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유흥가가 벼룩시장이 되다니…”
“세상에! 유흥가가 벼룩시장이 되다니…”[창조경제의 꽃, 지역별 특성화 사업] 대전 대덕구 200리 로하스길
계족산·대청호 엮어 ‘200리 로하스길’ 조성… 이야기 담은 길로 즐거움 선사
이야기가 있으면 사람이 모인다. 사람이 모이면 돈도 모인다. 안전행정부와 경상북도가 공동 주최한 ‘제19회 지역경제 활성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안전행정부 장관 우수상을 수상한 대전 대덕구의 이야기다. 대덕구는 ‘스토리가 흐르는 200리 로하스길’로 특색 있는 관광상품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전 대덕구는 오감(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을 테마로 계족산과 대청호 등 인근 관광자원에 이야깃거리를 입힌 ‘스토리가 흐르는 200리 로하스길’을 조성했다. 14개 구간의 길마다 이야기를 입혀 전국적인 생태학습의 장으로 만들었다. 3대 사업으로 ▶보고 듣는 중리행복길 벼룩시장 ▶맛과 향의 법동·송촌문화관광형 시장 ▶체험과 교육의 장, 스토리가 흐르는 정려의 길 등을 만들었다. 대덕구청 홍보문화팀 전기원 주무관은 “3대 사업을 통해 지역 가치를 키우고, 돈과 사람이 모이는 지역으로 변모하면서 도시 전체에 활력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중리행복길 벼룩시장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시민이 행복해지는 공간이다. 원래 대덕구 중리동 카페 밀집지역은 불법 성매매업소가 모여 향락산업이 번성하던 자리였다. 불법 주차와 좁은 인도, 난립한 유흥업소 등으로 홍역을 치르던 장소였다.
대덕구는 경찰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단속에 나서는 한편 이곳을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공간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반발하는 60여 유흥업소를 담당자들이 일일이 찾아가 커피전문점 등으로 업종을 변경하도록 유도했다.
중리행복길 벼룩시장 주변엔 노상카페도 운영
부정적인 거리 이미지를 개선해 남녀노소 누구나 찾고 싶은 거리로 탈바꿈시키고,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어 유동인구 유입과 상권 활성화가 이뤄지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대덕구는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벼룩시장을 이곳에서 열기로 하고 2012년 10월부터 중리행복길 조성사업에 들어갔다. 봄철과 가을철,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되는 토요일 낮 시간대에 벼룩시장을 열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벼룩시장 운영 외에도 노후한 간판 400여 개를 교체하고, 노상카페 ‘해피푸드존’을 운영하며, 각종 예술공연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한편 테마공원을 조성하는 등의 노력을 더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덕구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리행복길 벼룩시장 방문객 수는 총 4만7천여 명에 달했다.
50퍼센트는 대덕구민이고 나머지는 다른 구 거주자와 인근 청주, 옥천, 세종시와 계룡시 주민들이었다. 11월 1일까지 매주 토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이번 가을 개장에서도 150여 부스에 인파가 몰려들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시민들은 헌 옷가지에서부터 장난감과 생활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을 내놓고 사고파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처럼 지역경제 활성화의 토대가 된 것이 첫번째 효과라면, 낙후된 대덕구의 이미지를 탈피함으로써 거주민들이 자긍심을 갖게된 것이 두번째 효과다. 대덕구에 거주하는 김진아(39) 씨는 “유흥가라는 인식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 꺼렸던 곳인데 완전히 바뀌어서 깜짝 놀랐다”며 “좋은 물건을 싸게 사고팔 수 있을 뿐더러 아이들에게도 나눔의 의미를 알게 하는 유익한 장소가 됐다”고 말했다. 중리행복길에 스며든 행복한 이야기에 시민들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밖에 대덕구는 ‘로하스 대청水포츠센터’를 개장했고, 향후 오토캠핑장과 장동 경관단지 등을 차례로 개장해 중리행복길 벼룩시장 등이 포함된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계절 이야기가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장으로 계속 육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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