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으로 얻은 성과, 서민경제 온기 지핀다
개혁으로 얻은 성과, 서민경제 온기 지핀다[경제혁신 3개년 계획 현장 속으로] ① 공공기관 개혁-한국지역난방공사
공기업 첫 방만경영 개선 완료…요금동결·일자리창출로 혜택은 국민에게
사상누각이라는 말이 있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제아무리 높은 건물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경제도 그렇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경제는 조그만 위기에도 흔들린다. 정부가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첫머리에 둔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다.
이중 최근 방만경영 해소와 부채감축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공공부문 개혁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의 핵심과제다.
방만경영 정상화를 통해 국민의 생활편의를 높이고 일자리 창출 등 서민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개혁사례를 소개한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열병합발전(열+전기 생산)을 통해 지역냉난방사업, 전기판매, 신재생에너지사업 등을 펼치는 종합 에너지공기업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신도시 등을 포함해 공동주택 126만 가구 및 2000여개 상업용 건물에 지역 난방을 공급하고 있으며, 원전 1.5기 규모의 전력도 생산·공급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2013년 12월 발표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서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 20개 기관’에 포함됐다.
그간 대내외 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를 받아왔고 2012년 설립 이후 최대 수익을 기록하는 등 경영성과가 양호했지만 2013년 국정감사에서 퇴직자에 대한 순금 행운열쇠 지급과 고용세습 조항 유지 등이 지적된 게 결정적이었다.
이에 대해 지역난방공사측은 “임금인상률 및 복리후생도 정부 기준에 따라 적절히 운영되며 경영성과에 따라 법에 보장된 복지기금이 증가했을 뿐이었다”며 “때문에 복리후생이 과다한 방만경영 중점관리 기관에 포함되자 직원들은 수용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당시 곤혹스러웠던 상황을 설명했다.
◇ 1인당 복리후생비 607만원→ 406만원 감축 목표
이처럼 중점기관에 포함된 데 대해 내부의 이견이 있었으나, 공사 전체로는 정부의 정상화대책에 따라 국민 신뢰 회복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
특히 방만경영의 기준이 공공기관이 아닌 국민들의 눈높이로, 1인당 복리후생비 607만원은 국민들 기준으로는 과도한 수준이라는 자성 아래 김성회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으면서도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의 협력을 이끌어 낼 실현 가능한 정상화 계획을 수립했다.
공사의 목표는 20개 개선과제를 2014년 상반기에 완료하고, 이를 통해 1인당 복리후생비를 607만원에서 33% 낮춘 406만원으로 줄이는 것이었다.
공사는 6월까지 과제 개선을 완료하기 위해 단기간 내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실행 조직으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신설했다.
사장을 위원장으로 임원, 민간위원, 실무진 팀·처장 등 22명이 참여해 방만경영 및 부채관리에 대한 의사결정 및 정상화 계획과 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리스크를 관리했다.
특히 다른 기관과 달리 사장이 직접 위원장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주관하고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실질적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외부전문가 2명을 위원회에 참여시켜 비대위의 실효성을 강화했다.
이밖에 ‘방만경영 개선 TF’를 구성하고 노·사 5명씩 10명이 참여하는 ‘노사합동 TF’를 구성·운영하며 노동조합과의 공식 협상채널을 가동했다.
◇ 처음에는 노조 등 반발 거세…경영진 끊임없는 설득으로 6개월만에 개선 완료
그러나 독점체제인 다른 공기업과 달리 SK, GS 등 임금과 복지수준이 높은 민간 대기업과 경쟁하는 지역난방공사 직원들은 임금과 복지수준에 대한 기대수준이 매우 높았고, 따라서 복지제도 감축에 따른 상실감도 클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정상화대책 발표 직후 취임한 사장에 대해서도 ‘낙하산 사장’이라는 우려로 인해 초기에는 직원들의 경영진에 대한 신뢰수준이 낮은 편이었다.
