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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지 못할 벽도 쉬운 상대도 없다…공은 둥글다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3-12-18 13:39
  • |
  • 수정 2013-12-1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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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지 못할 벽도 쉬운 상대도 없다…공은 둥글다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전력분석

16강 커트라인은 최소 1승 2무…러시아·알제리·벨기에 모두 약점 있어

 
유럽 축구의 젊은 강자 벨기에와 ‘시베리안 특급’ 러시아, 그리고 아프리카 돌풍의 주역 알제리까지. 절대로 넘지 못할 벽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쉬운 상대도 보이지 않는다. 홍명보(44)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도전은 실력이 엇비슷한 네 팀 간 경쟁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축구팬들의 희망사항처럼 홍명보호는 H조에서 최소 1승2무 이상의 성적을 거둬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까. 조별리그 상대국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이 이 물음에 대해 진지하고도 냉철한 답변을 내놓았다.

알제리, 정말 1승 제물인가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에 소속된 국가대표축구팀 감독들. 벨기에 마크 빌모츠, 알제리 바히드 할리호지치, 대한민국 홍명보, 러시아 파비오 카펠로 감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에 소속된 국가대표축구팀 감독들. 벨기에 마크 빌모츠, 알제리 바히드 할리호지치, 대한민국 홍명보, 러시아 파비오 카펠로 감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홍명보호의 16강 진출 여부를 결정할 최대 분수령은 내년 6월 23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남부 해안도시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열리는 알제리와의 H조 2차전이다. 조별리그 경쟁자들 중 상대적 약체로 여겨지는 팀인 만큼, 반드시 이겨 승점 3점을 벌어야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다.

알제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6위로 한국(54위)보다 서른 계단 가까이 높지만 본선 진출 횟수는 브라질월드컵을 포함해 네 차례에 불과하다. 8회 연속 본선행, 2002 한·일월드컵 4강과 2010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 등 꾸준한 성적을 낸 한국에 비해 경험과 자신감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알제리가 ‘손쉬운 1승 상대’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한준희(43) KBS해설위원은 “알제리 또한 한국을 1승 제물로 생각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면서 “개인 능력이 뛰어나고 발재간이 좋은 공격수들이 살아날 경우 우리 수비진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측면과 중앙을 모두 커버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소피앙 페굴리(24·발렌시아), 186센티미터 장신이면서도 발빠른 원톱 이슬람 슬리마니(25·스포르팅리스본) 등을 조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장지현(40) SBS ESPN 해설위원은 “대표팀 멤버 중 대부분이 프랑스에서 축구를 시작한 선수들로,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유럽 축구의 기술을 겸비했다”면서도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수비 조직력이 허술하다.

주장이자 중앙수비수인 마지드 부게라(31·레퀴야)도 종종 흥분해 경솔한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2선 침투에 능한 이청용(25·볼턴)이나 손흥민(21·레버쿠젠)이 적극적으로 흔들면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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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18일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아레나에서 열리는 러시아와의 H조 1차전은 홍명보호의 16강행을 결정할 첫 번째 시험무대다.

맞대결을 무승부 이상의 성적으로 마무리하면 이후 일정에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역시나 FIFA랭킹 22위의 강호를 상대로 승점 3점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명문 제니트에서 4년간 뛴 김동진(31·항저우)은 다혈질이고 거친 러시아 선수들의 특성을 역이용하라는 주문을 내놓았다.

김동진은 “러시아 선수들은 애국심이 투철하고 플레이 스타일이 거칠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면이 있다”면서도 “경기중 신경전을 펼친 상대 선수에게 심판 몰래 거친 태클을 하거나 팔꿈치로 가격하는 등 쉽게 흥분하는 특징이 있는 만큼 이를 역이용해 파울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2008년부터 2년간 러시아 중소클럽 사마라에서 뛴 오범석(29·경찰축구단)은 “러시아 선수들은 체격조건이 뛰어나지만, 민첩성과 체력은 부족한 편”이라 진단하면서 “많이 뛰고 빠른 한국 축구의 강점을 극대화하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세계적인 명장 파비오 카펠로(67) 감독의 지휘 아래 수비를 탄탄히 하며 선굵은 축구를 구사하는 러시아의 핵심 플레이어는 득점력과 패싱력, 킥력을 두루 갖춘 ‘멀티맨’ 로만 시로코프(32·제니트)다. 김동진은 “옛 동료 시로코프는 ‘러시아의 구자철’이라 설명할 수 있다”며 “강하게 압박해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처방전을 제시했다.

한편 조별리그 3차전(6월26일 상파울루) 상대인 ‘원조 붉은악마’ 벨기에에 대해 ‘2002 한·일월드컵의 영웅’ 설기현(34·인천)은 “강하면서도 약점이 많은 팀”이라 진단했다. “벨기에 대표팀이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세계축구 판도를 뒤흔들 만한 전력을 구축한 건 사실”이라고 운을 뗀 설기현은 “하지만 FIFA랭킹 11위이자 브라질월드컵 톱시드 배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허점이 많다. 특히나 ‘국제대회 경험 부족’이라는 또렷한 약점이 도드라진다”고 말했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벨기에 1부리그 클럽 안트워프와 안더레흐트에서 활약한 바 있는 설기현은 “벨기에 축구는 자유분방함과 다양성을 중시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지나쳐 선수들이 팀보다 자신을 우선시하는 경향도 종종 발견된다. 한국 축구 특유의 조직력과 팀워크가 살아나면 충분히 해 볼 만한 상대”라고 귀띔했다.

기후환경과 일정 모두 ‘만점’

벨기에 프로리그가 몸담고 있는 선수들에게 빅리그 진출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무대이다 보니 살아남기 위해 이기적인 경쟁 풍토가 뿌리를 내렸다는 게 설기현의 분석이다. 벨기에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로 맞붙는 일정도 우리에게는 긍정적이다. 벨기에가 앞서 치를 두 경기에서 미리 16강행을 확정지을 경우 한국전에 느슨한 태도로 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대회 기간 중 브라질 서남부 관광도시 이과수에 베이스캠프를 차린다. 개막 일주일 전쯤부터 머물며 현지 적응을 마친 뒤 본선 도전을 시작한다.

대회 기간 중에는 경기 전날 개최도시로 건너갔다가 경기가 끝나면 이과수로 돌아가는 방식을 활용한다. H조 조별리그를 치를 세 도시(쿠이아바·포르투 알레그리·상파울루)는 시차가 없는데다 이과수와의 거리도 멀지 않아 이동에 따른 체력 소모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과수를 기준으로 러시아와의 1차전 장소인 쿠이아바가 1,100킬로미터로 가장 멀고, 각각 남부와 남동부에 위치한 해안도시 포르투 알레그리(590킬로미터)와 상파울루(830킬로미터)는 상대적으로 가깝다.

6월 평균 기온이 섭씨 30도에 이르는 데다 습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진 쿠이아바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역발상에 따른 기대감을 표시했다. “고온다습한 기후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운을 뗀 그는 “한국 선수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저력을 발휘하는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다. 포르투 알레그리와 상파울루는 서늘한 해양성 기후라 경기를 치르기에 쾌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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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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