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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세 번째 정상회담, ‘위대한 동맹’ 재확인
입력 : 2017-11-14 17:14
조회수 : 1,799회

 

한·미 세 번째 정상회담, ‘위대한 동맹’ 재확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7~8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이 오랜 동맹국이 아닌 그 이상의 ‘위대한 동맹’임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8~15일 아세안 순방외교에서 아세안과의 교류·협력관계를 주변 4대국 수준으로 격상·발전시켜 나갈 뜻을 밝혔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25년 만에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 평택 주한미군기지 방문,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 국빈만찬, 국회연설, 현충원 방문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북한이 핵개발 고도화를 강행하는 시점에 이뤄진 정상 간 만남에서 두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동맹의 결속을 과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7일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11월 7일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전하고 “오늘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이와 관련해 “양 정상은 북한이 외교적 고립 및 경제적 어려움을 심화시키는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며 “양 정상은 북한을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비핵화 대화로 복귀시키기 위해 국제사회와 조율된 압박을 해나가는 것에 대한 완전한 지지와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 정상은 한미동맹의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대한민국의 자체 방위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2017년 11월 7일부로 대한민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2017년 개정 미사일 지침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또한 양국 간에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적인 무역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긴밀한 협의를 촉진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양국의 기업 간 상호 투자와 무역 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협의했으며, 두 나라의 민간기업 간 협의와 협력을 장려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2월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전 세계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증진하는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축하하며 성공적 개최를 위해 미국의 지지를 보냈다.

청와대 외부 국빈 영접은 전례 없는 일

11월 7일 오후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국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방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이후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일정을 조정해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내려가면서 두 정상 간의 ‘깜짝 만남’이 이뤄졌다. 국빈 방문하는 외국 정상을 한국 대통령이 청와대 외부에서 영접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환경을 위한 대한민국의 상당한 공헌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고, 이러한 측면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합리적 수준으로 방위비를 분담함으로써 동맹의 연합방위 태세와 능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청와대는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문재인 대통령의 캠프 험프리스 방문은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이자 시설·배치 등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 미군기지로 건설되고 있는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의 차질 없는 진행을 점검하고, 단단한 한미동맹과 철통같은 공조체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올해 7월 미8군사령부가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을 완료한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방문함으로써 ‘포괄적 동맹’을 뛰어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대북 대응에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평화적·항구적 해결원칙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로 우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 부분은 바로 말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코리아 패싱’ 논란을 일축했다.

트럼프 “한국은 미국이 신뢰하는 동맹국”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8일 오전 비무장지대(DMZ)를 전격 방문하려 했지만 악천후로 일정을 취소했다. 기상 악화로 DMZ 동반 방문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청와대는 ‘공고한 한미동맹’이란 강한 의지는 전했다고 자평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짙은 안개를 뚫고 DMZ에 도착한 문 대통령의 의지와 10분 단위로 DMZ 방문 의사를 전하며 안개가 걷히길 기다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한미동맹과 평화수호 메시지를 전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8일 국회에서 연설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다섯 번째,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한중일 3개국 순방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국회 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국회의원들의 환영 속에 연설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의 3분의 2가량을 북한 체제 비판에 할애했다. 북한의 인권 실태를 작심한 듯 자세히 언급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고,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상대적 힘의 우위를 과시하며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전쟁의 시련 속에서 싹트고 역사의 시험을 통해 강해졌다”며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강조했다. 그는 “성공적인 국가로 성장한 한국은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임을 믿는다”며 “미래에도 변함이 없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잔혹한 독재자’라고 규정하고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을 자세히 언급하며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약 33분간 진행됐다. 그는 연설이 끝난 후 여야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함께 박수를 쳤다. 국회 연설 뒤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의 넋을 기렸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현충탑에 헌화하고 방명록을 남기며 1박 2일간의 국빈 방한 일정을 마쳤다.

문 대통령, 동포간담회서 외교 다변화 강조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대통령 내외

▶ 1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1월 9일 자카르타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내외와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
2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1월 9일 오후 보고르 대통령궁 테라타이홀에서 열린 양국 MOU 서명식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이 ‘산업협력’ MOU를 체결하자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직후인 11월 8일 7박 8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10일까지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하는 데 이어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13∼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 및 EAS(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첫 순방국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첫 일정으로 동포만찬간담회에 참석하며, 11월 9일에는 ‘영웅묘지’에 헌화한 뒤 양국 주요 경제 관련 인사들이 참석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 러시아 방문에서 밝힌 신북방정책과 짝을 이루는 신남방정책 구상을 천명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인도네시아 현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위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인도네시아 현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위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 대통령은 11월 8일, 방문 첫 일정으로 자카르타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만찬간담회 자리에서 “이제까지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을 확대해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다”며 “취임 직후 아세안과 인도, 호주, 유럽연합(EU)까지 특사를 보내 우리의 뜻을 알리고 협력 의지를 다졌다”며 문재인정부의 외교 다변화 기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세안 지역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관광지이고 교역·투자 규모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면서 “특히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의 핵심국가”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1월 9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방향과 방산 인프라, 경제통상 및 실질협력 증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아세안 지역의 국제무대 협력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전략적 협력 강화, 공동번영을 위한 실질협력 증진, 인적 교류 촉진, 지역·글로벌 협력 강화 등 4개 분야 27개 문단을 내용으로 한 ‘한·인니 공동번영과 평화를 위한 공동비전성명’을 채택했다.


오동룡│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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