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평화유지군 태권도 열풍…˝한국문화 사랑해요”
동명부대, 유엔다국적군 대상 첫 승단 심사
레바논 평화유지군 소속 외국군 장병들이 동명부대가 주관하는 태권도 승단심사에서 발차기를 하고 있다.(사진=국방일보) |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 사이에 태권도 바람이 불고 있다. 8개국 장병으로 구성된 레바논 평화유지군 서부여단에서 현재 이탈리아·핀란드·프랑스·가나·슬로베니아·탄자니아 등 6개국 16명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태권도 바람을 이끄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동명부대(부대장 김경환 육군대령)다.
원래 레바논 주둔 이탈리아군 장병들은 자국군을 대상으로 가라데 교실을 운영했다. 우연히 동명부대 태권도 시범을 보고 매료된 가라데 수련생들이 태권도에 더 큰 관심을 보이면서 동명부대에 교육지원을 요청해 왔다. 이에 따라 동명부대의 지원으로 2011년 7월 서부여단은 태권도 교실을 운영해 왔다. 현재까지 총 8개 기수 140여 명의 교육생들이 태권도를 수련했다.
동명부대 관계관은 23일 “태권도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과 강인함에 매료된 외국군 장병들은 덩달아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며 한국 부대와도 더욱 가까워지려 하는 등 태권도를 통한 군사외교 효과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에는 태권도 사범 자격증과 지도심사위원 자격을 갖고 있는 동명부대 장윤석(공인 5단) 육군소령의 심사 아래 외국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첫 태권도 승단심사도 열렸다. 서부여단 지휘통제실에서 근무 중인 핀란드군 소속 사미(Sami) 소령 등 이탈리아와 슬로베니아 장병 8명이 참가해 발차기와 품세, 겨루기 등을 이날 평가받았다.
승단에 성공한 사미 소령은 “여러 무술을 익혔지만 태권도는 정신과 육체를 함께 단련할 수 있는 최고의 무술이라고 생각한다”며 “태권도를 통해 서부여단의 많은 장병이 한국문화를 더욱 사랑하게 됐고, 한국군의 강인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부여단장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이탈리아군 조라띠(Zoratti) 준위도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심신이 강해졌다”며 “이탈리아에 있는 아들도 태권도 도장에 등록시켰다”고 태권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