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 상품 가입하면 안마의자 공짜?…알고보니 ‘끼워팔기’
공정위, 소비자 피해주의보 발령…계약서 내용 꼼꼼히 살펴야
# 광주시 남구에 사는 신덕희(46·가명)씨는 안마의자를 무상으로 준다는 567만 원짜리 상조 상품에 가입했다. 방문한 B업체 직원이 무조건 사인만 하면 된다고 하여 신 씨는 계약서의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채 사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며칠 후, B업체가 보내온 계약서를 보니 실제 상조 상품 금액은 369만 원이고, 안마의자 할부금도 3년간 198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 청북 청주에 사는 조기곤(45·가명) 씨는 안마의자가 결합된 ○○업체의 상조 상품을 계약했다. 배송된 안마의자 하부에 스크래치가 있고 좌우 대칭이 맞지 않아 A/S를 요청했으나 제대로 되지 않았다. 조 씨는 상조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안마의자는 별도 상품이므로 안마회사에 문의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안마회사에 연락했으나 이미 포장을 뜯었기 때문에 반품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 강원 춘천에 사는 김정태(55·가명) 씨는 ○○업체의 상조 상품에 가입하면 최대 100만 원까지 TV할부금을 지원하고, 만기 시 100% 환급된다는 말에 해당 상품을 가입했다. 계약 당시 팜플렛에는 110개월 동안 5만4000원을 불입하면 전액 환급한다고 되어 있었다. 팜플렛 뒷면에는 작은 글씨로 ‘○○업체가 폐업하면 불입액의 50%만 피해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김 씨는 불입한 금액을 전부 돌려받고 계약을 해지하고 싶었으나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같이 상조 상품에 전자 제품이나 안마의자를 끼워파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가입하면 안마의자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전화를 받고 가입했으나 이후 안마의자 값이 별도 할부금으로 청구되거나 반품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등의 사례가 많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소비자 피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만기 시 상조 납입금 전액 환급, 전자 제품 지원 등의 조건으로 상조 결합 상품을 구입했으나 해지 시 전액 환급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다.
결합 상품의 경우 계약서가 별도로 작성되거나 하나로 작성되더라도 상조 상품의 계약 내용과 전자 제품 등의 계약 내용이 별도로 구분되어 작성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는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각 계약 대금, 월 납입금, 납입기간, 만기 시 환급 비율, 출금 주체, 청약 철회, 계약 해제의 대상 등 주요 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할부거래법에 따라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 전자 제품과 안마의자 등은 7일 이내에 청약 철회를 할 수 있다. 청약 철회는 의사표시가 적힌 서면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해야 하며, 그 효력은 서면을 발송한 날에 발생한다.
청약 철회 기간이 지난 후 계약을 해제할 때에는 가입 초기 때에는 해약 환급금이 없을 수도 있으며, 전자 제품 등의 지원금이 있을 때는 이를 반환해야 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모집인이 계약 체결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설명한 상조 상품의 내용과 실제 체결한 계약 내용이 달라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공정위는 상조 상품 계약 시 모집인 설명 뿐만 아니라 약관, 계약 내용과 관련된 서류 등도 꼼꼼히 확인해야 하며 특히 계약 기간, 금액, 서비스 내용, 해약 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 추가 부담 여부 등을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계약 내용이 소비자 의사와 다른 경우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계약 체결 시 상조회사에 연락하여 모집인의 소속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현행 할부거래법에서는 모집인에게 계약 내용 설명 의무, 확인 의무 등 각종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모집인에게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와 해당 상조업자에게도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모집인의 계약 내용에 관할 설명·확인 의무를 위반했을 때는 공정위 각 지방사무소나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할 수 있다.
상조 유사 상품 판매 관련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경남 밀양에 사는 E(44) 씨는 2009년 ○○업체의 회원으로 가입해 200만 원을 일시불로 납입했다. 가입 당시 상조 서비스 회원가입이라는 설명과 인증서를 받았으며 8년 후 해약 환급금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E씨는 2016년에 계약을 해제하면서 해약 환급금을 신청했으나 수의 구매 계약이라며 환급금 지급을 거절당했다.
또한 할부거래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선불식 여행 상품 가입으로 소비자 피해를 입는 사례도 많다.
할부거래법에서는 대금을 2개월 이상의 기간에 걸쳐 2회 이상 나누어 지급하고 재화 등의 공급을 대금 전부나 일부를 지급한 후 받기로 한 계약만 보호받을 수 있다. 일시납으로 대금을 받는 경우에는 할부거래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계약 전 홍보 전단, 설명 자료, 계약서 문구 등을 통해 해당 계약이 할부거래법이 적용되는 상조 상품 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 상담센터(1372), 공정위, 광역자치단체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계약 후에는 공제조합이나 은행에 소비자 피해 보상증서 발급, 선수금 보전, 해약 시 환급 기준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홍보관 등에서 상조 서비스에 가입한 경우, 선불식 할부거래 형태의 계약이 아닌 경우가 많으므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정위는 이번 소비자 피해주의보 발령을 통해 상조거래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과 더불어 상조시장의 비정상적인 거래 관행을 정상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