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권한 분립 ‘공동목회’ 실험 주목
100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 은퇴 후 4명 공동사역 추진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이하 100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는 5월 14일 성도들에게 후임목사 청빙과정을 설명했다. 청빙위원회는 현재 이 목사와 동역하고 있는 정한조 이영란 김광욱 목사와 내년 목사안수를 받는 김영준 전도사 등 4명이 영성·설교, 교회학교, 목회(행정 전반), 대외업무 등 4개 분야를 각기 전담하는 형식으로 공동목회를 하도록 결정했다. 오는 6월 14일 열릴 운영위원회에서 ‘공동목회를 위한 4명의 후임자 청빙’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100주년기념교회는 장년 7000명 다음세대 1300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다. 그러나 담임목사가 과도한 권한을 갖는 여느 대형교회와 달랐다. 이재철 목사는 담임목사지만 다른 전임 목사들과 월 급여가 비슷했고, 판공비 비서 운전기사 등 대형교회 목사들이 누리는 혜택을 거부했다. 오히려 교회를 설립할 때 자택을 교회에 기증했다. 이재철 목사는 공동목회가 100주년기념교회의 미래와 한국교회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교회의 정신과 소명을 지키기 위해 내부에서 후임 목사를 선임하기로 한 상황을 전하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를 통해서 이제 우리나라에 제왕적 대통령은 종언을 고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청빙위원회도 한국교회도 한 사람의 담임목사에 의해 교회가 좌지우지 되는 시대는 끝났다는 의견일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철 목사는 한국 대형교회의 현실을 ‘제왕적 담임목사’로 표현하면서 “제왕적인 담임목사가 기업의 총수처럼 처신하면 교회는 기업으로 전락한다. 제왕적 담임목사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내세우면 교회는 정치집단이 된다. 제왕적 담임목사가 돈 이성 명예 등 욕망의 덫에 빠지면, 교회는 이내 분란에 휩싸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교인들의 몫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12년 동안 담임목사로서 한국교회에 만연한 제왕적 담임목사를 철폐하기 위해 애써왔다”며, 공동목회가 100주년기념교회의 미래와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일이 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동목회를 하게 될 4명의 교역자들도 특징이 있다. 목회 행정 전반을 총괄하게 될 김광욱 목사(49세)는 대외적으로 교회를 대표하는 목사다. 김 목사는 포항공대 연구실에서 박사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총신신대원을 졸업했다. 예장합동 교단 소속으로 2009년부터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대외업무를 총괄할 김영준 전도사(46세)는 일본에서 대학을 나와서 장신신대원과 서울신대에서 공부했고 온누리교회 CGN TV에서 피디(PD)로 일했다. 성결교단 소속으로 2015년부터 대외업무를 맡고 있다. 소속 교단마저 다른 4명의 교역자들은 자신의 분야를 책임지면서 공동으로 교회를 운영하게 된다. 이재철 목사는 “6월 운영위원회에서 공동목회제도 시행을 가결하면, 남은 임기 2년 동안 이분들 중심으로 교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저는 2019년 6월 은퇴하면 곧바로 시골로 내려가서 여생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대형교회의 후임청빙은 기대보다 걱정이 많았다. 2008년 김동호 목사가 높은뜻숭의교회를 4개로 분립하는 방식으로, 대형교회의 새로운 목회이양을 선보였다. 하지만 정작 대형교회들은 분립을 외면했다. 100주년기념교회는 대형교회 문제의 본질을 ‘담임목사의 과도한 권한’으로 보고, 공동목회를 통해 ‘담임목사의 권한을 분립’하는 새로운 방식을 한국교회에 보여줬다. 교회분립을 외면했던 대형교회들이 100주년기념교회가 제시한 새로운 분립을 수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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