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구석구석 ‘찾아가는’ 문화예술 프로그램
‘움직이는 예술정거장’ 등 생활 속 문화향유 기회를 촘촘하게
김태훈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국장
김태훈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국장 |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부모들의 걱정은 한 가지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디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만 분주해진다. 그나마 대도시에는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을 위한 특별 전시나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만, 문화 인프라가 취약한 소외지역의 아이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지역 간 격차가 문화향유 양극화를 초래하는 가장 큰 이유기이도 하다.
지난 2012년 실시한 ‘문화향수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행사 관람율은 2003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향유는 여전히 대도시(72.5%)와 10대(92.2%), 20대(91.5%)에 편중되어 있다.
특히, 문화시설과 인력이 부족한 읍·면지역 등은 문화향유율이 50%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정부에서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문화예술을 즐기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문화향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찾아가는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존 레논 교육투어버스(The John Lennon Educational Tour Bus)’는 1997년부터 문화예술 사각지대를 음악, 방송, 영상 기기를 탑재한 버스가 직접 찾아가 아동·청소년에게 문화예술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예술버스 프로젝트(The Arts Bus Project)’는 오래된 스쿨버스를 개조하여 무료도서관, 영화관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도 직접 문화예술을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찾아가는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해보면 어떨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 ‘움직이는 예술정거장’이다.
‘움직이는 예술정거장’은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농산어촌에 예술버스가 직접 방문하여 교육과 체험이 결합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예술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다. 올해 2월에는 버스 2대를 투입하여 경상북도와 인천·경기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운영하였다. 그 결과, 예술버스는 소외지역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해 주는 문화예술교육 선물 세트와 같은 역할을 하며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2월 경상북도와 인천·경기 지역에 버스 두대를 투입해 ‘움직이는 예술정거장’ 시범사업을 운영했다. 8월부터는 경상, 전라, 중부 3개 권역에 5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
이런 기회를 전국에 있는 아이들에게 주기 위한 바람으로 8월부터 시작되는 ‘움직이는 예술정거장’은 경상, 전라, 중부 3개 권역에 5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며, 향후 교육을 희망하는 기관의 온라인 신청을 통해서 방문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문체부는 지역과 계층의 구별 없이 모든 국민들이 조금 더 쉽고, 편하게 일상 속에서 예술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발레단을 비롯한 국립예술단체가 전국의 문예회관에서 ‘방방곡곡 문화공감’의 이름으로 ‘세비야의 이발사’, ‘백조의 호수’와 같은 대표 레퍼토리를 공연한다.
또 200개의 민간단체들이 ‘신나는 예술여행’을 통해 농어촌, 군부대, 임대아파트, 다문화지역 등 평소에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곳에서 연극, 무용,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각각 ‘찾아가는 미술관교육’과 ‘찾아가는 박물관’을 통한 문화교육도 운영한다.
앞으로도 문체부에서는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만날 수 있고, 그 만남으로 삶이 변화되고 풍요로워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기존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은 문화예술 인프라가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농산어촌의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마을 공동체 회복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현 정부가 추구하는 ‘문화융성’과 ‘문화가 있는 삶’을 구현하는 작은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