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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여름 피서지로 ‘강원랜드’를 택했을까?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2-08-16 14:01
  • |
  • 수정 2012-08-1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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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여름 피서지로 ‘강원랜드’를 택했을까?


- 도박·중독 등 부정적 이미지 벗고 가족단위 휴양지 탈바꿈…고지대라 폭염 없어

[강원 정선] “정선이요? 정선 아리랑 말고 유명한 게 뭐 있나요?”
“한때 석탄으로 유명했다고 들은 것 말고는 잘 모르겠네요.”

정선에 대해 아느냐고 물은면 일반적으로 돌아오는 답변들은 통 시원치 않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는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강원랜드가 위치해 있다. 하지만 강원랜드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 또한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그동안 도박, 중독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렬했던 탓이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강원랜드가 다양한 문화행사를 시도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지난 8월 1일, 강원랜드가 위치한 강원도 정선으로 향했다.

강원랜드는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과 강원도에서 설립한 강원도 개발공사, 그리고 폐광지역 4개 시군(정선,태백,영월,삼척) 지방자치단체 등이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여 투명성을 갖고있다.(사진=강원랜드)
강원랜드는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과 강원도에서 설립한 강원도 개발공사, 그리고 폐광지역 4개 시군(정선,태백,영월,삼척) 지방자치단체 등이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투명하게 운영된다.(사진=강원랜드)

서울에서 강원랜드 근방인 강원도 ‘신고한’역까지는 버스를 타고 3시간 여를 이동해야 한다. 역에 도착한 뒤에 택시를 타고 5분이면 강원랜드에 도착할 수 있다. 왠지 도박에 찌들어 삶을 놓아버린 보기 싫은 도박꾼들이 가득할 것이라는 편견은 도착하자마자 그 첫인상에서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강원랜드 로비에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가득 차 있었고, 여느 휴양지와 다름없는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심지어 카지노장 안에서도 가족단위 손님들을 자주 접할 수 있었고, 고함을 지른다거나 다투는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민들이 흔히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강원랜드의 카지노는 생각보다 제도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듯 보였다. 도박 중독자를 양산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카지노장의 바로 맞은편 건물에 ‘도박중독 관리센터’를 설치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이곳의 월 출입일수는 15일로 제한되는데, 2개월 연속 15일을 출입한 것으로 확인된 고객은 도박중독관리센터에서 교육을 받아야 카지노 출입이 가능하다. 이런 제도적인 뒷받침 덕분인지 실제로 입장객들은 일?거인 편견과 달리 점잖게 게임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2000년 10월 스몰 카지노를 개장한 뒤 2003년에는 카지노호텔의 모양을 갖춘 강원랜드는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강원랜드)
2000년 10월 스몰 카지노를 개장한 뒤 2003년에는 카지노호텔의 모양을 갖춘 강원랜드는 가족단위 휴양지로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사진=강원랜드)

다만, 몇 가지 문제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입장객들이 급격히 증가해 내부 공간이 매우 북적거렸다. 테이블 게임은 물론 간단한 슬롯머신 게임을 하기 위해서도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카지노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간단히 게임을 체험해 보러 왔다는 김송현(가명·35) 씨는 “유일하게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카지노라고 해서 먼 곳에서 찾아왔는데, 게임 한 번 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며 “밤이 되자 카지노 내부에서 걸어다니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카지노 시설은 아직은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증설이 어려워 개장 때와 비교해 크게 변한 게 없지만, 가족 단위 종합 리조트로 탈바꿈 하면서 강원랜드를 찾는 고객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랜는 인기가 많은 테이블 게임은 ARS로 미리 시간대별 예약을 받은 뒤 좌석을 배정하고 있다. 강원랜드의 김홍대 홍보과장은 이런 문제점을 의식한 듯 “손님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건전하게 게임을 즐기다가 갈 수 있는 수요자에 맞춘 환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선의 대표 산업이었던 석탄에 관련된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석탄박물관이 강원랜드 아래에 위치해 있다.
정선의 대표 산업이었던 석탄에 관련된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석탄박물관이 강원랜드 아래에 위치해 있다.

