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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마을을 만들죠”···협동조합으로 자립을 꿈꾸다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3-07-0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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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3-07-0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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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마을을 만들죠”···협동조합으로 자립을 꿈꾸다

수원시 조원1동, 지자체 지원없이 마을기금 조성해 발전·성장 시도

“맛있는 돈가스 팔아 자립할 겁니다!” 공감코리아 취재진이 대추동이 문화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 회원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조원시장 내에 위치한 사회적 협동조합인 마돈나(마을을 가꾸는 돈까스 나눔터).

6월 초 문을 연 이곳은 점심 영업이 끝나고 새로운 소스를 개발하고 맛을 표준화 시키기 위한 교육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유니폼을 갖춰입고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이들은 모두 조원1동 주민.

김병곤 대추동이 문화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장과 주민들이 새로운 소스를 개발하기 위한 교육을 받고있다.
김병곤 대추동이 문화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장(가운데)과 주민들이 새로운 소스를 개발하기 위한 교육을 받고있다.

“오늘은 우리마을 만의 특징을 살린 대추소스를 활용한 돈가스를 처음으로 만들어 볼 겁니다”. 유니폼 입은 부녀자 회원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김병곤 회장이 말문을 열었다.

조선시대,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묘를 이장한 후 제물로 쓸 대추나무를 심어 대추골로 불리기 시작한 조원동. 조원1동 주민 모임이 대추동이 문화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라 불리는 것, 마돈나가 대추를 넣은 돈가스 소스를 개발한 것에는 모두 같은 이유가 있었다.  

사회적 협동조합 통해 지자체 지원없이 자립할 계획

조원1동은 지난 2011년부터 수원시의 마을만들기 사업의 도움을 받아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시설·공간 조성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우리가 시의 도움을 받아서 이렇게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결국은 우리들이 사용하고 쓸 공간이잖아요. 스스로 사업들을 해나가고 싶었습니다”. 김 회장이 단단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시장내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주변 상권에 피해를 주지 않는 품목으로 업종을 설정했고요 그 과정에서 시장 상인분들과 여러차례 협의를 거쳤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마돈나는 마을 저소득층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메뉴인 돈가스로 결정됐다.

마돈나는 수원시의 지원금 일부와 위원회 회원들이 기금을 모아 만든 수원시의 첫 사회적 협동조합.
마돈나는 수원시의 지원금 일부와 위원회 회원들이 기금을 모아 만들어졌다. 사회적 협동조합으로는 수원시에서 두번째.

사회적 협동조합인 만큼 돈가스를 판매한 수익은 고스란히 마을기금이 된다. 개인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지만 마돈나에는 자투리 시간이라도 짬을 내 양배추라도 썰어주고, 설거지라도 한 번 하고 가려는 조원1동 주민들도 늘 북적북적하다.

“위원회 회원들이 전부 자원봉사로 마돈나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비용을 지급하고 고용한 인력은 3명뿐인데 모두 다문화가정과 저소득층 부녀자들이죠”. 영업을 시작한지 한달 정도된 마돈나의 돈가스는 점심때에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봉사하는 주민 대부분이 가정을 지키는 주부라 저녁에는 가정을 돌봐야 한다는 것이 이유지만 다른 숨은 이유는 마돈나를 또 하나의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어서이기 때문.

낮에는 수익 올리고, 저녁에는 주민들 커뮤니티 공간으로 변신

마돈나는 낮에는 돈가스를 팔아 자립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저녁에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같이 배우고, 정을 쌓아가는 커뮤니티 공간이 될 예정이다.  

결혼한 뒤 조원1동에 정착해 24년째 이 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정순옥 부위원장은 주민들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낀 일화 하나를 소개해 줬다. 

“얼마전 아이들 놀이터에 구조물이 파손돼 위험하다고 한 주민 분이 저한테 사진을 찍어 보냈더라고요. 저는 그걸 즉시 주민센터 담당자분께 스마트폰 메신저로 연락해 조치해달라고 했고요. 며칠 만에 바로 구조물은 수리가 됐습니다. 사실 어찌보면 자기 일이 아니잖아요? 예전 같았으면 내일이 아니니깐 생각으로 이런 제보하지도 않았을텐데 정말 많이 변했어요. 뿌듯합니다”.

정순옥 부위원장(오른쪽)과 그녀의 권유로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딸 허설아씨가 작은도서관에서 봉사활동 중이다. 조원1동의 작은도서관 역시 다른 지자체와 달리 주민들이 나서서 운영하고 있다.
정순옥 부위원장(오른쪽)과 그녀의 권유로 마을만들기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딸 허설아씨가 작은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조원1동의 작은도서관은 다른 지자체와 달리 주민들이 전반적인 관리부터 봉사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마을만들기 사업 초창기부터 위원회 활동을 했던 정 부위원장의 열정은 아무도 못 말린다. 대학에 수시합격하고 시간이 남는 딸을 마을만들기 사업에 동참시킨 것도 정 부위원장.

“작은도서관에서 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엄마가 시켜서가 아니라 제가 먼저 하겠다고 나섰어요”. 정 부위원장의 딸 허설아 씨는 지난해 말부터 조원1동 마을 주민 자녀들로 구성한 그린나래 봉사단을 이끌어 가고 있다.

“마음이 마을을 만든다”···애정과 관심이 마을 변화시켜

앞으로의 목표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이런 부모들의 모습을 보고자란 아이들이 지금 부모세대가 하고 있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이어 조원1동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 이라고 말하는 이들.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마음이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사람들을 뭉치게 하고 마을을 변하게 하더군요”.

모든 것은 마음에서 출발하더라며 마돈나를 통한 경제적 자립에도 자신있다고 활짝 웃는 조원1동 주민들. 이제 조원1동은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수원시 조원1동 주민들과 마을만들기 추진단 관계자들이 활짝 웃고 있다.
수원시 조원1동 주민들과 마을만들기 추진단 관계자들이 활짝 웃고 있다.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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