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와 아이폰, 그리고 창조경제
스티브 잡스와 아이폰, 그리고 창조경제[창조경제 이렇게] ①융합으로 창조의 꽃 피운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로운 시대의 비전으로 제시한 ‘창조경제’의 핵심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조산업 육성과 IT·SW융합을 통한 기존 주력산업 구조의 고도화 등이다. <공감코리아>는 새 정부의 5대 국정목표 중 하나인 ‘창조경제’의 의미와 과제를 짚어본데 이어 이번에는 실천전략을 알아보는 시리즈를 준비했다.<편집자주> 아이폰이 세상에 나오기 전인 지난 2006년 가을, 스티브 잡스는 유명 벤처투자가 마크 안드레센과 부부동반 저녁식사를 하게 됐다. 잡스는 청바지 주머니에서 아이폰 원형을 마크에게 보여주고 주요 기능을 설명해 줬다. 하지만 안드레센은 아이폰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블랙베리의 광팬이었기 때문이다. 안드레센은 “스티브, 손가락으로 스크린에 직접 입력하는 게 통할까?”라며 아이폰의 성공에 의문을 표시했다. 잡스는 그를 한동안 뚫어지게 응시한 뒤 간단하게 대답했다. “(고객들은) 곧 익숙해질 걸!”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사망 1주기를 맞아 소개한 그의 비화 중 하나이다. 유명 벤처투자가조차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던 아이폰은 2007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2억5000만대가 넘게 팔리는 대성공을 이뤘다. 아이폰은 기존에 없던 기술을 새로이 개발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아이폰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핸드폰, 카메라, MP3, 노트북, 게임기 등 많은 디바이스들이 있어야 가능했던 일들을 한 번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스마트 문화’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시장을 탄생시키며 각 산업분야로 그 활용범위를 넓혀 나가는 등 ICT융합의 혁명적 모델로 꼽히고 있다. □ 대한민국의 신시장, 융합에서 찾는다 아이폰의 사례처럼, 글로벌경제는 융합을 통한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박근혜 정부도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5대 국정목표 중 하나로 삼고, 과학기술과 ICT, 아이디어·상상력, 기존 산업 등을 융합한 새로운 산업, 새로운 시장의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25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세계적으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언급한 뒤, “기존 시장을 단순히 확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융합의 터전 위에서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창조경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간의 벽을 허문 경계선에 창조의 꽃을 피우는 것”이라며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가 과학기술과 IT를 핵심으로 한 창조경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게 된 배경은 기존 산업의 한계에서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산업이었던 제조업은 지난 10년간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고 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31년 잠재성장률을 1%로 전망했는데, 조사대상 34개국 중 33위로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다. 성장률 저하는 곧 일자리 창출 약화로 이어진다. 이를 바로잡고 소득 4만 달러 시대로 가기 위해 새로운 산업, 새로운 시장 창출이 절실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선진국 추격형, 칸막이식 R&D 구조로 인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의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한다. □ 선진국도 과학기술과 ICT융합에 드라이브 세계 각국은 경제 불황 타개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과학기술과 IT에 주목한다. 최근 선진 각국이 과학기술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도 이런 인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2기 행정부는 ‘경제·에너지·기술 이노베이션’의 3대 축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향후 국가혁신의 우선순위를 청정에너지, 바이오, 나노, 첨단제조업, 항공우주, 의료기술, 교육기술로 선정하고 R&D·인력·인프라·생태계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EU와 회원국은 우선 중점투자 분야로 정보통신, 나노, 바이오, 첨단제조업, 소재, 우주, 보건, 식품안전, 에너지, 스마트 그린 교통 등을 선정해 이들 분야에 필수적인 과학, 핵심기반기술에 대한 투자는 물론, 제품 및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의 R&D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역시 자국의 거대한 내수시장과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핵심원천기술과 최첨단 제조업 공정분야의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로드맵’에 따르면, 새 정부는 과학기술 패러다임을 기술·지식 확보가 목표인 현재의 분절형 R&D를 신산업 창출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통섭하는 ‘생태계 창조형 R&D’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과학기술과 ▲문화컨텐츠·SW·인문·예술과 융합한 유망 성장동력 발굴 ▲고령화·에너지 등 국가 당면 이슈 해결 및 공공시스템과 연계한 신시장 창출 지원 ▲빅데이터·초고성능컴퓨팅 등을 활용한 공공·민간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신산업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주력산업이 새로운 시장과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창의성과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융합형 성장환경을 조성하면서, ▲시장선도형 핵심 소재·부품 개발 ▲항공산업 핵심부품 기술개발·인프라 구축 ▲C(탄소)- 소재의 독자 기술력·생산능력 확보를 통한 신산업 창출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산업경제연구센터 소장은 “경쟁력 있는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최종재 관련 핵심기반기술 R&D 외에도 관련 분야 핵심기술과 인프라 구축, 핵심소재·부품·장비·시스템 등에 관한 기술, 경우에 따라서는 SW와 콘텐츠 개발을 위한 R&D 지원도 동시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의 부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통해 창조형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1월26일 “실리콘밸리에서는 도전 후 실패를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데, 자금이 굉장히 풍부하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일일이 안 해도 자금이 풍부하게 지원되도록 하고, 그 다음에 패자가 부활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연대보증 제도를 없애 창조적인 기업도 나오고 창업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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