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나빠도 ‘빨간 마후라’ 될 수 있다 !
- 공군, 0.5 이하의 저시력자도 시력교정수술(PRK)에 적합하다면 사관생도ㆍ조종장학생 등 조종자원으로 선발
- 시력 제한으로 미지원ㆍ탈락하는 우수자원 확보 및 조종사 양성률 증가 기대
전투조종사를 꿈꾸며 공군사관생도나 조종장학생이 되고 싶어도 시력이 나쁘다는 이유로 신체검사에서 탈락하거나 원서조차 내밀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빨간 마후라’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공군은 올해 후반기부터 나안 0.5 이하의 저시력자도 시력교정수술 PRK(PhotoRefractive Keratectomy)가 가능하다면 조종자원으로 선발한다.
그간 공군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지원자의 시력이 나안 0.5 이상, 교정 1.0 이상(굴절률 -1.5~2.0 디옵터, 난시 1.5 디옵터 이내)이 충족되어야 했으나, 변경된 기준에 따라 나안시력이 0.5 이하라도 교정시력이 1.0 이상이고, 공군항공우주의료원의 굴절ㆍ각막지형도ㆍ시야검사 등 정밀 안과검진을 통과해 PRK 수술에 적합하다면 기타 평가항목 성적 결과에 따라 조종자원으로 선발될 수 있게 되었다.
단, 시력교정수술(PRK, LASIK, LASEK)을 이미 받은 사람은 선발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그 이유는 항공우주의학 분야의 연구 및 임상경험이 풍부한 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서 조종자원 합격자를 대상으로 최소 1년간 지속적인 검사와 관찰을 통해 눈의 굴절률 변화를 파악하는 등 공중근무 가능성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수술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군이 수술 이후 시력회복 단계 검사 등 전 과정을 주관하여 저시력 조종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변경된 기준은 2013학년도 공군사관학교 지원자와 조종장학생, 학사ㆍ학군사관후보생을 통해 조종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대학생과 고교 졸업 예정자에게 모두 적용된다.
이번 시력기준 조정의 배경은 2011년을 기준으로 조종자원의 후보군인 고등학생 중 나안 0.5 이하의 저시력자가 무려 57.3% 이며,(0.7 이하는 71.3%) 이러한 현상은 공군 조종자원 선발에도 이어져 지난 2007년 이후 지원자 중 안과적 요인으로 인한 불합격자 비율이 연평균 26.1%나 된다는 사실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군은 학생들의 시력이 해가 갈수록 나빠지는 추세로 인해 목표로 했던 조종자원 확보에 차질이 생기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시력기준으로 인해 탈락하는 비율이 증가하자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총 37명의 공사 생도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PRK 수술 후 비행 임무수행 적합성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했으며, 동시에 美 공군의 유사사례도 면밀하게 검토했다.
그 결과 PRK를 시술받은 공사 생도 37명 중 기량부족과 기타 이유로 지상근무로 분류된 6명 이외의 전 인원이 현재 전투기 등 전술임무기를 조종하고 있거나 비행교육을 받고 있으며, 미국 공군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이 수술을 받은 조종사 516명이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역시 수술을 받은 546명의 예비조종사들은 100% 비행교육에 입과한 것으로 밝혀져 PRK 시력교정수술이 비행 임무수행과 훈련에 문제점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군은 이렇게 5년여에 걸친 철저한 연구와 검증을 통해 PRK 수술을 적용한 조종자원 선발기준을 새롭게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시력 제한으로 안타깝게 탈락하는 우수자원을 확보함은 물론, 중ㆍ장기적으로는 조종사 양성률도 높여나갈 예정이다.
공군본부 인력획득과장 이영권 중령(46세, 공사 37기)은 “이번 시력기준의 조정이 보다 많은 청소년들에게 공군 조종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아울러 공군 우수자원 확보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