강원랜드에서 카지노만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강원도 정선은 한때 석탄산업으로 유명했던 지역이다. 박성수 카지노 지원팀장은 “석탄 산업이 지역 경제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정선이 석유가 발달하자 위기에 처했다.”며 운을 뗐다. “그 때 한국 유일의 내국인 출입가능 카지노가 강원랜드와 함께 유치됐고, 지역경제가 다시 활성화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선 곳곳에서 석탄 산업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강원랜드 바로 아래에 위치한 ‘정선 석탄역사체험관’이다. 이곳에서는 석탄을 캐내고 운반하는 데 쓰인 장비와 고단한 광부들의 삶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광부들이 쓰던 안전모나 그들이 타던 버스까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또 탄광 속을 직접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광부들의 노고를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다.

강원랜드 언덕 아래에 석탄역사체험관이 들어서 있다면, 언덕 위쪽으로는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가득 차 있다. 정선을 한눈에 바라다볼 수 있는 하이원리조트의 곤돌라와 하이킹 코스는 이미 큰 인기코스가 됐고, 고원의 바람을 맞으며 감상할 수 있는 각종 공연들도 펼쳐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 지역에는 폭염이란 없다. 해발 800m 이상에 위치해 한낮에도 30℃를 넘지 않고 저녁에는 22℃ 내외를 웃돈다. 여름 휴가철 피서지로 제격인 셈이다. 특히, 지난해 말 정선에 위치한 하이원리조트가 ‘하늘길 명품화 조성계획’을 발표하며, 단계적으로 주변 명산을 연계해 신규 코스를 개발, 총 연장 160Km의 명품 트래킹로를 조성 중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걷는 길을 완성해 이 지역 관광 활성화에 불을 지피겠다는 전략이다.

하이원리조트에서는 여름 성수기 기간(7.20~8.19)동안 매일 멀티미디어 음악분수와 불꽃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사진=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에서는 여름 성수기 기간(7.20~8.19)동안 매일 멀티미디어 음악분수와 불꽃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사진=강원랜드)

이 밖에도 하이원의 호수공원에서는 불꽃, 분수, 레이져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만드는 동양 최대의 멀티미디어 음악 분수와 빛의 향연인 루미아르떼 등도 선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카사시네마 소극장에서는 연중 무휴로 남미풍의 이색적인 공연과 명화를 감상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정 고원에서 만난 신용현(서울·35) 씨는 “서울의 폭염을 피해 색다른 곳으로 피서를 왔는데 정말 만족스럽다.”며 “바닷바람과 다르게 신선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고, 가족과 함께 잔디밭에 앉아 공연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강원랜드 호텔과 붙어있는 컨벤션 호텔의 활용도 역시 높다. 학술행사 등 수 천 명 단위로 열리는 컨벤션이 진행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라는 설명. 특히 올해 초에는 국제스키연맹(FIS)총회를 유치해 110개국 1천 5백여 명의 동계스포츠 관계자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국내 10대 퍼블릭 골프장인 하이원CC와 국내 최고시설로 평가받는 하이원스키장과 함께 워터월드 사업도 추진 중이다.

각종 공연 및 행사가 열리고 있는 강원랜드의 모습.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전체 방문객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각종 공연 및 행사가 열리고 있는 강원랜드의 모습.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전체 방문객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양홍석 카지노본부장은 “강원랜드는 이제 카지노로 시작해 호텔, 컨벤션, 콘도미니엄, 골프장, 스키장 등 연 500만 명이 다녀가는 국민의 사계절 종합리조트로 발전해가고 있다.”며 “카지노가 일부 특정 계층만이 누리는 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 책임하에 즐기는 건전한 여가 문화로 변화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내 사설 카지노를 포함한 불법 도박자 증가와 해마다 해외 카지노 원정 도박으로 생겨나는 연 2~3조 규모로 추정되는 국부 유출 방지를 위해 강원랜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수밖에 없다.”며 “카지노의 순기능을 살리고 관광인프라 산업을 더욱 강화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경험해 본 강원랜드는 예전에 생각하던 음울한 풍경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건강한 성인 오락문화가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많은 보완점이 필요한 듯 보인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인식부터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외국의 우수한 사례들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오락문화가 자리잡아 제대로 순기능을 발휘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정책기자 김준호(대학생) peacewillpeace@gmail.com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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