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는 '황교익 논란'…이낙연측 "경기도판 인국공" 확전 시도
이재명측, 보은인사 논란에 '팩트체크'로 반박…丁에 손내밀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9)씨가 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경기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경기도의회는 이달 30일 황 내정자에 대한 정책 능력 위주의 인사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도의회의 인사청문 결과보고서가 채택되면 이 지사는 내달 초 황 씨를 3년 임기의 사장에 임명하게 된다.
2021.8.13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윤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양강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17일 맛 칼럼니스트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놓고 충돌했다.
이낙연 캠프는 '황교익 논란'을 지렛대 삼아 그간 제기돼 온 경기도 산하기관의 채용 의혹을 집중 부각, '반명 전선'을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낙연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황교익을 기점으로 들여다보니 완전 경기도판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더라"며 "초기부터 선거를 염두에 두고 전국에서 정치인을 데려다 부적절하게 앉힌 곳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단체나 공무원 노조가 가진 자료들을 보면 경기도판 인국공, 성남파 경기도 장악 등의 카테고리 하에 채용 의혹이 정리돼 있다고 한다"며 "언론 보도가 곧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신경민 캠프 상임부위원장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기도청이 도청캠프라고 할 정도로 너무나 많은 불공정 채용비리가 있다"며 "이 채용비리는 어제 블라인드라는 사이트에서 일부 회자가 됐다. 그걸 읽어보면 불공정 채용비리가 황교익 뿐이랴 하는 글도 있다"고 강조했다.
황씨를 겨냥해서는 "지금까지 해 온 여러 가지 것을 보면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며 "일본 음식에 대해서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한국 음식은 아류다, 카피해 온 거라는 식의 멘트가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도 가세했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재명 캠프 내부에서도 여러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면서 "애초 의도와는 달리 독불장군,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의 한 사례로 발목 잡힐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중산층 70%를 위한 경제성장 전략 및 실행계획, 제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1.8.17
전날까지만 해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던 이재명 캠프는 이날 '팩트체크'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논평을 냈다.
송평수 캠프 대변인은 ▲ 황 내정자를 위해 응모자격 변경 ▲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특정분야 전문성을 요구하는 자리 ▲ 지사 찬스 또는 보은성 인사 ▲ 사적 임용 또는 주관적 채용 등의 주장에 대해 구체적 사실을 들어 반박했다.
당사자인 황씨도 전면에 나서 강력 반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보은 인사' 논란에 대해 "문재인 지지자인 제가 문재인 정부에서 보은을 받으면 받았지, 이재명 경기도 정부에서 보은을 받을 일이 없습니다. 저는 이재명 지지자가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의 더러운 프레임 씌우기가, 그것도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후보인 이낙연 캠프에서 저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낙연이 일본통인 줄 알고 있다. 일본 정치인과의 회합에서 일본 정치인의 '제복'인 연미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낙연은 일본 총리하세요.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며 '반일 정서'를 자극하며 작심 비판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평할 가치가 없다. 언급하는 것은 자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은 황씨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며 "막장이 따로 없군요"라고 했고, 박래용 대변인은 "단말마적 비명으로 들린다. 아무래도 사장 내정 취소가 임박한 것 같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1.8.16
이 지사 본인은 '황교익 논란'에 말을 아꼈다.
대신 '반명(반이재명) 연대'를 염두에 둔 이 전 대표의 구애에 단일화는 없다며 일축하는 정 전 총리에게 손을 내민 모양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당 대표하실 때 부대변인으로서 정말 많이 배웠고, 2010년 당 대표 시절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한 저를 공천해주신 분도 정세균 후보님"이라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잇는 4기 민주정부는 '합의와 통합의 성숙한 민주공화국'이 될 것입니다. 그 길에 정세균 후보님과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이에 정 전 총리도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의 제안이 너무 고맙습니다. 우리부터 함께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합시다"라며 "이재명의 진심과 정세균의 진심이 만나 당당하게 1대 1 정책토론으로 서로의 정책을 국민께 검증받아 봅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