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트위터 김문수, 대학생과 通했다
파워트위터 김문수, 대학생과 通했다
경기도, 안산 영어마을서 대학생기자단과 1박2일 캠프 개최 ‘소통’ 주제로 트윗토론회, 기자단 2기 결산보고회 등 열려
-어떻게 하면 현빈처럼 부드럽게 보일 수 있을까요?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공들여 만든 현빈 트레이닝복을 입으세요. ”
“살을 찌우세요. 볼 살을 찌우면 좋으실 듯해요.” “불가능합니다. 현빈이 나오는 TV를 없애 버리세요. 다시 태어나셔야 합니다.”
-우리 딸이 어영부영 시간만 허송세월하지 말아야 할텐데. “지사님께서 보시기에 어영부영 하는 것 같아도 따님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딸을 응원해주세요.”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제가 내조를 잘 하겠습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트위터에 올린 고민에 팔로워들의 답변이 쏟아졌다. 현빈처럼 부드러운 이미지를 원한다는 김 지사의 트위터에 한 팔로워는 파란색 반짝이 트레이닝복을 입은 현빈 몸에 김 지사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올려 주위를 경악케 했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후 현재 실업상태인 딸 문제로 김 지사가 고민하자 팔로워 둘은 뜬금없이 장인으로 모시겠다며 청혼하고 나섰다.
22~23일 1박2일간 경기도영어마을 안산캠프에서 열린 ‘경기도 대학생 소통&공감 캠프’는 혈기왕성한 젊은이들과 김문수 지사가 세대간 벽을 허무는 신명난 잔치가 됐다. 이번 행사는 트위터와 블로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해 경기도가 마련했다. 경기도대학생기자단 2기의 연간 활동을 결산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대학생기자단 1,2기 50여명과 파워트위터 10명, 파워블로거 5명, 인터넷매체 기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첫날인 22일엔 ‘생각대로 通’을 주제로 트윗토론회가 열렸다. 현장에서 대학생들이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올린 질문에 김 지사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통통 튀는 질문과 김 지사의 솔직담백한 답변에 2시간가량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정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지사는 “젊은이가 원하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답했다.
민생탐방의 하나로 김 지사가 도내에서 20여차례 택시운전한 것을 묻는 팔로워도 있었다. 김 지사는 “택시로 돈 버는 게 상당히 어렵다. 대여섯번은 적자가 났다. 벌어야 1~2만원이었다”며 “굉장히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버스로 민생탐방을 해볼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엔 “대형운전면허 자체가 없어 어렵다”고 웃어 넘겼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자신의 생각도 가감없이 밝혔다. 젊은이들이 우리나라 전체를 고민하는 게 너무 적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 지사는 “젊은이들의 관심이 다양하고 국제화해 가고 있지만, 북한이나 힘든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같다”면서 “제가 이런 얘기하면 (젊은이들이) 답답해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한 학생은 “저희 나이 때는 6.25전쟁 등이 와닿지 않는다. 정부 차원에서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통의 공간을 마련해 주거나 행사를 열어주면 더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윗토론회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학생들은 “별 우환없이 평범하게 지내는 게 행복이다”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자기 주변이 행복해야 한다” 등 다양한 견해를 밝혔다. 김 지사는 “행복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다. 작은 데서부터 지금 이 순간 마음 속에서 자기 행복을 찾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트윗토론회에 앞서 대학생기자단이 미리 작성한 ‘소망엽서’를 가지고 트위터에 관해 김 지사에게 묻는 시간도 있었다. 학생들은 ‘팔로워 2만명 돌파하면 우리 번개해요.’ ‘지사님보다 10년 젊은 우리 아빠는 문자도 못 보내는데 사진과 동영상까지 올리시다니 존경합니다.’ ‘지사님 저는 왜 맞팔 안 해주나요?’ ‘지사님 일분에 몇 타까지 가능하세요?’ 등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 지사는 “정확하게 (트위터에 글을) 써야 해서 사실 시간이 걸릴 때가 많다”며 ‘맞팔’을 해주지 못한 데 미안해했다.
김 지사는 팔로워 1만7천여명을 둔 명실 공히 파워트위터다. 김 지사는 “차 타고 행사장으로 이동할 때 짬을 내 트위터를 한다”며 “(트위터를) 배우는 것 자체가 즐겁기도 하지만, 바로 바로 여러 사람과 소통한다는 게 신기하고 편리하다”고 트위터 예찬론을 폈다.
이번 캠프에선 또 대학생기자단이 6개 분과별로 1년간 취재하며 느낀 경기도의 모습을 UCC 형태로 소개하는 보고회도 열렸다. 남성그룹 UV의 ‘쿨하지 못해 미안해’를 패러디한 동영상을 제작, 발표한 통일분과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통일분과팀장인 서지은(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3년) 양은 “대학생기자단 1기에 이어 2기를 연임했다. 1기 땐 막내였는데 이번에 팀장으로 활동해 감회가 남다르다”며 “최전방 탐방과 평화통일마라톤대회 등이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경기도가 우리나라 통일의 소통매개체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접는 2기 대학생기자단원들도 저마다 아쉬움을 나타냈다. 복지환경자치분과에서 활동한 정화연(한국외대 러시아어학과 3년) 양은 “마지막 행사라 아쉽다. 대구가 고향이라 경기도에 대해 잘 몰랐는데 기자단을 통해 시·군마다 특색이 있다는 걸 알았다”며 “사회에 진출할 때 기자단 활동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경(남·중앙대 경제학부 3년) 2기 대학생기자단장은 “지사님을 처음 봤을 때 딱딱하고 고지식한 이미지였는데 1년간 기자단 활동을 하며 소통할 줄 아는 분이란 걸 알았다. 경기도 지도자로서 큰 기대감을 갖게 됐다”면서 “트윗토론회도 지자체로선 처음 경기도가 열었는데 이런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어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경기도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에선 이 밖에도 새해소망을 비는 달집태우기, 대학생기자단원 얼굴을 퍼즐로 맞추는 집단창작프로그램, 소망연 만들기 및 날리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한편, 트윗토론회에선 깜짝 놀랄 만한 전화 연결이 있었다. 최근 소말리아 해적에게서 삼호 주얼리호 선원들을 구출해낸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최영함 함장인 조영주 대령과 김 지사가 위성전화로 통화한 것.
평택2함대사령부를 자주 드나드는 최영함은 지난 2008년 11월 경기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바 있다. 도는 그동안 연말 위문금과 위문품을 다섯차례 전달하는 등 최영함을 후원해왔다.
김 지사는 “이번에 너무 훌륭하게 잘해 주셔서 모두 좋아한다. 큰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고, 조 함장은 “경기도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다. 작년에 군이 어려웠는데 신뢰를 잃지 않고 믿어주시고 후원해주셔서 이번 성과가 있었다.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
이 시각 주요뉴스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