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독립운동가가 없었다면 광복도 없었다
시로 읽는 여성독립운동가 20인 ≪서간도에 들꽃 피다≫ 2권 출간
“권총으로 삶을 마감한 아들 / 주검을 확인하는 / 어미의 가슴 속에 구멍 하나 뻥 뚫렸다 / 휑하니 불어오던 / 그 겨울의 모진 바람 한 자락 / 뚫린 가슴을 휘젓는다”
위 시는 민족시인으로 알려진 이윤옥 시인이 쓴 “시로 읽는 여성독립운동가 20인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 2권에 나오는 시이다. 이는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져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한 김상옥 애국지사의 어머니 김점순 여사에 대한 헌시로 이 시집에는 이렇게 여성애국지사들한테 바치는 헌시들이 절절하다.
지난해 광복절에 나온 ≪서간도에 들꽃 피다≫ 1권은 전국 100여 개 언론사가 앞다투어 보도한 바 있었다. 그 열기에 이은 이번 2집은 훈포장 받은 204명의 여성독립운동가 가운데 15명과 5명의 여성 애국지사들을 더해 20명을 다루었다.
특히 이번 <2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세계에 그 유례가 없는 6형제 독립운동가 가운데 우당 이회영의 아내 이은숙, 만주호랑이 일송 김동삼 며느리 이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국무령(대통령) 석주 이상룡의 손자며느리인 허은 여사 같은 쟁쟁한 독립운동가의 아내요 며느리들 이야기가 독자들의 가슴을 파고든다.
또 2권에는 김마리아, 김순애, 차미리사, 최용신, 하란사 여사처럼 교육운동에 뛰어들어 무지한 조선인을 깨우치고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분, 오희영, 이화림 같이 직접 광복군으로 몸을 바친 분이 있는가 하면 제주의 해녀조합을 이끌면서 착취와 식민지 정책에 맞서 싸우던 부춘화 여사, 기생이면서도 목숨을 걸고 만세운동을 이끈 변매화 등 그간 알려지지 않은 애국지사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또한 “남에는 유관순, 북에는 동풍신”이란 제목으로 소개한 동풍신 애국지사처럼 그간 북쪽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알려지지 않은 분들도 다루고 있어 독립운동이 온 나라에서 불길처럼 일어났음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이제 93돌 삼일절이 눈앞에 다가왔다. 삼일절을 맞아 칼바람 날리던 서간도에서 이름 없이 온몸을 바쳐 나라사랑 정신을 실천하다 숨진 들꽃 같은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그런 뜻에서 ≪서간도에 들꽃 피다≫는 우리가 모르는 여성독립운동가의 헌신적인 삶을 들여다보기에 딱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