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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여, ‘왜’라는 호기심 가져라..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3-02-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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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3-02-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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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여, ‘왜’라는 호기심 가져라

[글로벌 영 코리안] 데니스 홍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

9년간 20여 종 혁신적 로봇 개발…미 로봇산업 미래 이끌 인물로 평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로봇을 운용하는 나라다. 군사용 무인 로봇부터 인명구조용 특수 로봇까지 모든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했다. 이런 미국에서 정교하고 혁신적인 로봇으로 주목받는 젊은 한국인이 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의 데니스 홍 교수다. 미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의 완벽한 재난구조용 로봇 개발에 몰두하는 그는 미국 로봇 산업의 미래를 이끌 인물로 꼽힌다.

데니스 홍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로봇 스트라이더가 사람을 대신해 위험한 장소를 탐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데니스 홍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로봇 스트라이더가 사람을 대신해 위험한 장소를 탐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기계공학과의 데니스 홍(홍원서·41) 교수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로봇 과학자 중 한 명이다. 홍 교수가 이끄는 로멜라(RoMeLa, Robotics & Mechanisms Laboratory) 팀은 지난 9년 동안 뱀·거미·인간의 모습을 한 20여 가지 로봇을 개발했다. 대표적 로봇으로는 미 해군 소방용 로봇 사피르와 타임지가 선정한 2011년 최고의 발명품 휴머노이드 찰리 등이 있다. 시각장애인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도 그의 작품이다.

최근 홍 교수는 미국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구조용 로봇 개발사업에도 참여했다. 원전 사고 현장에서 구조업무를 벌일 수 있는 로봇 개발이 목표다.

“로봇이 사고 현장까지 직접 자동차를 운전해 가야 합니다. 차에서 내린 다음에는 다양한 장애물을 헤치고 걸어갑니다. 목표 건물에 도착하면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합니다. 밸브를 돌려 가스 유출을 막은 다음 굴착기로 벽을 뚫습니다. 이 역할을 하는 로봇 개발이 과제입니다.”

일곱 살 때 영화 <스타워즈> 보며 과학자 꿈

 
DARPA의 로봇 개발사업에는 홍 교수팀을 포함해 모두 7개 팀이 참여했다. DARPA의 과제에 대해 홍 교수는 현존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는 오히려 한 단계 앞선 새로운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인간의 근육과 흡사한 새로운 소재를 적용해 로봇의 움직임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고 있다. 전기 모터뿐만 아니라 공기 압력으로 손가락 관절을 움직여 더욱 섬세한 조작을 가능하게 했다.

그는 “지금까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며 로봇을 만들어왔다. 반드시 성공해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재난구조용 로봇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홍 교수가 이처럼 세계적 로봇 과학자로 성장한 데는 영화 <스타워즈>의 영향이 컸다.

“일곱 살 때였습니다. <스타워즈>를 처음 봤는데, 영화에 나오는 로봇과 우주선이 너무 신기해 넋을 잃고 바라봤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C-3PO와 R2-D2를 보며 직접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로봇 과학자가 인생의 목표가 된 것이지요.”

그는 힘든 일을 척척 해내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어린 홍 교수의 꿈은 가족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무럭무럭 자라기 시작했다. 호기심이 강했던 홍 교수는 라디오나 믹서, 심지어 TV까지 닥치는 대로 뜯어보고는 했다. 이런 홍 교수를 부모님은 혼내지 않고 오히려 칭찬해줬다. 스스로 궁금증을 풀려는 좋은 자세라는 것이었다.

“아버지도 과학자였기에 저를 이해하고 격려해 주었던 듯합니다. 저도 지금 우리 아들을 같은 방법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홍 교수의 아버지는 국방과학연구소 항공우주담당 부소장, 인하대 교수, 한국항공우주학회장을 역임한 홍용식 박사다.

홍 교수는 로봇 과학자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다니던 중 유학을 결심했다. 그는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지만 중·고등학교를 한국에서 졸업했다. 미국에서 위스콘신 주립대와 퍼듀 공대를 거쳐 버지니아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각광받는 과학자 홍 교수에게도 춥고 배고팠던 시절이 있었다.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교수로 갓 임용됐던 30대 초반 시절이다. 그는 당시에도 재능 있는 젊은 학생들과 함께 로봇 연구팀을 꾸렸다. 의욕은 넘쳤지만 곧 커다란 문제에 직면했다. 연구를 의뢰하는 기업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연구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자신을 믿고 고생하던 학생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대학교수가 되고 나서 처음 2년 반이 가장 힘들었다. 공들여 준비한 제안서가 하나 둘 퇴짜맞는 모습에 속이 상해 혼자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신의 제안이 왜 거절당했는지 다시 차분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는 제안서를 보내기 전에 먼저 시제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는 남은 연구비를 모두 털어 시제품을 제작했다. 그리고 시제품을 바탕으로 다시 제안서를 만들어 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실제 제품은 제가 상상했던 제품과 확연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제야 왜 기업이 제안서를 돌려보냈는지 알 수 있었어요.”

한국 로봇 과학자와 교류… 미국 대학에 ‘휴보’ 소개

기업의 지원이 늘자 홍 교수는 버지니아공대 내에 로멜라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나섰다. 로멜라는 기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적 로봇을 연이어 발표하며 미국 내에서 로봇 전문연구소로 자리를 잡았다. 로멜라의 위상이 높아지자 한국의 로봇 과학자들과 교류도 늘기 시작했다. 실례로 DARPA 프로젝트에서 홍 교수가 만드는 로봇의 손과 팔은 한국기업인 로보티즈가 제작한다. KAIST 과학자들과도 지속적으로 교류한다. KAIST의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가장 먼저 수입해 미국 대학에 소개한 인물이 바로 홍 교수다.

그는 한국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소 간 협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홍 교수 팀에서 제작하는 로봇의 인공지능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담당한다.

“한국 대학들은 각기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각각의 장점을 모으면 더욱 혁신적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지요. 미국에서는 공동과제를 함께 수행하며 연구개발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문화가 필요합니다.”

홍 교수는 한국의 현재 로봇 기술수준을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 재능과 열정이 넘치는 과학도가 많은 점도 한국 로봇의 미래가 밝은 이유라고 홍 교수는 말한다. 그는 로봇 과학자를 꿈꾸는 한국 학생들에게 “항상 왜 그럴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공부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한국에서 끊임없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제공 :위클리공감]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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