~수에즈 운하~지중해~대서양~유럽으로 가는 전통 항로가 아닌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8000㎞의 단축 효과로 운항시간도 24일에서 14일로 줄어든다. 비용의 경우 항해조건, 유가, 선박용선료, 보험료, 통행료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항해를 위한 최상의 조건이 된다면 10~20%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내다봤다.

북극항로는 현재 약 4개월가량 경제적 운항이 가능하나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2020년에는 6개월, 2030년에는 연중 일반 항해가 가능할 전망이다.

해양 항만 판로 변화 예상

북극해 북극항로 현황.(그래픽=저작권자 (c) 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북극해 북극항로 현황.(그래픽=저작권자 (c) 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무엇보다 북극항로가 구축되면 기존 항로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10대 컨테이너 항만 중 9개가 아시아에 있다. 그 중에서도 중국 상해항, 싱가포르항 심천항, 홍콩항, 부산항은 상위 5개 대형항만에 속한다.

북극항로가 개발되면 항로를 따라 이동하는 선박들은 주변 항만에 들러 화물을 싣고 내리는 작업을 반복하기 때문에 싱가포르항, 홍콩항의 순위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부산항을 비롯한 동해안 항만, 북한 항만, 극동러시아 항만, 일본 서부에 위치한 항만들은 취급 화물이 늘어 성장할 수 있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제물류연구실장은 “북극항로는 시간과 비용측면에서 큰 절감효과를 가져다주고 유럽과 아시아의 무역을 촉진시키는 물류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며 “우리와 같은 수출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가일 경우 이러한 환경변화가 큰 경제도약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상용화 검증…북극 과학연구활동 강화

극지연구소 연구원들이 북극해 해빙 위에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사진=한국해양수산개발원)
극지연구소 연구원들이 북극해 해빙 위에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사진=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정부도 북극항로 개척에 대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북극 종합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단순히 북극의 얼음이 녹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북극항로 상용화에 대비해 운항 경험을 쌓아 경제성을 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달 말 국적 선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북극해 운항 전문선사인 스웨덴 스테나 해운의 내빙(耐氷) 유조선을 빌려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에서 한국으로 원유를 수송할 계획이다.

또 북극 과학연구활동 강화를 위해 현재 약 230㎡에 불과한 북극 다산기지의 규모를 확대하고 아라온호에 이은 제2 쇄빙선 건조를 검토하기로 했다.

북극항로는 북극해와 시베리아에 존재하는 많은 광물자원, 수산자원, 삼림자원등을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 안정적으로 빠르게 공급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물류, 항만, 해운산업의 성장만이 아니라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서도 활기를 띄게 될 것이다. 북극항로가 단순한 자원통로, 물류통로가 아닌 1인당 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 지름길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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