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기생충…원색 난타전 전락한 역대급 '비호감 대선'
짐승·기생충…원색 난타전 전락한 역대급 '비호감 대선' 박빙 판세 속 네거티브 막말 '봇물' 대선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박빙 판세가 이어지자, 현장 유세도 한층 격화하는 양상이다. 여야 대선캠프가 나란히 '막말 경계령'을 내리고 입단속에 나섰지만, 과격한 표현과 조롱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상호 네거티브 공방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지적을 방증하듯, 갈수록 원색 비방전으로 흐르는 형국이다. 박빙의 대결 구도에서 강한 수위의 언사를 통해 우선 지지층을 결집하고 보자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환호하는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 22일 경기도 안산시 문화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2.2.22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비판하면서 '깡통', '짐승' 등의 표현을 썼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지난 21일 경제분야 TV토론 이후 SNS에 윤 후보가 '무지'하다고 비판하며 "빈 깡통이 요란하다는 걸 확인한 토론회"라고 적었다. 같은당 허종식 의원은 최근 인천 유세에서 윤 후보의 '집권 시 전 정권 적폐 수사' 발언을 거론하며 "배신까지는 이해한다 치고 상대 당 후보가 돼서 문재인 정부를 적폐로 몰아 문 대통령을 죽이겠다고 한다"며 "사람과 짐승이 다른 건 딱 한 가지다. 은혜를 알면 사람이고 모르면 짐승"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거친 언사를 쏟아내고 있다. 윤 후보는 최근 수도권 유세에서 자신의 '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 원칙에 대해 여권이 '정치보복'을 주장하는 것을 두고 "파시스트들, 그와 비슷한 공산주의자들 이런 사람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힐난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경제분야 TV토론 당시 이재명 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에 대해 "대선을 2주 앞둔 후보가 찰 수 있는 똥볼의 드라마 중 최고치"라고 비판했다. 야권후보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당과 감정 섞인 공방을 주고받는 이준석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기사를 링크한 뒤 "댓글로 ㄹㅇㅋㅋ 네 글자만 치세요"라며 조롱성 글을 남겼다. 'ㄹㅇㅋㅋ'는 '리얼(REAL·진짜)'을 뜻하는 'ㄹㅇ'과 웃음을 뜻하는 'ㅋㅋ'를 합친 말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네 말이 다 맞다"며 상대방의 비논리적 주장을 조롱하는 의미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북 익산 유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전북 익산시 익산역 동부광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2022.2.22 [공동취재] 네거티브 공방도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재명 후보가 지난달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고 선대위도 뜻을 따르겠다고 했으나, 민주당은 '윤석열 검증'을 이유로 네거티브성 공세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공식선거 운동기간 대중 연설에서 부각할 윤 후보의 문제점으로 ▲ 무능·무지 ▲ 주술 ▲ 본부장(본인·부인·장모) 의혹 ▲ 보복정치 공언 등을 제시하며 '윤석열 4대 불가론'을 내부 문건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5일 대구 연설에서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의혹을 거론하며 "작년 대구에서 주술·사교 집단이, 신천지가 감염을 확대할 때 누군가는 압수수색을 거부하면서 방역을 방해하고 사적 이익을 취했다"고 비판했다. 상임선대위원장인 송영길 대표도 19일 강원 속초·양양 유세에서 윤 후보를 겨냥 "국민이 불러낸 후보가 아니라 건진법사와 주술인들이 불러낸 후보"라고 깎아내렸다. 김의겸 의원은 개별적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해 '소가죽 엽기 굿판' 행사 무속인과 윤 후보 부부의 친분 의혹을 연일 제기하며 '네거티브 공세'의 소재를 제공하고 있다. 선대위는 최근 "살아 있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세력들에 나라를 맡기시겠습니까"라는 문구의 현수막 사용 가능 여부를 중앙선관위에 문의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앞서 선관위는 민주당이 요청한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 "무당도 모자라 신천지가 웬 말이냐" 등의 문구 사용도 허용했다.' 토론 준비하는 대선 후보들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후보들이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2022.2.11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도 이에 질세라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이 후보 자택의 옆집(GH 합숙소)이 선거사무소로 쓰였다는 이른바 '옆집 의혹'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은 SNS와 라디오 출연 등을 통해 "(이 후보 집에서) 돼지 키우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옆집에 기생충이 있었던 것"이라며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도 "이 후보님, 세금으로 밥 먹고, 세금으로 합숙소 쓰고, 세금으로 수발 인원 쓰고. 이게 뭡니까? 앞으로 제대로 세금 숙식, 간수 제공하는 데로 가시죠"라고 '감옥행'을 시사했다. 국민의힘 논평에는 "김씨와 기생충들이 먹어댄 그 많은 음식 구매를 위해 국민 혈세 332만원이 사용됐음이 확인됐다"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선관위에 "법카로 산 초밥 10인분, 소고기는 누가 먹었나"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사용할 수 있는지 선관위에 문의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이런 '네거티브전'이 지속되는 배경에 대해 양당은 '검증과 네거티브는 한 끗 차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검증과 네거티브 사이에 경계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강도를 세게 하면 네거티브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검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네거티브를 자제하려 하지만, 유세 현장에서 분위기를 돋우려다 보니 자극적인 표현이 동원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성준 기자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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