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고바우 영감’ 문화재 된다
문화재청 등록 예고…‘토끼와 원숭이’·‘엄마찾아 삼만리’도
문화재청은 20일 우리나라 만화사와 자료적으로 가치가 큰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 원화’, 김용환의 ‘토끼와 원숭이’, 김종래의 ‘엄마 찾아 삼만리 원화’ 등 근대만화 작품 3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고바우 영감 원화’는 김성환(金星煥, 1932~)이 1950년부터 ‘사병만화’, ‘만화신문’ 등의 기관지와 ‘월간희망’ 등에 수록했었다.
이후 1955년 2월 1일부터 ‘동아일보’,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을 거치며 모두 1만4139회에 걸쳐 연재한 우리나라의 최장수 시사만화이다.
이중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 것은 김성환이 소장하고 있는 6496매와 동아일보사가 소장하고 있는 4247매 등 총 1만743매이다.
원화는 최고급 양지에 묵으로 그렸으며 철장(綴裝), 낱장, 병풍 등의 형태로 보관돼 있다.
우리나라의 최장수 연재 시사만화로 작품과 캐릭터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현대사를 연구함에 중요한 학술적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토끼와 원숭이’는 아동문학가 마해송(馬海松, 1905~1966)의 원작을 김용환(金龍煥, 1912~1998)이 그린 만화로 1946년 5월 1일에 조선아동문화협회를 통해 간행된 단행본이다.
토끼와 원숭이 등의 동물들을 등장시켜 자주독립 국가에 대한 염원을 해방 전후의 정치상황에 대한 비유와 상징으로 풀어냈으며, 일제의 부당한 침략행위와 식민통치를 고발했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만화 단행본으로 그동안 문헌상의 기록만 있던 것을 올해 5월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경매를 통해 구매해 소장하고 있다.
‘엄마 찾아 삼만리 원화’는 김종래(金鍾來, 1927~2001)가 1958년에 발표한 고전 사극 만화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소년 금준이가 노비로 팔려나간 엄마를 찾아다니는 사모곡이다.
한국전쟁 전후의 피폐한 사회상과 부패상을 조선시대에 빗대어 고발한 작품으로 1958년의 초판 간행 이후로 저자에 의해 약 3차례에 걸쳐 수정된 흔적이 있다.
이 원화를 이용해 1964년까지 10쇄가 출간됐다. 원래 상권 220매와 하권 224매 등 모두 444매로 구성됐으나, 현재 하권 1매의 원화가 유실되어 모두 443매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원화는 2010년 유족이 기증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소장·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 베스트셀러 만화의 원화로 고전 사극으로 대표되는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다.
또 섬세하고 수려한 필체로 당대 대중들을 감동하게 한 작품으로 1950~60년대 만화를 연구하는데 큰 가치를 지녔다.
문화재청이 근대만화 작품을 문화재로 등록 추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만화 관련 작품은 30일간의 등록 예고 기간 중에 수렴된 각계의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공식 등록할 예정이다.
토끼와 원숭이 표지(앞) |
문의 :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 042-481-48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