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날려라, 나의 스톤이여!”
“장애를 날려라, 나의 스톤이여!”휠체어컬링팀, 밴쿠버 은메달에 이어 2연속 메달 목표로 구슬땀 [2014 소치 동계장애인올림픽] 3월 8~17일
이런 관심과 기대감이 3월 7일 개막하는 소치장애인올림픽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휠체어를 타고 스톤을 던지는 ‘휠체어컬링’ 대표팀에 말이다. 휠체어컬링은 동계스포츠 인기 종목인 컬링을 장애인들이 즐길 수 있도록 정비하여 만든 스포츠이다. 일반 컬링과 다른 점이 있다면 스위핑(스톤의 경로 앞 빙판을 닦아주는 행위)을 하지 않고 손동작만을 통해 스톤을 하우스 영역 안으로 밀어넣는다는 것이다. 스위핑을 하지 않는 탓에 온전히 손의 감각에 의존해 경기를 치른다. 따라서 활쏘기와 같이 전통적으로 손을 사용해 과녁을 맞히는 게임에 능한 한국인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얼음 위에서 하루 5시간 훈련… “추위와의 싸움입니다” 3월 8일 노르웨이와의 첫 경기를 앞두고 휠체어컬링 국가대표 선수들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 종일 빙상장에서 훈련중이다. 그 중 얼음 위에서 하는 훈련만 꼬박 5시간. 안 그래도 추운 겨울 날씨에 적정 온도가 섭씨 영하 5도인 컬링장에 있다 보면 가장 큰 적은 바로 ‘추위’이다. “추위를 이겨내는 방법이요? 하하, 그런 건 없어요. 최대한 보온성이 높은 옷을 입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죠. 그렇다고 정교한 손동작을 요하는 운동이니만큼 두껍게만 입을 수도 없고요.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도 대회를 앞두고는 혹여 도핑 테스트에 걸릴까 싶어 안 먹어요.” 나이로나 컬링 입문 기간으로나 팀의 ‘막내’라는 서순석(44) 선수가 “추위와의 싸움은 끝이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2009년 처음 컬링을 접하게 된 서 선수는 컬링에는 낚시를 하는 것과 같은 묘한 끌림이 있다고 말한다. 선수들끼리의 작전에 따라 매번 경기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컬링의 큰 매력 중 하나다. 휠체어컬링 대표팀 신경용(32) 감독은 “컬링 종목은 당일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크게 차이 나는 만큼 고된 훈련보다는 지금까지 다져왔던 감각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연습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번 소치올림픽을 통해 이슈가 된 여자 컬링팀처럼 “세계 무대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경기 운영을 펼치겠다”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꼭 획득해 ‘컬링 붐’에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참가국 10개 팀의 전력을 살펴보면 1강6중3약 체제로 나뉘어요. 1강은 캐나다 팀이고 6중에 우리나라와 미국·러시아·스코틀랜드·스웨덴·중국 팀이 속하죠. 세계 1위인 캐나다 팀은 실력이 워낙 뛰어나고, 우리는 나머지 5개 국가와 메달 경쟁을 하게 될 거라 예측해 봅니다.”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주장인 김종판(46) 선수는 컬링을 접한지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처음 컬링을 접할 때는 ‘추운 데서 이게 웬 고생인가’ 싶었지만 재미를 붙이고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새 가슴 한 편에 태극기를 달게 됐습니다”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가족들도 이런 그를 무척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한다. “열네 살, 여덟 살 이렇게 아들만 둘이에요. 훈련 때문에 집에 자주 못 가 둘째는 어서 빨리 집에 오라고 투정을 부려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김명진(44) 선수에게도 이번 올림픽은 그 누구보다 감회가 남다르다. 2002년부터 12년째 컬링에 매진해 온 그는 국내 휠체어 컬링 대표팀 원년 선수이자 2010년도 밴쿠버장애인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이기도 하다. “컬링을 한 이후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지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였어요. 오랜 기간 열심히 한 보람을 느꼈고, 그날을 계기로 지금까지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됐죠. 팀워크가 좋은 만큼 컨디션만 잘 유지한다면 이번 올림픽에서는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휠체어컬링은 팀 구성도 특별하다. 바로 남녀 혼성팀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반드시 여성 선수가 한 명 이상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 규칙이다. 그래서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혼성 대표팀’이라 불린다. 이번 대표팀에는 여성 선수가 두 명이다. 지난 밴쿠버 때 은메달을 획득했던 강미숙(48) 선수와 이번에 처음 올림픽에 참가하는 윤희경(48) 선수다. 강미숙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탈락했지만, 뛰어난 실력과 경기운영 능력으로 일찌감치 후보 선수로 재선발됐다. 올림픽 첫 출전을 앞두고 있는 윤희경 선수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세계 강호들과의 경기를 앞두고 걱정보다는 설렘이 먼저라고 말한다.
이제 곧 소치로 떠나는 선수들에게 희망사항을 물었다. 이구동성이 터져나왔다. “언제든 마음껏 연습할 수 있는 컬링 전용경기장이 더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더불어 마음 편히 안정적으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실업팀이 운영됐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어떤 결과를 내보이느냐에 따라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소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격려 바랍니다.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올 저희들을 기다려 주세요.” [위클리공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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