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전 반드시 이겨야 8강 희망…“닥 치고 선제골”
[2014 브라질 월드컵] 1차전 상대 러시아 전력분석…18일 쿠이아바에서 대결
“모든 준비는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맞추고 있다.”
홍명보 |
1차전의 중요성은 역대 월드컵을 통해서도 잘 입증됐다. 한국은 4강 신화를 썼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조별리그 첫 상대였던 폴란드를 2-0으로 누른 뒤 ‘폭주기관차’로 변했고, 사상 첫 원정 16강에 성공했던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도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한국과 러시아는 2013년 11월 19일 중립지역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만나 사상 첫 A매치(평가전)를 치렀다. 한국은 김신욱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다 1-2로 역전패했다. 비록 지긴 했지만 한국은 충분히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세계적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 “한국과의 첫 경기에 모든 훈련 초점”
파비오 카펠로(68)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러시아는 끈끈한 조직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걸출한 스타가 없으면서도 유럽 예선 F조를 1위(7승 1무 2패)로 통과한 원동력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카펠로 감독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장 중 한 명이다. AC 밀란,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AS 로마 등 유럽 명문팀을 거치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회, 이탈리아 세리에A 7회 등 무수히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 대표팀을 거친 카펠로 감독은 2012년 러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로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 예선 10경기서 20득점 5실점을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한 데 이어 본선을 앞둔 평가전에서는 무패(2승 1무)를 기록했다.
경계 대상 1·2호, 케르자고프와 코코린
‘홍명보호’의 경계 대상 1호는 ‘베테랑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2·제니트)다. 유럽 예선에서만 5골로 팀 내 최다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러시아 공격의 핵심이다. A매치 통산성적은 79경기 24골. 케르자코프는 175센티미터, 76킬로그램의 크지 않은 체구임에도 공간침투 능력이 탁월하고 골 결정력도 높다.
케르자코프는 지난 5월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에서도 후반 30분에 투입됐지만 단 7분 만에 헤딩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30대의 케르자코프가 베테랑다운 노련미가 돋보인다면 알렉산드르 코코린(23·디나모 모스크바)은 신예다운 패기가 주무기이다. 코코린은 빠른 발, 공간침투 능력, 골 결정력을 두루 갖춘 명실상부한 스트라이커다.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에서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여러 차례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A매치 성적은 21경기 5골.
홍 감독 “상대의 압박 막으면서 역습 노리겠다”
기성용 |
반면 ‘방패’는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특히 노르웨이전에서는 배후를 노리던 상대의 침투 패스에 번번이 공간을 허용했다. 이고르 아킨페프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패배를 면키 어려울 수도 있었다.
러시아는 6월 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마지막 평가전(2-0 승)에서도 비슷한 장·단점을 노출했다. 러시아는 코너킥으로만 2점을 넣으며 다시 한 번 세트피스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수비는 이날도 상대의 빠른 역습에 당황했고, 후반전 중반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약점까지 드러냈다.
홍 감독은 안톤 두 샤트니에 전력분석 코치를 현장에 파견해 러시아·노르웨이, 러시아-모로코 평가전을 지켜보게 했다. 두 샤트니에 코치는 두 차례의 평가전을 비디오에 담아 홍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과 함께 정밀 분석하며 러시아전 필승전략을 짰다. 지난 대회까지 역대 28차례 월드컵 본선경기에서 한국이 선제골을 넣은 것은 네 번뿐이다. 하지만 그 네 번 가운데 세 번이 승리(승률 75퍼센트)로 이어졌다.
러시아전에서도 이기려면 반드시 선제골을 넣어야 한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홍 감독은 “상대의 압박을 막으면서 역습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