때문에 사장이 직원 소통의 첫 작업으로 지난 2월 11일부터 2주간 본사 및 16개 지사를 돌며 정상화 대책 방향, 개선계획, 개선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지만 직원들을 납득시키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노조는 양대노총 공공기관 노동조합의 ‘정상화대책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했고,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에 교섭권을 위임하는 등 사측과의 협상이 불가능함을 천명했다.
그리고 4월 지역난방공사를 포함한 공기업 1군 소속기관(대형 공기업 10개) 노조위원장이 공동투쟁을 재결의하면서 노동조합과 합의도출은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김성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전통적인 협상과 설득(Top-down 소통 활성화)을 통해 기간내에 방만과제 개선이 어려움을 깨닫고, 아래로부터 소통을 통한 협력(Bottom-up 소통 활성화)으로 추진전략을 전환했다.
보통 역대 사장들은 연 1회 현장(지사)을 방문했지만 김성회 사장은 취임 6개월도 안돼 16개 지사를 2회 이상 순회하면서 지부장과 말단 직원을 직접 만나 현장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적극 해결해 나갔다.
이러한 소통노력에 처음엔 반응이 없던 현장 지부장 및 조합원들도 노조 집행부에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과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이어 정상화 이행계획의 합의 여부를 조합원 투표로 결정하자고 건의했고, 지난 6월 23일 조합원 투표 결과 58.6%의 찬성으로 노사합의서가 체결됐다. 그리고 다음날인 24일 이사회 개최를 통해 규정개정을 마침으로써 6개월간의 방만경영 개선 노력이 결실을 거두었다.
◇ 첫 방만경영 개선 완료…16개월간 요금 동결 등 서민경제 온기 지펴
이로써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모든 개선과제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며 ‘공기업 1군 중 최초 방만경영 개선 완료’라는 성과와 함께 지난 7월 말 1차 중간평가에서 방만경영 중점관리기관 지정 해제가 됐다.
또한 지난 10월 30일 ‘공공기관 정상화의 날’에 발표된 중간평가 결과, 최고 득점으로 1위를 하며 ‘정상화 우수기관’으로 부총리 표창까지 받았다.
지역난방공사는 정상화 계획에 따라 개선된 과제의 지속성 확보가 방만경영 정상화의 완결이라는 인식 아래, 지속성 확보를 위한 사후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이어 노사간 소모적인 논쟁을 뒤로 하고, 경영 정상화와 국민행복을 높이기 위한 생산성 및 효율성 향상에 공사의 온 역량을 쏟고 있다.
주 연료인 LNG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등 요금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지난 16개월간 단 한 차례도 요금을 올리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사 홍보팀 양해붕 차장은 “같은 기간 전기요금은 한 차례 인상을 통해 5.4%가 올랐으나, 지역난방은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16개월간 요금을 동결하고 있다”며 “현재 난방비는 도시가스에 비해서도 18% 가량 저렴하다”고 말했다.
요금동결과 함께 관리사무소 직원 교육, 기계실 배관 교체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며 소비자들의 편익 향상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자동 한진 6단지 아파트는 최근 기계실 배관 교체 시 공사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열효율을 대폭 올렸다.
김영숙 관리소장은 “기계실 배관시스템을 교체한 뒤 난방비가 전년에 비해 20% 이상 절감돼 주민들이 매우 좋아하고 있다”며 “다른 기관에 비해 지역난방공사 직원들이 현장에 훨씬 자주 방문하는 등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잘 수렴하고 있다”고 공사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지역난방과 전기사업 외에 미래신성장 동력산업인 지역냉방사업과 신재생에너지사업, 해외사업 등 다각화를 통해 최고의 종합에너지공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김성회 사장은 “단기적으로 볼 때 방만경영 정상화는 고통스럽고 피하고 싶은 과제였으나 긴 안목으로는 회사의 역량을 결집하고 체질을 개선함으로써 개인과 회사, 국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정상화 이행의 의미를 밝혔다.
이어 “정상화 효과가 국민에게 돌아가도록 방만경영 정상화에 따른 60억원의 절감 재원을 고객서비스 분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해 고객 만족과 함께 서민경제 활성화에도 적극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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