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 간 산업도 IT융합으로 화려한 부활
[창조경제 이렇게] ② 융합시장 전망
박근혜 대통령이 새로운 시대의 비전으로 제시한 ‘창조경제’의 핵심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조산업 육성과 IT·SW융합을 통한 기존 주력산업 구조의 고도화 등이다. <공감코리아>는 새 정부의 5대 국정목표 중 하나인 ‘창조경제’의 의미와 과제를 짚어본데 이어 이번에는 실천전략을 알아보는 시리즈를 준비했다.
치매에 걸린 부모님이 행선지를 밝히지 않고 집을 나갔다가 길을 잃기라도 하면, 자식들은 부모님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녀야 한다. 실종된 치매환자를 쉽게 찾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해 10월 영국의 한 신문은 실종된 치매환자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는 위치추적시스템(GPS)이 장착된 ‘내비스타’라는 신발이 영국에 처음 출시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GPS 전문기업인 GTX사와 신발제조업체 에이트렉스(Aetrex)의 합작품인 내비스타는 착용자의 위치정보를 가족의 스마트폰 등에 전송함으로써 실종시 위치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에 소개된 GPS 탑재 ‘스마트 신발’. (사진=데일리메일 캡쳐) |
국내에서는 한때 우리 경제의 중흥기를 이끌다 주류 시장에서 퇴출됐던 산업이 혁신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롭게 부활하는 사례를 볼 수 있다.
신소재 개발업체 리뉴시스템은 사양길로 접어든 폐지·폐고무 재활용 사업에 첨단기술을 더해 페타이어와 폐고무를 토목건축용 첨단 방수재로 탈바꿈시켰다. 꿀처럼 점성이 있는 물질로 누수가 된 경로를 찾아 방수층 손상을 치유하는 이 제품은 시장진입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의 공공시설 현장에도 수출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같이 국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학기술 및 IT기술과 기존 산업과의 융합사례는 박근혜 정부가 제1의 국정목표로 손꼽고 있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달성을 위한 해법 중 하나이다.
한국 경제의 질적·지속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창조경제는 크게 4가지 구성요소로 이뤄지는데, △첨단 과학기술과 ICT 등을 기반으로 △기존 주력산업 및 신성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창업을 활성화함으로써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IT융합 세계시장, 2020년 되면 지금보다 3배 늘어
창조경제의 핵심은 융합이다. 21세기는 기술의 고도화를 넘어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로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왔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제1차 산업융합발전 기본계획’을 마련한 데 이어, 9월에는 그 핵심과제인 ‘IT융합 확산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의 정책적 시도와 함께 산업계에서도 융합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IT융합의 생산규모는 2007년 38조7000억원에서 2011년 49조7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됐으며, IT융합 매출과 인력(2010년 기준) 또한 2007년 대비 각각 40%, 1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IT와 기존 산업간 융합으로 제품의 부가가치가 오르고 생산 공정의 효율성이 증대돼 경쟁력을 높인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IT융합의 성공사례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현대중공업이 공동으로 개발한 선박 네트워크(SAN)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항공기 임베디드SW가 대표적이다. SAN을 탑재한 스마트선박 110척이 수주됐으며, 임베디드SW를 탑재한 국산고등훈련기 T-50는 인도네시아로 수출됐다.
국내기술로 개발한 초음속고등훈련기 T-50으로 구성된 블랙이글스의 비행 모습.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산업) |
IT융합 전망은 밝다. ETRI에 따르면, IT융합 세계시장은 2010년 1조2000억 달러에서 2020년이면 3조6000억 달러로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산업융합 전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데다 융합 시도도 상대적으로 적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융합기술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분야별로 약 50~8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근혜 정부가 과학기술과 IT융합을 통해 경제 재도약을 꾀하는 것도 이 같은 융합시장의 가능성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3월20일 열린 제40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산업과 산업문화, 산업IT가 융합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정부가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는 한편, 창의적 협업시스템을 확실히 갖춰 기업 요구에 맞는 원스톱 행정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부를 믿고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늘리는데 최선을 다해달라. 특히 능력있는 젊은이들이 각자의 꿈과 끼를 발휘하도록 채용을 늘려달라”고 당부하고 “정부도 어려움을 해결해 투자환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