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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의 로망’ 농촌체험 100억원 매출
입력 : 2014-10-3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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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의 로망’ 농촌체험 100억원 매출

[창조경제의 꽃, 지역별 특성화 사업] 경기 양평 농촌체험
순수익은 매출의 20~25퍼센트…“농촌체험 성공 열쇠는 주민 참여”
 
양평에서는 매년 11월 김장체험축제를 연다. 지난해 진행된 김장체험축제에 참여한 학생들이<사진 위 /> 직접 담근 김치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평에서는 매년 11월 김장체험축제를 연다. 지난해 진행된 김장체험축제에 참여한 학생들이<사진 위> 직접 담근 김치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평농촌나드리)
가을비가 거세게 내린 지난 10월 20일 300명의 어르신들이 경기 양평군 모꼬지마을을 찾았다. 이들이 비를 뚫고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다름 아닌 농촌체험을 하기 위해서다. 어르신들은 조를 나눠 떡방아 찧기와 나물부침개 부치기, 고구마 캐기 체험을 했다. 비옷을 입고 고구마를 캐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서 온 이정희(75) 할머니는 “비가 오지만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라 체험이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할머니처럼 농촌체험을 하기 위해 양평군을 찾는이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양평군청에 따르면 2009년 27만4,410명이었던 농촌관광객은 3년 만인 2012년 50만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60만4,250명이 양평군을 찾았다. 한 달에 평균 5만354명이 농촌체험을 하러 온 셈이다.
양평군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지역주민들의 살림살이 역시 나아지고 있다. 양평군은 지난해 농촌체험사업을 통해 약 105억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순수익은 매출의 20~25퍼센트 수준이라는 게 양평군청의 설명이다. 순수익은 모두 지역주민에게 돌아간다. 이러한 성과를 얻기 위해 양평군은 농촌관광사업이 지금의 궤도에 오르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24개 마을 중 21곳이 민간단체 ‘양평농촌나드리’ 가입
경기 북동부에 있는 양평군은 농촌관광사업을 하기에 좋은 지리적 여건을 가지고 있다. 서울에서 불과 50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수도권 어디에서든 1시간 남짓이면 양평에 다다른다. 양평군은 이러한 지리적 접근성을 앞세워 2002년 농촌관광사업을 본격화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지역사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관광사업은 농촌체험에 대한 주민인식 부족과 운영주체 간의 갈등, 홍보 및 마케팅의 한계에 부딪쳐 제자리 걸음이었다. 당시 조성된 체험마을은 15개였지만 이 중 운영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마을은 2~3개에 불과했다.
2004년 양평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관광사업을 진행하는 마을 대표와 관계자를 모아놓고 문제를 논의하는 포럼을 열었다. 그리고 기존 관 주도의 사업에서 벗어나 민간 주도로 전환했다. 2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2006년 2월 전국 최초로 민간 주도 조직인 (사)양평농촌나드리가 설립됐다. 양평농촌나드리가 가장 중요시한 건 주민의식 전환이다. 양평농촌나드리 박재호 사무국장은 “농촌관광사업의 성공 열쇠는 지역주민이 쥐고 있다”며 “지역주민이 관광사업을 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지역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평농촌나드리는 1년에 한 번 벤치마킹할 수 있는 마을을 선정해 마을 대표들과 함께 방문한다. 올해는 논산 딸기축제를 찾았다. 마을프로그램 운영과 자원개발 교육은 수시로 이뤄지며, 위생교육도 외부전문가를 초청해 정기적으로 한다.
양평군의 관광사업은 양평농촌나드리 설립 1년 만에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현재 경기 양평군에서 농촌관광사업을 하고 있는 24개 마을 중 21개 마을이 양평농촌나드리에 가입해 있으며, 3개 마을은 이제 막 관광사업을 시작해 앞으로 가입할 예정이다.
‘도시와 농어촌 간의 교류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도농교류촉진법)도 양평군 관광사업이 안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양평군청 관광진흥과 홍승필 농촌관광팀장은 “도농교류촉진법이 제정된 이후 농촌관광사업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는 인력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으로 마을관광사업을 운영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체계화된 교육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시설 중심의 농촌관광에서 벗어나 지역인재 양성을 기반으로 한 농촌체험사업을 할 수 있게됐다는 얘기다. 양평군청이 양평농촌나드리를 조직해 지역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들고 나자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문제가 남게 됐다. 현재 농촌체험사업을 하는 지역은 전국적으로 2천여 곳이 넘기 때문이다. 이들과 경쟁해 관광객이 양평군을 선택하게 하려면 차별화된 점이 있어야만 했다. 그래서 ‘축제’의 개념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됐다. 여기서 ‘365일 사계절 축제’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홍 팀장은 “축제가 있어서 양평에 오는 게 아니라 관광객이 어느 때 방문해도 늘 축제를 하고 있는 양평이 되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0일 300명의 어르신들이 농촌체험을 위해 경기도 양평군 모꼬지(조현리)마을을 찾았다.
지난 10월 20일 300명의 어르신들이 농촌체험을 위해 경기도 양평군 모꼬지(조현리)마을을 찾았다.
사계절 언제 찾아와도 ‘축제가 있는 양평’ 자랑
현재 양평군은 계절마다 다른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봄에는 딸기축제, 여름에는 물놀이축제, 가을에는 수확축제가 진행된다. 겨울에는 겨울낚시축제가 운영된다. 특히 가을은 프로그램이 세분화되는데 10월 말까지 수확축제를 진행하고 11월에는 김장체험축제를 시작한다.
김장체험축제는 양평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와 채소, 그리고 재료들로 맛깔스러운 김장을 담가볼 수 있는 기회다. 올해는 그 기회를 굳이 양평에 가지 않아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양평군은 양평을 방문해야만 김장체험을 할 수 있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찾아가는 김장체험을 하기로 했다. 올해 시범적으로 운영한 후 관광객들의 반응을 보고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양평군은 농촌체험마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게 체험제품의 상품화다. 농촌관광이 단순히 체험에 그치지 않고 농산물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체험객이 단순 소비자에서 벗어나 마을의 고객이 돼 재방문은 물론 해당 마을의 농산물을 신뢰하도록 만든다는 것이 양평군의 궁극적인 목표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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