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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5% “매장보다 화장”…5년만에 12%p 증가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3-12-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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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3-12-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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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5% “매장보다 화장”…5년만에 12%p 증가

‘타인에 대한 배려’는 사회통합 핵심가치로 떠올라

[찾았다! 한국인의 생각] 사회적 가치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사과의 날’인 지난해 10월 24일 서울 광남중학교 2학년 12반 학생들이 서로 사과하고 화해하자는 의미로 사과를 주고받고 있다. ‘2013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타인에 대한 배려’가 청소년들이 갖춰야 할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꼽혔다.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사과의 날’인 지난해 10월 24일 서울 광남중학교 2학년 12반 학생들이 서로 사과하고 화해하자는 의미로 사과를 주고받고 있다. ‘2013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타인에 대한 배려’가 청소년들이 갖춰야 할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꼽혔다.
 
박정숙(55·가명)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장(火葬)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박 씨는 “조상을 잘 모셔야 자손이 잘된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그래서 왠지 부모님의 유해를 화장하는 것이 꺼림칙하게 느껴졌다”며 “부모님에게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매장(埋葬)을 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박 씨는 가족회의를 한 결과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게 되면 화장을 하기로 결정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잘 모시는 게 정말로 효도하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또 아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땅도 좁은데 굳이 매장을 고집할 필요는 없겠더라고요. 그리고 오히려 서울에서 가까운 납골당에 부모님을 모시면 더 자주 찾아뵐 수 있잖아요. 그래서 생각을 바꿨어요.”

박 씨처럼 화장에 대한 수용 등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가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3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나는 매장보다는 화장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75.0퍼센트에 달했다. 이는 2008년 조사 결과보다 12.0퍼센트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안락사는 허용되어야 한다’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이 68.0퍼센트였다.

문화체육관광부 김대균 정책여론과장은 “우리 국민들은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등장하게 된 새로운 가치를 적극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신지영(28·가명) 씨는 지난해 가을 경기 부천에서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신 씨는 이사 온 후 약 3개월 동안 층간소음으로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윗집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뛰어놀고 쿵쿵거리는 소리로 인해 도무지 잠을 잘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것도 괴로웠지만 이웃과 얼굴을 붉히게 될까봐 더 걱정이 됐습니다. 하루는 직접 찾아가서 아파트 이야기를 화제로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저도 곧 아이가 태어나니까 층간소음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면서요. 그랬더니 아이들을 조심시키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이웃을 어떻게 배려할지 고민하는 게 문제 해결 방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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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 경제발전 > 기회균등·공정성 > 존중

신 씨 이야기처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가치로 등장하고 있다. 의식·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 필요한 가치의 중요도를 10점 척도(전혀 중요하지 않다 1점, 매우 중요하다 10점)로 질문한 결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평균 8.7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경제 발전(8.6점), 기회균등 및 공정성의 확보(8.5점), 윗사람에 대한 존중(8.5점), 사회집단 간 소통(8.5점) 등의 순이었다.

김 과장은 “다양한 형태의 갈등과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가치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존중’ ‘공동체를 위한 의무와 책임’ 등 9가지 가치 모두가 8.0점 이상의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이런 점에서 향후 사회통합 등을 국가의 기본 가치로 설정해 추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요즘 청소년들에게도 필요한 가치라는 게 확인됐다. 국민들이 자녀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은 것은 ‘책임감’(29.0퍼센트)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그 뒤로는 ‘근면·성실’(20.9퍼센트) ‘타인에 대한 배려’(16.8퍼센트) ‘자립심’(13.8퍼센트) 등의 순이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가장 부족한 덕목으로는 ‘타인에 대한 배려’(55.4퍼센트)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책임감’(17.0퍼센트) ‘자립심’(11.7퍼센트) ‘근면·성실’(7.6퍼센트) 등의 순이었다. 경남 진주 대영초등학교 이미정 교사는 “요새는 교실에서 아이들끼리 싸우다가도 대화로 해결하지 않고 바로 경찰서에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며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 요즘 청소년들에게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응답은 모든 세대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관으로 정착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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