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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 앞세워 2조 달러 시대 열자...
입력 : 2012-12-07 16:32
조회수 : 1,322회

문화산업 앞세워 2조 달러 시대 열자

문화상품의 특성은 강한 마케팅 효과… 관련 산업에 큰 영향력

[무역강국 코리아] 전문가 제언

한국은 지난해 무역 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후 2년 연속 1조 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1조 달러를 돌파한 국가 가운데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은 1조 달러를 돌파한 후 주춤거린 반면 독일, 프랑스 등은 순항했다. 우리나라가 2조 달러 이상을 돌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우리나라가 무역 1조 달러를 넘어 2조 달러 달성에 있어서 문화산업이 커다란 한 축을 이루게 될 것이다. 호주 시드니를 강타한 K팝에 호주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무역 1조 달러를 넘어 2조 달러 달성에 있어서 문화산업이 커다란 한 축을 이루게 될 것이다. 호주 시드니를 강타한 K팝에 호주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무역 총액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이 3조 달러, 독일이 2조 달러,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영국,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는 해외 시장 변화에 따라 1조 달러 클럽에서 잠시 후퇴했다 재진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금년에도 1조 달러를 유지하는 저력을 보이며 2조 달러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1조 달러를 넘어선 나라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고비 때마다 나름 성장 동인이 있었고 1조 달러에서 후퇴할 때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상징적 숫자처럼 보이는 ‘조’ 단위 선을 넘어서는 시점의 국가별 산업 구조, 통상정책, 시장 환경을 살펴보면 확연한 변화가 있었다.

거시적 지표의 융합이 시장확대 가져와

이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크게 네 가지 변화를 볼 수 있다. 주력 산업 구조의 변화, 기반 기술을 확보한 기업의 육성, 기업의 글로벌화, 해외 시장의 급격한 확대 현상 등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EU가 유럽 국가들 무역에 미친 영향을 들 수 있다. 독일이 2조 달러를 나머지 유럽 국가들이 1조 달러를 돌파할 때 EU에 의한 시장 확대가 동인이 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영국은 창조산업으로 산업 구조를 변경했고, 프랑스는 신산업을 발굴했으며, 독일은 R&D를 통한 기반 기술 확보 등과 같은 노력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그러한 면에서 우리나라도 1조 달러를 넘어서기 위해서 FTA 확대 및 적극적 활용, 신성장동력산업 발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강소기업 육성, 해외 시장의 다변화에 의한 신시장 개척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무역 2조 달러로 가는 길로 어느 한 가지 정책을 대표정책으로 짚어낼 수는 없다. 앞서 말했던 거시 지표 등 다양한 정책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며 함께 만들어갈 때에 무역 2조 달러 문은 비로소 열린다.

문화의 창의력은 산업구조 변화도 이끌어

이야기를 돌려 세계 속에서 우리의 문화산업이 보여주고 있는 놀라운 모습들을 보면 문화산업이 우리나라 무역 2조 달러 달성을 이끌어주는 커다란 한 축을 이루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소녀시대, 비스트, 빅뱅, 미쓰에이, 동방신기, 싸이 같은 가수들이 세계인들을 음악을 통해 하나로 묶어주고, 게임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문화적 동질감을 만들어내고, 드라마를 수출하면 세계 화장품 시장이 바뀌고, 김연아와 손연재가 입은 옷은 의류 시장을 바꾸고…. 영화, 음악, 드라마, 스포츠가 앞서 가면서 의류, 화장품, 전자제품과 같은 상품무역 시장은 물론 의료와 관광 같은 서비스무역 시장도 개척해 주고 있지 않은가.

문화산업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상품으로 역할을 하지만 그 자체가 다른 제품들을 위한 마케팅 역할을 하고 있고 관련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해 주는 토대가 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무역 2조 달러로 가는 큰 길을 여는 것이다.

한국은 2011년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한 후 2년 연속 1조 달러 국가가 됐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가 코엑스 일대에서 무역 1조 달러 달성을 축하하고 있다.
한국은 2011년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한 후 2년 연속 1조 달러 국가가 됐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가 코엑스 일대에서 무역 1조 달러 달성을 축하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을 잘 모르던 국가와 국민들이 우리의 문화를 통해 한국을 바라보게 만드니 해외 시장 확대의 첨병이며, 문화상품이 의류, 화장품, 전자제품, 의료, 관광과 같은 유관 산업들이 해외로 나가고 국내로 들어오는 문을 열어주니 글로벌화의 관문이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화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을 높이고 IT 기술의 첨단화와 융합적 활용을 만들어낸다는 면에서 신산업 발굴의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또 주력 산업 구조 변화의 측면에서 볼 때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조선, 석유제품 등 10대 주요산업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져 이제는 60%까지 차지하는 기형적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숨에 뒤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문화상품이 관련 상품과 함께 균형을 잡아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니 산업 구조의 변화를 이끄는 축의 하나가 될 것이다.

문화산업과 다른 산업 연계할 통합전략 필요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고 앞으로도 육성해야 할 산업군이 많이 있지만 문화산업을 우선적인 육성 대상 산업으로 해야 할 것이다. 문화산업은 앞에서 말한 4대 지표를 충족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과 연계되어 무역을 증대시키는 강력한 촉발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우리나라의 무역이 2조 달러로 발전해 가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문화산업이 자기 혼자만의 산업으로 발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화산업을 통하여 해외에서 접하게 되는 모든 한국의 유형·무형의 제품들이 함께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의류, 화장품, 의료, 관광, 전자제품 등과의 산업 간 연계는 물론 마케팅, 제품 현지화, 협상
 
등 해외진출 과정까지도 함께 하는 전략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민간 차원에서의 소통과 조화도 필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기회 제공과 조정의 역할도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민간과 민간, 민간과 정부 간의 소통, 조화, 조정을 위한 코디네이터로서 학자들의 역할도 필요하게 될 것이다.

글·이호건 청주대학교 교수(한국무역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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