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밥상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밥상[농축산물 신유통 현장을 가다] ① 전북 완주 로컬푸드 직매장 복잡다단한 농축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으로 생산자 중심의 유통계열화와 직거래 확대가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직거래 확산을 통해 유통단계를 축소,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이익을 보는 유통구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만나 서로가 상생하는 신유통 현장을 공감코리아가 취재했다.(편집자 주) 로컬푸드 직매장 - 농가와 소비자 모두 행복한 상생 유통 최근 수도권 일대에 내린 폭우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16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는 적상추 1박스 (4kg)가 4만 8000원에 거래됐다. 일주일 전 1만 4000원에 비해 세 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같은 시각 전북 완주군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 한 소비자가 보기에도 신선해보이는 상추 600g 1봉지를 1800원에 샀다. 가격을 따져보니 가락동시장은 1g 당 12원인 반면, 용진농협 직매장은 3원으로 4배가 차이 났다. 모르긴해도 최종 소비자 가격은 더 차이가 날 것이다.
비슷한 품질의 두 상품 가격은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일까! 비밀은 바로 유통에 있다. 대개의 농산물은 생산지에서 소비자 밥상에 오르기까지 보통 5~6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친다. 반면, 산지 농산물만 취급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중간 과정이 생략되고 지역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당일 곧바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생산자는 공판장 등에 팔 때보다 1.5배에서 2배 정도 값을 더 받고, 소비자는 마트 등에 비해 20~30% 싸게 농산물을 산다. 당사자 모두 이익을 보는 거짓말 같은 거래가 바로 직거래인 것이다. 전북 완주에 4곳, 김포에 2곳 등 6개소 운영 로컬푸드 직매장은 현재 완주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을 비롯해 완주에 4곳(1곳은 이달 중 개장), 김포에 2곳 등 6개가 있다. 이 중에서도 지난해 4월 27일 문을 연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로컬푸드직매장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당일 밭에서 수확한 채소와 과일 등 작물은 물론 된장·두부 등 각종 농산물 가공품을 포함해 300~400가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용진농협직매장은 개점 첫해인 지난해 8개월 동안 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루 평균 2300만원의 놀라운 매출이다. 올해는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하나로마트’ 운영할 때의 연 6~7억원 매출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평일에는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 주말에는 2000여명이 이곳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공감코리아 취재진이 찾은 16일에도 오전부터 장을 보러온 주부들로 매장안은 붐볐다. 정완철 용진농협 조합장은 “고객 중 70~80%가 인근 전주시민들이고, 20~30%는 퇴근 후 부인의 부탁으로 장을 보러온 인근 관공서 및 회사 직원들”이라고 귀띔했다. 전주 송천동에 사는 주부 조선옥씨는 “일주일에 보통 2번 이상 온다”며 “다른 곳에 비해 싱싱하고 값도 저렴하다. 채소와 과일은 대부분 여기서 사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로컬푸드직매장의 농축산물 가격은 연중 큰 차이가 없다. 가격결정권이 농민에게 있지만, 직매장측에서 농민들과 지속적인 교육과 교감을 통해 일정한 가격을 유지케하고 있다.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싸게 사고 로컬푸드는 소비자들만 좋은 게 아니다. 생산자도 대만족이다. 직매장 옆 창고에서 농작물 포장을 하고 있던 농부 최영진씨는 “그전에는 공판장에 주로 팔았는데 그 때보다 가격이 훨씬 좋다”며 “요즘은 이름을 보고 택배주문도 많이 들어온다”고 환하게 웃었다.
최씨 옆에서 오이를 포장하는 임정순 할머니도 한마디 거들었다. 임 할머니는 “어떤 날은 오이, 어떤 날은 호박, 깻잎 등 그날 그날 좋은 것들을 가져온다”며 “예전에는 소량이라 어디 팔데가 없었는데 여기는 조금씩 내놓아돼 우리에게 딱이다”고 설명하며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이렇듯 농가들은 물건을 대기 위해 하루에도 한 두 차례 직매장에 들른다. 직매장에 설치된 CCTV 를 통해 집에서도 판매 상황을 알 수 있어 재고에 맞춰 작물을 가져온다. 용진농협 직매장과 거래하는 농가는 대개 소농이나 고령농이다. 참여농가 350가구 중 100가구는 월 평균 수입이 300만~400만원을 넘는다. 농촌 현실에 비쳐볼 때 상당한 수입이다. 사실 완주군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이 활성화 된 것은 농가 그 중에서도 소농·고령농 지원과 큰 연관이 있다. 판로가 없는 소농 등의 자립을 위해 직매장을 활성화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수년간 조직 신설, 예산 지원, 조례 마련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앞으로 직매장도 계속 늘려나가고, 꾸러미사업, 공공급식 등 이른바 ‘관계형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월급받는 소농 및 고령농을 3000~5000세대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안에 30개, 2016년 안에 100여개로 확대 예정 지난해 10월 전주 효자동에 문을 연 완주로컬푸드 직매장도 이런 일환에서 완주군과 지역 농축협이 출자해 마련한 곳이다. 농업회사법인인 (주)완주로컬푸드가 운영하는 이 직매장도 평일이지만 장을 보는 소비자들로 활기 차 보였다. 완주군 내 1200여 농가가 물건을 대고 있는 이 직매장에는 가공품을 포함해 400여가지의 농산물을 팔고 있다. 이곳 역시 문을 연지 채 1년이 안됐지만 상품이 신선하다는 소문이 나며 주말에는 4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근 효자동 휴먼시아 아파트에 사는 주부 이애라씨는 “그날 나온거라 그런지 정말 싱싱하다. 냉장고에 보관해보면 금방 차이가 난다”며 “예전에는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물건을 샀는데 이제는 거의 직매장에 온다”고 말했다. 현재 용진농협과 완주로컬푸드는 매장을 증축하거나 신규점포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용진농협은 9월 완공을 목표로 매장 옆에 건물을 증축, 고객 편의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다. 완주로컬푸드는 이달 27일 모악산 주차장 입구에 2호점이자 본점인 ‘해피스테이션 모악점’을 개장해 직매장은 물론 농가레스토랑도 운영할 계획이다.
로컬푸드직매장은 현재 6개가 있지만 앞으로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현재 직거래활성화사업 산지사업자 신청을 받고 있다. 올해 안에 30여개의 직매장을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농협도 이와 병행해 로컬푸드직매장을 2016년까지 100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처럼 로컬푸드직매장이 빠르게 확산되며 농가도 살고, 소비자도 만족하는 도농 상생의 새로운 유통구조의 정착이 기대되고 있다. ◆ 로컬푸드직매장 주소 및 연락처 -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 : 전북 완주군 용진면 상운리 85 , (063)243-7009 - 완주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 효자동점 :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2가 50-6, 1600-0125 - 완주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 모악점 : 전북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길 95, 1600-0125 - 상관농협 로컬푸드직매장 : 전북 완주군 상관면 신리 660-4, (063)282-5100 - 김포 로컬푸드직매장 : 경기도 김포시 북변동 154-2, (031)981-8456 -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 : 경기도 김포시 북변동 108-6, (031)984-85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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