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될성부른 떡잎’ 어깨 보호!
리그 개선안 22일부터 시행…130개 이상 투구 금지·3일간 휴식 의무화
고교야구 투수들의 경기당 투구수가 130개로 제한된다. 또 130개를 던질 경우 3일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고교야구리그 개선 방안을 지난 2월 26일 확정, 3월 22일 개막하는 주말리그에서부터 시행한다. 그동안 일부 고교 투수들이 지나친 투구로 혹사당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11년 3월부터 시작된 고교야구 주말리그는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은 물론 보다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기존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한 경기에 지면 바로 탈락이기 때문에 일부 주전 선수들에게만 출전 기회가 편중됐었다. 하지만 이를 해소하고자 만든 주말리그에서는 혹사가 더 심해졌다. 주로 주말에만 경기가 열리다 보니 주축 투수의 등판 횟수는 더 늘어났다.
지난해 5월 19일 대구 상원고 이수민(19·삼성)은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10이닝 동안 178개의 공을 던졌다. 경북고 박세웅(19·KT)과 야탑고 김동우(19·연세대) 등도 한 경기에 160개 이상을 던졌다.
고교 선수의 혹사 문제는 경기력 저하뿐 아니라 자칫 선수생명을 단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계의 고질병으로 지목돼 왔다. 두산 김창훈(29)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천안북일고 에이스 김창훈은 ‘고교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04년 한화에 입단했지만 고교 시절 혹사 때문에 재활기간이 길어졌다. 결국 두산으로 트레이드 됐고 3,008일 만인 2012년 7월 24일 프로 데뷔 이후 두번째 승리를 챙겼다. 어깨 부상이 아니었다면 두번째 승리가 아닌 100승 달성이란 대기록이었을지도 모른다.
현 8개서 10개 권역 세분화… 이동거리 최소화
이런 ‘혹사’ 논란을 막기 위해 문체부는 한 투수의 경기당 투구수를 130개로 제한하고, 한계 투구까지 던지면 해당 경기 후 의무적으로 3일간 휴식을 취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고교야구 주말리그 개선안을 시행한다.
또 현재 8개로 나뉜 권역을 10개로 더 세분화해 이동거리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주말에 경기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는 5월 열리는 전반기 왕중왕전부터 ‘주중 경기’를 허용하고, 동일·광역권 리그 일부 경기를 금요일 수업 종료 후에도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노력도 계속한다. 교육부와 협업을 통해 일정 수준의 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선수의 대회 출전을 제한하고, 수업 시간과 훈련 시간을 준수하도록 지역 교육청의 지도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