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H조 상대팀 전력분석
수비 조직력 ‘느슨’…약점 노려 파고들면 기회는 충분
손자병법 ‘모공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不知彼而知己 一勝 一負)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태(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 :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고, 적을 모르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지며,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위태롭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의 1차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 A조부터 H조까지 총 8개 조의 32개 팀은 조별리그(풀 리그)를 통해 16강 진출 티켓(상위 1, 2위)을 다툰다.
지난 4월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랭킹을 보면 한국과 함께 H조에 속한 러시아(6월 18일 오전 7시)·알제리(6월 23일 오전 4시)·벨기에(6월 27일 오전 5시)는 한국(55위)보다 강한 게 사실이다. 러시아는 18위, 알제리는 25위, 벨기에는 12위다. 하지만 저들에게도 월드컵 본선 9회 진출, 8회 연속 진출, 2002년 월드컵 4강에 빛나는 한국은 껄끄러운 상대다.
‘선 방어 —후 공격’ 러시아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은 유벤투스, AC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 명문클럽과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사령탑을 지낸 명장이다. 그는 세리에A, 프리메라리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13차례나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러시아는 유럽 예선에서 4-3-3 또는 4-2-3-1 전술을 주로 구사했다. 약체를 상대할 때도 ‘선공격-후 방어’가 아니라 선‘ 방어-후 공격’을 선호했다. 러시아는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20득점에 5실점을 기록했다. 유럽 예선 조별리그에서는 포르투갈을 따돌리고 1위로 본선에 직행했다. 러시아의 최전방 공격수로는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가 눈길을 끈다. 케르자코프는 월드컵 예선 10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좌우윙어로는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과 알렉산드르 사메도프(로코모티프 모스크바)가 뛰고 있다. 그렇다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비가 견고한 반면 확실한 해결사는 보이지 않는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수비수들의 후반 체력 저하를 홍명보호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막강 화력’ 알제리
알제리는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를 자랑한다. 빅리그 소속의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이 공격을 주도한다. 그럼에도 알제리는 본선 진출 32개국 가운데 약체로 꼽힌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릴, 스타드렌, 파리 생제르맹(이상 프랑스), 트라브존스포르(터키),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의 감독을 역임했으며 2008∼2010년 코트디부아르 사령탑을 지낸 뒤 2011년부터 알제리를 이끌고 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수비 후 역습을 지향하는 4-2-3-1 전술을 즐겨 사용한다.
이슬람 슬라마니(포르투갈 스포르팅)는 188센티미터의 장신에 힘이 세고 위치 선정이 우수한 부동의 공격수다. 슬라마니는 월드컵 예선에서 7경기에 출전해 알제리의 16골 가운데 5골을 책임졌다. ‘제 2의 지단’으로 불리는 발렌시아 소속의 공격형 미드필더 소피앙 페굴리도 이미 세계적인 공격수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알제리이지만 수비 조직력은 생각만큼 튼실하지 못하다. 공격수가 수비에 가담하는 것도 매끄럽지 못하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역습 기회를 잘 활용하면 승산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승후보’ 벨기에
12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벨기에는 브라질·스페인·독일·아르헨티나에 버금가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등 빅리거들이 즐비하다.
예선에서는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 케빈 미랄라스(이상 에버턴),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당 아자르(첼시), 케빈 더 브루이너(볼프스부르크),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 무사 뎀벨레, 나세르 샤들리, 수비수 얀 베르통언(이상 토트넘) 등이 이름값을 했다. 벨기에는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8승 2무, 18득점 4실점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대표팀 감독은 4-3-3, 4-2-3-1 전술대형을 이용해 창의적이면서도 뚝심 있는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옥에도 티는 있는 법. 우승후보 벨기에이지만 공격만큼 수비는 강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포츠 전문웹진 <블리처 리포트>는 6월 1일 조별리그 최대 이변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사에서 한국이 벨기에를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자신감을 가질 또 하나의 이유가 생긴 셈이다.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