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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없는 전자책·온라인 유통이 ‘젊은 피’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2-09-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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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2-09-14 16: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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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없는 전자책·온라인 유통이 ‘젊은 피’

출판사 전문화·콘텐츠 경쟁력 확보돼야…생활형 독서 프로그램 필요

[책! 책을 읽읍시다] 침체된 출판산업의 부흥

조선왕조가 5백년을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은 선비들의 독서에서 나왔다. 1866년 병인양요 때 강화도를 침략한 프랑스 해군의 한 장교는 “이곳에서 우리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어디든지 책이 있다는 사실이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출판업계 관계자들은 독서는 한 나라의 지식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며 독서만이 침체된 출판문화도 살리고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파주출판도시는 인간과 자연, 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진 책의 도시다. 기획, 생산, 유통 등 출판산업의 세 요소를 한 곳에 모아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파주출판도시는 인간과 자연, 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진 책의 도시다. 기획, 생산, 유통 등 출판산업의 세 요소를 한 곳에 모아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에서 자유로를 따라 북쪽으로 얼마간 달리다 보면 파주출판도시를 만날 수 있다. 출판도시는 3백여 개의 출판사와 인쇄사, 유통사회가 한곳에 밀집된 세계 유일의 출판문화도시다. 시내에 들어서자 음식과 식당가가 장악한 일반 도시와는 분위기부터 사뭇 달랐다. 거리는 깨끗했고 교통은 한산했다. 무엇보다 건물 하나하나가 저마다 개성을 뽐내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상 파주북소리 사무총장은 “9월 15일부터 9일간 개최될 ‘파주북소리 축제’ 준비로 출판도시 전체가 바쁘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출판사와 저자, 독자가 한 공간에서 만나 소통하고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된 국내 유일의 지식축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출판도시에서 만난 여러 출판 관계자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출판 전문도시를 가졌고 아시아 최고의 책 관련 축제를 개최하고 있지만 출판산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1년 콘텐츠산업 통계’를 보면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출판산업의 사업체 수는 2만7천8백여개이고 관련 종사자 수는 20만3천2백여 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05년부터 출판산업 관련 업체가 연 평균 3.9퍼센트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간만은 일정기간 정가제 유지해야”

파주출판도시입주기업협의회 부회장인 송영만 효형출판사 대표는 “2년 전부터 출판시장이 더욱 가라앉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정도”라며 “그나마 주로 팔리는 책은 처세서, 자기계발서, 학습서같은 실용서적이나 베스트셀러 위주”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독서가 유행을 따르는 나라가 별로 없다”며 “이런 허약한 독서풍토에서 출판사들이 생존을 위해 당장 팔리는 책에 매달리다 보니까 좋은 책을 기획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1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은 1년 동안 평균 9.9권, 학생은 24.3권의 독서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출판인회의 감사인 주연선 은행나무출판사 대표는 “출판시장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은 우리나라가 가진 독특한 출판환경의 영향도 크다”고 지적했다.

“국내 출판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출판사가 너무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출판사가 많다는 것은 콘텐츠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위해서는 좋을 수 있지만 과다경쟁으로 영세함을 벗어나기 어려운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문제는 도서정가제 문제입니다. 도서정가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다 보니 편법이 난무하고 서적의 유통질서가 어지럽습니다. 최소한 신간(新刊)에 대해서만이라도 일정 기간 도서정가제를 지키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 대표는 “독서는 어려서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는 입시위주 교육 때문에 학생들이 인문학분야의 책을 거의 읽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전자책 시장서 새로운 활력 기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출판 도소매업 중 오프라인 도소매업의 매출액은 2005년 7조6천여억원이었으나 2010년에는 7조3천여억원으로 감소하였다.

반면 온라인 출판유통업 매출액은 2005년 1천3백여억원이었으나 2010년 1조3천여억원을 기록하며 5년간 약 10배의 성장을 하였다. 이러한 온라인 출판유통업의 성장은 출판산업의 유통구조가 오프라인 도소매업에서 온라인 도소매업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출판업도 지속적인 증가추세다. 2008년 1천1백여억원이던 전자출판업의 매출액은 2010년 1천9백여억원으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약 27.3퍼센트 성장하였다. 아직은 우리나라의 전자책 규모는 전체 도서 매출의 2~3퍼센트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단말기인 스마트폰이 3천만대, 태블릿PC가 2백만대 보급되어 있다”며 “구글이 만든 첫 태블릿PC인 ‘넥세스 7’이 20만원대에 보급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전자책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전자책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던 출판사들도 전자책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저는 전자책 시장의 확대가 출판사의 경영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현재 종이사전이 주변에서 거의 사라졌듯이 출판시장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전자책이 출판산업 전반의 파이를 키우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출판 전문가들은 “현재의 출판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출판사가 자기 전문 영역을 구축하는 특성화 전략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어려서부터 책을 접하고 읽게 하는 ‘북스타트 운동’처럼 정부와 지자체가 앞장서서 사람들의 일상과 접목할 수 있는 생활형 독서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서 보급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제공:위클리공감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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