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소통’으로 공동체 회복·지역경제 활성화
‘골목소통’으로 공동체 회복·지역경제 활성화[지역경제 활성화 현장을 찾아서] ② 경기 수원 주민 주도 제2 새마을운동···문화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고 지자체 공무원들이 책상 앞에 앉아서 펼치는 행정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현장에서 지역민과 어울려 함께 만들어내는 정책들이 큰 평가를 받는 시대이다. 여기, 지자체와 지역민이 함께 앞장서 지역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고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사례가 있어 공유한다.(편집자 주) 우리에게 골목은 소통의 공간이었다. 집집마다 활짝 열려진 대문에서 뛰어 나오는 아이들은 골목을 누비며 친구를 사귀고 놀았다. 어른들은 골목 어디라도 쉴 곳이 있으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눴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또 어떤 사람에게는 잊혀졌던 옛 추억의 한 조각일 수도 있는 우리의 옛 모습. 이제는 보기 힘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이 뛰어놀던 골목은 사라졌다. 옆집에 사는 이웃이 누군지도 모른다. 심지어 공동주택에서는 층간소음에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이들도 있을 만큼 많은 것이 변해 버렸다. 이처럼 도시의 삭막한 골목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수원시 조원1동의 얘기다. 수원시, ‘마을르네상스’ 통해 골목소통으로 공동체 회복·지역경제 활성화 연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원시가 내건 카드는 바로 골목이었다. 경기 수원시는 “골목에서 소통하다”라는 주제로 올해 지역경제 활성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수원시는 2010년 마을만들기 사업을 시작했다. 마을만들기 사업의 핵심은 마을공동체의 회복이다. 수원시는 이를 정책브랜드 네이밍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정책브랜드인 ‘마을르네상스’라고 일컫는다. “마을만들기는 지방자치가 부활하면서 시민단체에서 일부 주민들과 함께 시도했던 운동을 체계화한 것입니다” 최 주무관의 설명이 이어진다. “택지개발사업과 도시개발사업으로 원도심(원래 주민들이 대거 거주하고 생활했던 도심공간)의 주택들이 도시외곽으로 진출하고 공공기관이나 상업기관만이 남게 되는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죠” 원도심에 살던 사람들이 빠져나가니 상권은 쇠퇴하고 빈 자리에는 저소득층과 외국인 등이 유입돼 동네의 슬럼화로 이어진다는 것이 최 주무관의 얘기. 이러한 곳에 주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관의 지원을 통해 공동체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는 것이 바로 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원도심 공동화 현상·슬럼화 해결 위해 ‘마을만들기 사업’ 시작 이번에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수원시 조원1동도 그런 마을 중의 하나였다. 조원1동은 총인구 3만 3000여명 중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장애인을 포함하는 저소득계층이 2351명이다. 이는 총인구의 7%에 해당하는 수치로 다른 동네에 비해 그 비율이 높은 편이다. 조원1동에서 마을만들기는 단순한 봉사활동에서 시작했다. 시장 상인회의 몇몇이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반찬나눔봉사를 하면서 “우리 동네가 어떻게 하면 활기를 띄고 잘 살 수 있게 될까? 동네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하며 했던 고민들이 마을만들기 사업의 참여로 연결됐다. 수원시는 주민들 스스로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공모받았고, 조원1동 상인회 봉사단은 고민 끝에 나온 아이디어로 공모사업에 응모했다.
이 과정을 통해 조원1동에 대추동이 문화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가 설립됐다.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15명의 주민이 모였다. 또 마을만들기 시작을 위해 전문가가 투입됐다. 주민들과 전문가는 함께 마을조사를 실시했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 회의를 통해 주민 스스로 해결방안을 찾아냈다. 최종열 주무관은 마을만들기 사업은 주민들이 원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수원시의 역할은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 뿐입니다. 과거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진행한 새마을 운동은 정부에서 주도했잖아요? 진행 주체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고 얘기했다. 주민들이 나서서 “잘 살아보세!”를 외치는 마을만들기 사업. 혹자는 그래서 지금의 마을만들기를 제2의 새마을 운동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주민들이 스스로 “잘 살아보세!” 외치는 제2의 새마을 운동 그렇게 조원1동은 마을만들기 사업 첫 해인 2011년 작은도서관의 운영을 시작하고, 다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요리교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경제야 시장에서 놀자 등의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더욱 많은 마을만들기 프로그램들이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특히 시설·공간 조성사업에 중점을 두고 우범지역으로 판단된 시장내 공원을 새롭게 단장했다. 주민 350여명이 모여 공원 인근 벽면을 타일벽화로 꾸며 포토존으로 만들고, 조명기구, 운동기구 설치, 화장실 리모델링 등을 실시하고 공원 한 켠에는 무대도 설치했다.
조원1동 사람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는 실제 마을만들기 사업의 가장 큰 효과이기도 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마을만들기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무료로 지원하는 재능기부자도 늘어났다.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마을에서는 할 수 있는 일도 점점 많아졌다. 이와 함께 조원1동의 가장 큰 우범지역으로 알려진 공원이 포토존과 디자인벤치, 무대 등을 갖춘 마을 자랑거리로 탈바꿈하면서 범죄율이 감소했다는 것이 전반적인 조원1동 주민들의 평가다. 최종열 주무관은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사업 전과 비교해 20% 정도 늘어나 시장매출의 증가로 이어졌다”며 “조원1동의 사례는 수원시 마을만들기 우수사례 25개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고 밝혔다. 주민들 간의 공동체 회복되며 범죄율 감소로 이어져…시장매출도 증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을 위한 과 단위 행정조직을 만든 수원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수원시에서는 마을만들기 사업에 26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체 예산의 0.2%에 불과한 금액으로 그 중 조원1동이 지원받은 금액은 9000여 만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만들기가 주민들에게 미치고 있는 영향은 돈으로는 이보다 몇십, 몇백배의 가치를 지닌 유형·무형의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었다.
최 주무관은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이나 재개발, 재건축도 마을 만들기와 연계해서 진행하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마을만들기가 다른 지역에서도 널리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죽어가고 있던 골목을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시키고 그 안에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수원시 조원1동. 이들은 공동체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 두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고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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