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스트레스와 좋은 스트레스?
김정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세상에 처음 물레방아가 나오면서 , 이제 세상 고생 다 끝났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한다. 그 힘든 방아 찧는 일을 물이 알아서 해주니까. 그런 뒤로도 세상에는 사람 참 편하게 하는 것들이 많이도 나왔다. 탈 것에는 바퀴달린 수레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하늘은 물론이고 우주까지 날아다닌다. 주판과 같은 간단한 계산도구가 이젠 컴퓨터로 발전하여 셈하는 일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한다. 그러면 우리는 저 옛날에 비해 얼마나 더 편안하고 스트레스 하나도 없는 삶을 살고 있는걸까? 이 물음에 고개 끄덕이며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모르긴 해도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의 일상은 온통 스트레스의 연속이요 스트레스의 소용돌이라고 보는 사람들 수가 훨씬 많지 않을까?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옛날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할 때 정말로 돌아갈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런데 사람들은 스트레스 하면 무엇을 떠올릴까? 대부분 부정적인 사건만을 떠올리기 쉽다. 직장인이라면 과중한 업무, 상사의 질책, 동료나 부서간의 갈등 등을 생각할 것이고 , 아이들 이라면 부모의 과도한 기대, 공부 혹은 성적에 대한 부담, 여러 개의 학원을 가야 하는 것 등을 생각할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스트레스라면 나쁜 것만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옛날이 더 좋아 보여도 다 좋은 것은 아니듯이 스트레스도 다 나쁜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버나드(Bernard)같은 학자는 스트레스를 그 효과에 따라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는 유스트레스(eustress:순기능적 스트레스)로 구분하였다. 디스트레스는 우리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고통스럽고 불쾌하며 부정적인 사건들(이를테면 가까운 이의 죽음, 교통사고, 질식, 채무 같은 것들)로서 우리의 자원과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질병에 취약하게 만들며 우리에게 괴로움, 고통, 근심 등을 가져다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의 범주에 속하는 것들이 바로 디스트레스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이에 반해 유스트레스는 흥미 있고 즐거우며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활력을 주는 유쾌한 변화 혹은 요구들(이를테면 결혼, 승진, 새집을 사서 이사하기와 같은 것들)로서, 이러한 사건들 역시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긍정적이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유스트레스는 우리에게 환경에 대한 재적응을 요구하는 사건들이지만 이들은 긍적적이고 건설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유도하여 자존심을 고양시키거나 많은 것들을 성취하게끔 해준다. 그래서 좋은 스트레스라고도 부른다. 유쾌한 사건이든 불쾌한 사건이든 이와 같은 경험들 사이의 공통 요소라면 , 일생을 살아가면서 이들 사건들을 어쩔 수 없이 끊임없이 직면해야만 한다는 사실이고 또한 이것들이 사람들에게 일종의 적응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즉, 사람들은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아들여야하고 이에 부단히 적응해야 하는 삶의 한 단면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트레스가 피할수 없는 운명이라면 스트레스를 친구삼아 함께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피할 수 없으면 , 즐겨라”란 말처럼 말이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유혹을 제거하는 길은 유혹에 빠져버리는 길이다” 스트레스 자체를 인정하고 애써 피하려 하기보다는 스스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편이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제일 조건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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