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대사물질의 보고’로 알려진 지의류 곰팡이의 유전체(게놈)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완전히 해독돼 대량생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순천대학교 한국지의류연구센터(허재선 교수팀)와 함께 설악산에 자생하는 산호잔꽃지의(Cladonia metacorallifera)를 포함, 작고붉은열매지의(Cladonia macilenta), 방울주황단추지의(Caloplaca flavorubescens) 등 3종 지의류에서 분리한 곰팡이 게놈을 완전 해독했다고 13일 밝혔다.  

설악산에 자생하는 산호잔꽃지의 지의체.

예로부터 천연염료·식용·약용·화장품 재료 등으로 사용했으며 특이한 대사물질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1500여개 이상으로 알려진 지의류 물질은 생리활성이나 화학구조 규명 등의 연구는 상당히 진행됐으나 자연 상태에서 생장이 매우 느리고 생물량이 적어 산업적 활용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유전자원센터와 순천대학교 연구센터는 지의류에서 분리한 곰팡이를 단독 배양해 공생체에서 나오는 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공배양 조건을 찾아냈으며 게놈서열을 완전히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결과를 미국 미생물학회에서 발간하는 ‘게놈 어나운스먼트(Genome Announcements)’ 2013년 8월호, 9월호, 2014년 2월호 등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사슴지의속(Cladonia)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지의류로 항암, 항산화 및 항생물질을 만든다.

또 산호잔꽃지의에서 분리한 지의류 곰팡이는 과당(Fructose)이 든 배지에서 붉은색 색소와 함께 항암 및 항균 작용이 있는 지의류 물질인 크리스타자린을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산호잔꽃지의 게놈서열에는 폴리케타이드 생합성 유전자가 약 30여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의류의 물질 생합성 관련 유전자를 단시간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오경희 국립생물자원관 유전자원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생리활성 규명이나 물질 탐색 수준에 머물던 지의류 대사물질의 생합성 메커니즘을 유전체 수준에서 규명하는 기반을 확립했다”며 “앞으로 지의류가 생물다양성 증진에 미치는 역할을 유전체 차원에서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의: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 032-590-7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