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볼라벤’은 빠져나갔지만
무등산 장불재 초속 59.5m…제주산간 최고 740㎜ 기록적 폭우
‘볼라벤’에 밀린 ‘덴빈’ 뒤늦게 북상중…긴장 늦추지 말아야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제주도와 서해안 지방에 기록적인 강풍을 몰아치고 북한으로 빠져 나갔다.
기상청에 따르면 볼라벤은 28일 오후 4시 현재 북한 황해도 강령군 장수리 해안에 상륙해 시속 37㎞로 북진하고 있다.
현재 중심기압 965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초속 38m, 강풍반경 400㎞로 세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강한 중형’ 태풍이다.
28일 오후 청주시 신봉동의 한 골프연습장 골조물이 태풍 볼라벤의 강한 바람에 쓰러져 있다.(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
태풍의 중심은 우리나라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이 여전히 초속 15m의 강풍이 부는 직접 영향권에 들어있다.
볼라벤은 서해안과 나란히 이동하면서 곳곳에서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관측된 지역별 순간 최대풍속을 보면 무등산 장불재(912m)에서 최대 순간 풍속이 59.5m를 기록, 전국에서 가장 강한 바람을 기록했다.
이는 태풍 2003년 태풍 ‘매미(MAEMI)’, 2000년 ‘프라피룬(PRAPIROON)’, 2002년 ‘루사(RUSA)’, 2007년 ‘나리(NARI)’ 다음으로 센 것이다.
28일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제주도를 강타한 가운데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에 난파된 중국 어선이 두동강 난 모습이 태풍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
볼라벤은 제주와 지리산 산간에 기록적인 폭우를 뿌렸다.
제주 윗세오름에는 740.5㎜의 폭우가 내렸다. 어리목 573.0㎜, 진달래밭 526.0㎜ 등 제주 산간의 강수량이 500㎜를 돌파했고 제주 평지도 305.9㎜를 기록했다.
강풍에 따른 인명 및 재산피해도 속출했다.
해안 지방의 양식장과 과수원, 농경지 등이 강풍으로 심한 타격을 입었고, 건축물도 큰 피해를 봤다.
주요 하늘길과 뱃길운항이 끊기고 철로 등 주요 교통로가 마비됐다.
태풍 볼라벤이 북상하는 가운데 28일 오전 전남 목포시의 한 도로에 조립건물이 강풍에 날려 도로위에 떨어져 있다.(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8명이 사망하고, 이재민은 30가구 72명이 발생했다.
또 전국에서 약 33만가구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으며, 전남과 제주에서 주택 16채가 파손되고 5채가 침수됐다.
이날 오전 2시 40분께는 제주 서귀포시 화순항 인근 해상에서 중국 어선 2척이 전복됐으며 선원 33명 중 5명 시신을 인양했다. 18명은 생존이 확인됐지만 10명은 실종 상태다.
또 볼라벤이 북한으로 빠져나갔지만 앞서 발생한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이 뒤늦게 북상해 제주도와 서해안 지역 등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볼라벤이 북쪽으로 물러나자 덴빈이 본격 북상하면서 볼라벤의 빈자리를 찾아 들어가고 있다“며 “ 덴빈은 볼라벤과 같은 경로를 밟을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의 : 기상청 예보국 예보분석관 02-2181-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