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2010년을 결산하는 ‘제5차 GTX 포럼’이 열렸다. 이날 김 지사는 GTX사업 등 우리 사회 전반의 정책 추진력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 G뉴스플러스 황진환

2010년을 결산하는 ‘제5차 GTX포럼’이 9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렸다.

GTX사업 추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국토부와 수도권 3개 시·도간 공조체계를 구축, GTX 추진을 앞당기기 위해 지난 8월 18일 발족한 이래 다섯 번째로 열린 포럼이다.

김문수 도지사는 이날 인사말에서 “철도, 맨 날 얘기만 하고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좋으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나가고 있다. 북한은 쉽게 무너지지도 않을 것 같고 통일도 쉽게 될 것 같지 않다. 연말을 보내면서 몹시 우울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덧붙여 “우리의 이웃(중국, 북한 등)이 어떤 이웃들인지 지금 우리가 흘려보내는 시간이 어떤 시간인지 인식하고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우린 맨 날 주무르고만 있다. 민선 4기, 4년 동안 준비하고 4년(민선 5기)의 시간을 벌어놨지만 과연 언제 첫 삽을 뜰 수 있을지…. 우리나라 지성인들이 야성도 함께 가져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야 하는 때”라며 깊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기도는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4월 수도권교통혁명선포식에서 GTX사업을 처음 소개한 이후 온라인주민설명회, GTX건설을 주요의제로 한 수도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 출범, GTX포럼 발족 등 사업추진을 성사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 ‘일본 츠크바 익스프레스 건설과 지역개발’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는 일본운수정책연구소 김태규 위원. © G뉴스플러스 황진환

2010년을 마무리하는 이날 5차 포럼에서는 일본운수정책연구소 김태규 위원이 ‘일본 츠크바 익스프레스 건설과 지역개발’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김 위원은 “츠크바 익스프레스는 츠크바 연구학원도시의 건설계획과 동경까지 교통수단 정비, 주택부족 해소 등을 위해 건설됐다”고 말하고 “동경권 지역에서 철도 분담율이 높은 이유는 △고밀도 철도 네트워크 정비 △철도 중심의 고밀도 도시개발 △민간철도회사의 중심적 역할 △철도 중심의 뉴타운 건설 △광역철도와 지하철의 상호 직통 운전 △다양한 도시철도 건설 △대중교통 통근비용의 전액실비 지원 등에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츠크바 개발축의 지구별 주택지 지가가 버블 붕괴의 여파로 전국적으로 땅값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선지구는 상승 기조를 보였다”면서 “중앙정부와 관련 지자체, 민간의 협력과 합리적인 역할분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시대 도시교통정책 과제인 ‘매력적인 대중교통시스템의 구축’을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합리적 책임분담과 비용분담 관계가 설정돼야 하고 승객의 만족을 위해 우수한 교통기업의 선별, 육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강승필 서울대 교수가 “GTX 사업의 과제로 건설주체에 대한 보다 세심한 고려”를 제시했고, 강경우 한양대 교수는 “수도권 교통문제는 GTX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의 교통시스템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연구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에서도 전례가 없는 초고속 철도가 수도권에 들어서는 것이니만큼 기존 노선과의 중복성, 재원조달 방안, 서울시와의 공조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상희 대한변리사회 회장과 박창호 서울대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교통, 철도, 도시, 경제, 복지, 관광 분야 등의 전문가, 기업대표, 언론인 및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는 GTX 포럼은 내년에는 보다 세분화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김대호 GTX포럼 운영간사는 “GTX사업이 정부 정책에 반영돼 확정 발표가 나면 추후에는 세부 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획, 경제·재정, 정책, 기술 등 분과위원회를 신설하고 역세권 및 복합환승센터 개발, 재원확보 및 분담방안, 연장선 등 보다 세분화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GTX 사업, 어디까지 왔나
◇ GTX 사업 추진은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언제, 어떻게, 어디에서, 누가 첫 삽을 뜨느냐이다. © G뉴스플러스 이광조

GTX는 지하로 40m 이상 파고 들어간 공간에서 최고시속 200㎞, 표정속도(정류장 정차속도를 포함한 평균속도) 100㎞로 달릴 수 있는 꿈의 철도다. 도로교통보다는 2~3배, 기존 철도보다는 2배 이상이나 빠른 속도로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안에 주파할 수 있어 수도권을 1시간대 생활권으로 묶을 수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4월,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이러한 GTX사업을 정부에 최초로 제안했고 GTX 타당성 검증용역을 실시한 국토해양부는 지난 9월 1일 마침내 경기도가 제안한 GTX 사업 추진을 확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래 녹색국토 실현을 위한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 보고회의’에서 GTX를 지자체의 주도적 참여를 통해 지역실정에 맞게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GTX 사업 추진 공식발표 1년 6개월만이다.

지난 11월 5일에는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수립 연구’ 공청회에서 신규광역철도사업으로 ‘GTX 3개 노선’사업을 적시한 연구안을 발표했고 이달에는 교통분야의 국토계획법이라 할 수 있는 교통부문 최상위 계획인 ‘국가기간교통망계획 제2차 수정계획안’에도 GTX 사업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남은 과제는 GTX 사업 추진의 방법론과 추진력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