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구호활동으로 대한민국 위상 세계 떨쳤다
완벽한 구호활동으로 대한민국 위상 세계 떨쳤다공군15비행단 255대대 필리핀 재난 구호활동 성과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죠. 섬 전체가 통째로 바닷물에 한번 잠겼다 빠진 상황이어서 건물이 모두 파괴됐고…. 아무튼 모든 게 소금물에 푹 절여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폐허가 된 필리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C-130 항공기 2대와 함께 처음으로 타클로반 현지에 파견됐던 정연학(중령) 공군15특수임무비행단 255특수작전비행대대장은 공중에서 본 타클로반 섬의 모습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 대대장을 비롯한 255대대 장병 30여 명은 지난 14일 오전 우리 정부의 첫 구호물품을 싣고 서울공항을 출발해 6시간 30분 비행 끝에 필리핀 세부 막탄 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이 필리핀 이재민을 위해 공수한 구호물품은 텐트, 식량, 담요, 식수, 세정제 등 총 4만4000여 파운드, 약 2만㎏. 이미 막탄 공항에는 미국·호주 등 11개국에서 구호물자를 싣고 온 군용항공기들이 도착해 있었다.
우리 공군 C-130 항공기들은 피해가 가장 심한 타클로반으로 가려고 했지만 원래도 별로 좋지 않은 공항 사정에다 시설 대부분이 태풍 피해로 파괴된 상황이어서 먼저 구호물품을 싣고 도착한 항공기가 빠져나오지 못해 1시간가량을 공중에서 대기하다 세부로 돌아와야 했다. 당시 타클로반 공항에는 항공기 2대가 겨우 내릴 수 있는 상황이었고 비상타워 하나만 남고 나머지 시설 전부가 파괴된 상황이었다. 활주로 역시 정상적인 활주로의 절반 수준인 4500피트 정도만 사용할 수 있었다. 결국 이들은 타클로반 상공에서 처참한 현장상황을 확인하고 먼저 도착해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던 외국군 연락장교와 무관들을 통해 현지 상황을 종합해 구호활동에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했다. 이들이 1박2일 간의 짧은 구조활동을 마치고 귀국하는 동안 구조대와 의료진 등 40여 명으로 구성된 우리 정부의 긴급구호대 본진을 태운 공군 C-130 항공기 3대가 다시 필리핀으로 파견됐다. 구조견, 구조·의료장비, 생수·식량 등도 함께 필리핀 현지에 공수됐다.
이들은 1차 구호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동료들이 전해준 현지상황을 고려해 구호활동을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해서 현지에 파견됐다. 16일 세부에 도착한 이들은 17일부터 매일 1~4차례씩 비행을 하며 세부에서 타클로반으로 들어갈 때는 구호물자를, 타클로반에서 세부로 나올 때는 이재민과 교민들을 실어 날랐다. 이들이 구호활동을 펼친 10일간 20여 차례 비행을 통해 실어나른 구호물품은 총 31만8000여 파운드, 14만4000여㎏에 이르고 대피시킨 이재민도 13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이 지난 24일 세부 현지에서 추가로 구호 활동을 위해 파견된 공군5공중기동비행단 C-130 항공기 2대와 임무를 교대하고 25일 오후 복귀했다. 이렇게 3차례에 걸친 공군 수송기를 이용한 구호활동을 통해 총 42만6000여 파운드의 구호물품이 필리핀 이재민들에게 전달됐고 1300여 명의 이재민 등이 우리 공군 수송기를 이용해 재난 지역을 빠져나왔다. 정 대대장은 “이런 신속하고 효과적인 구호활동이 가능했던 건 2011년 완성된 정부의 해외 긴급구호대 매뉴얼 때문”이라며 “255대대는 언제든 긴급구호 상황이 발생하면 48시간 이내에 동남아 지역에 파견돼 구호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3차 파견의 항공통제관으로 현지 구호활동을 지휘한 최종택(대령) 15비 항공작전전대장은 “현지 구호활동을 통해 많은 필리핀 이재민들이 도움을 받았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 왔다”며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빠진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최 전대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지에서 요구하는 구호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냄으로써 대한민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높이 떨칠 수 있었다”며 “이번 활동은 단순한 구호활동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군사외교활동이었다”고 강조했다. 국방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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