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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우리 소망이도 행복할 수 있게 ....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3-02-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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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3-02-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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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우리 소망이도 행복할 수 있게

[2013 희망정책] ③ 장애아동 재활치료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소망이 생일 축하합니다. 후~!’

박○○씨의 딸 소망(6·가명)이가 외증조할아버지 제사상에 켜진 촛불을 보고는 갑자기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이를 지켜보던 외할아버지는 꺼진 초에 다시 불을 붙이며 ‘허허’ 웃으신다.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그려진 과자로 만든 집을 보고 ‘빠리바뜨집’(파리바게트)이라고 부르는 귀여운 딸 소망이는 불안장애, 언어장애가 있는 발달지연아동이다.

두 돌이 될 때까지도 아빠, 엄마 소리를 하지 않고 눈 마주침도 없이 혼자서도 잘 놀았던 아이는 사실은 순둥이가 아니고 심각한 발달지연상태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믿기지 않았다.

순둥이 우리 딸 알고보니 발달지연…충격에 우울증까지

박씨는 자신의 뱃속으로 낳은 아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싶을 만큼 충격이 컸다. 친정엄마에게 소망이를 맡기고 며칠은 신경도 쓰지 않고 그냥 멍하게 있었던 적도 있었다.

“‘엄마’라는 소리가 듣고 싶었으나, 장애가 있는 아이의 ‘엄마’는 되기 싫었던 적이 그때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소망이에게 참 미안하고 죄스럽지요.”

박씨는 결혼 전부터 아프면 자주 다녔던 동네의원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우울증 약을 처방받고 용기를 얻어 제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소망이가 세 돌이 되던 2010년 장애아동재활치료서비스 대상자가 되어 놀이치료, 감각치료, 언어치료 등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때까지 남편과 주말부부로 지내다가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함께 노력해야 더 좋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전문가의 권유에 따라 남편과 살림을 합쳤다.

불안장애가 심한 것도 모르고 아이가 낯선 길, 낯선 장소만 가면 엄마 품에 안겨 있으면서도 왜 그렇게 울어대는지, 여름에 바닷가 놀러갔다가 모래밭에 내려놓은 아이가 한발자국 걸음도 못 떼고 제자리에서 안아달라고 보채는지, 이해하기가 참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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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사회서비스 스토리텔링 공모전’의 사진부문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아동정서발달지원서비스 수업 모습이다. 사진은 글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을 밝힌다.

그 때부터 박씨는 소망이에 대해 공부하는 엄마가 됐다. 아이를 양육하기에 앞서 부모성격검사를 통해 남편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를 가졌고, 부모교육을 통해 아이와 상호작용이 잘되는 민감한 부모가 되는 방법을 배웠다. 인터넷 카페에서 그와 같은 처지에 있는 엄마들과도 서로 정보를 나누는 일이 편안해 졌다.

아이에 대한 공부 시작, 재활치료 1년 반 지나자 몰라보게 달라져

감각치료를 받은 지 1년 반이 지나자, 소망이의 감각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지금은 더 이상 한 길로만 가려고 고집하지 않고, 집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반찬을 피하지만 어린이집에서 만큼은 친구들이 먹는 대로 잘 먹는다. 옷에 이물질이 묻어도 예전과 달리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3년 째 접어든 놀이치료를 통해, 소망이는 놀이선생님이 한 얘기까지 재잘재잘 해가면서 인형놀이를 즐길 줄 알게 됐다. 가끔씩 다양한 감정표현으로 선생님도 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한다. 언어치료는 또래만큼은 아니어도, 익숙한 사람들에게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

지난해부터는 인지치료를 시작해 숫자도 100까지 읽고, 한글 읽기도 들어갔다. 이런 식으로 하면 1년을 유예해서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에 한글을 떼고 갈 수 있겠다는 희망적인 얘기도 들었다.

그렇다고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감각치료로 없어진 행동이 갑자기 다시나타나기도 하고, 전혀 없던 모습이 보여 가슴이 철렁할 때도 있다. 치료선생님들은 소망이가 커갈수록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으니,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박씨는 최근에 소망이가 만 6세(한국나이 8세)가 넘어 사회복지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통보를 받고 씁쓸했다. 장애등록을 하면 다시 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게 최선의 방법인지 아직 고민 중이다.

“사실 사설기관을 통한 치료는 부담이 많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나마 복지관 서비스가 저렴하긴 한데, 대기자가 너무 많아 신청 후에도 1년은 넘게 기다려 하죠. 정부가 출산양육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픈 아이가 하나 있으면 얼마나 큰 지출이 따르는지, 그래서 둘째 아이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어느 날 아침에 세수하고 있는 박씨의 뒤에서 소망이가 다정스럽게 말한다.

“엄마, 사랑해.”

생뚱맞은 행동에 ‘무슨 사고를 치고 엄마한테 혼날까봐 먼저 선수 치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응, 나도 사랑해.”

[발달재활서비스(구 장애아동재활치료)]

성장기 정신적·감각적 장애아동의 인지, 의사소통, 적응행동, 감각·운동 등의 기능향상과 행동발달을 위한 발달 재활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까지 장애동재활치료 바우처라고 불리던 것이 올해부터 발달재활서비스로 이름이 변경됐으며, 소득기준도 상향 조정됐다.

언어·청능, 미술·음악, 행동·놀이·심리, 감각·운동치료 등 재활치료서비스와 장애 조기 발견 및 발달진단서비스, 중재를 위한 부모 상담 서비스 등이 지원된다.

바우처 발급 대상은 전국가구평균소득 150% 이하 가구의 만 18세 미만 등록장애아동이며, 다만,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라 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에는 만 20세가 되는 달까지 이용을 연장할 수 있다. 대상 장애유형으로는 시각, 청각, 언어, 뇌병변, 지적, 자폐성 장애아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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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금은 최대 22만원으로, 소득수준에 따라 본인부담금과 바우처 지원금액이 다르다. 예를 들어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재활대상 아동의 경우 본인부담금은 없고 매달 22만원의 바우처가 지원된다. 차상위 계층은 본인이 2만원을 부담하는 대신, 바우처로 20만원이 지원되며, 차상위 초과 전국가구평균소득 50% 이하인 가구는 본인이 4만원을 부담하고 바우처로 18만원이 지원된다.

전국가구평균소득 100% 이하는 월 본인부담은 6만원, 바우처로 16만원이 지원되며, 150%이하는 본인부담 8만원에 바우처 14만원이다. 올해 전국가구월평균소득은 4인 가구를 기준으로 473만6000원이다.

발달재활서비스와 관련한 문의는 읍·면·동 주민센터(시·군·구 보건소, 국민연금공단지사), 보건복지부 콜센터(129).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콜센터(1566-0133)를 이용하거나,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홈페이지(www.socialservice.or.kr)을 통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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