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집값 하락에 경매시장도 찬바람…낙찰가율 급락
주택경기 침체로 법원 경매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급락하고 평균 응찰자 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3.7%로 전월(96.6%)보다 2.9%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2019년 3월 84.5%를 기록한 이후 3년5개월 만에 최저다.
경매 물건당 평균 응찰자수도 4.5명으로 7월(5.0명)보다 줄면서 올해 들어 최저를 기록했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최근 금리 인상 여파와 집값 하락으로 경매 응찰자들도 고가 낙찰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신건 가운데서도 감정가가 높은 것은 대부분 유찰되고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거나 1회 이상 유찰된 것 중심으로 응찰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도의 아파트는 지난달 낙찰가율이 82.9%를 기록하며 80%대로 떨어졌다.
이는 2014년 1월 82.2%를 기록한 이후 8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인천은 상황이 더 안 좋아서 지난달 아파트 낙찰가율이 78.0%를 기록해 70%대로 떨어졌다. 2013년 9월(77.9%) 이후 8년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인천은 최근 입주물량 증가로 집값이 크게 하락 중이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3.7%를 기록하며 2020년 3월(83.3%) 이후 2년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다만 평균 응찰자수는 5.89명으로 전월(3명)보다 높아졌다. 일부 가격이 싼 물건에 응찰자가 많이 올리며 경쟁률이 높아졌지만 고가 낙찰은 꺼리면서 낙찰가율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서울 중앙3계에서 입찰한 강남구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 213㎡ 아파트는 13명이나 몰리면서 감정가(28억9천만원)보다 10억원 이상 비싼 40억2천899만9천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39.4%에 달했다.
처음 입찰에 부쳐지는 신건이지만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며 응찰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여파로 상가의 낙찰가율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상가 낙찰가율은 84.10%로 전월(105.2%)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천의 상가 낙찰가율은 지난 7월 73.9%에서 지난달엔 63.7%로, 경기는 80.6%에서 76.70%로 각각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집값 하락이 본격화한 만큼 경매시장도 당분간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올해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된 상황이어서 경매 시장도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이 싸거나 유망 물건 위주에만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