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망대 할망이 감싸주는 한라산 겨울 트레킹...
설망대 할망이 감싸주는 한라산 겨울 트레킹[국내여행 마니아 추천 겨울 여행지 12선] ⑤ 제주 한라산 원래 존재란 가까이 있고, 늘 있으면 그 소중함을 모른 채 지내기 일쑤다.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계획으로 가까이 있어 아름다움을 잊고 지낸 우리 국토의 소중함을 느낄 기회인 여행하기를 넣어 보는 건 어떨까? 유례없이 춥다는 올 겨울, 그럴수록 눈과 입이 즐거운 곳을 찾아 추위를 잊는 것이 겨울을 잘 보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여기, 국내여행 마니아들이 혹한도 잊을 만큼 멋진 명소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한라산의 겨울은 황홀하다. 겨울이 되면 한라산은 반짝이는 눈꽃으로 가득하다. 그 어느 곳에서도 만나지 못할 겨울의 아름다움을 한라산에서 마주하게 된다. 발걸음을 더할수록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겨울 한라산 트레킹. 겨울이 되면 나도 모르게 제주도행 비행기를 찾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따뜻한 위로를 주는 한라산 트레킹
한라산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오름 때문이다. 한라산 주변에는 360여개의 오름이 도란도란 모여 있다. 한라산에서 내려다보는 작은 오름들의 모습은 독특하다. 어미 주위로 모여든 어린 병아리들 같기도 하고 신을 향해 경배를 드리는 군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풍광 덕분에 한라산은 2007년 6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코스따라 즐기는 한라산 트레킹
한라산이라는 이름은 은하수를 만질 수 있을 만큼 높은 산이라 해서 붙여졌다. 실제로 해발 1950m로, 남한에서 제일 높다. 이곳에서는 낮에도 밤에도 세상이 반짝인다. 밤에는 푸른 밤을 수놓은 별들이 빛으로 이야기를 하고, 낮에는 빛을 받은 눈들이 보석처럼 영롱하게 반짝인다. 한라산 트레킹은 반짝이는 눈빛과 함께 한라산에 숨어있는 수많은 보석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한라산 정상으로 가는 코스는 성판악에서 출발해 사라오름을 둘러본 후, 진달래 대피소를 거쳐 정상으로 향한다. 산을 내려올 때는 성판악으로 원점 회기하거나 관음사지구 야영장을 거친다. 사람에 따라 8시간에서 9시간이 소요되는 긴 구간이지만, 길다고 겁을 낼 필요는 없다. 코스 자체가 완만해 편히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상나무와 삼나무 등 울창한 숲을 통과하기 때문에 더없이 아름다운 설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관음사 방향으로 가면 화산 지대의 특유의 기암과 고사목이 있어 웅장하고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아고산식물의 천국인 선작지왓과 고산 초원평원인 만세동산 등 황홀한 풍광이 이어져, 사람들이 많이 찾는 코스다. 그러나 남벽까지 가는 코스는 한라산 정상으로는 갈 수 없다. 자연휴식년제로 정상가는 길이 폐쇄되었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 코스 외에도 돈내코 유원지 상류에서 시작해 남벽까지 가는 돈내코 코스, 가벼운 등산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어승생악 코스가 있다. 사라오름의 신비로운 산정호수
성판악은 해발 750m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성판악에서 약 9.6km를 오르면 정상이 나타난다. 탐방로를 따라 가다 보면, 눈길 위에 찍혀 있는 수많은 발자국이 보인다. 발길 따라 눈의 서걱대는 소리가 즐겁다. 주변에는 키 작은 조릿대와 덩치 큰 서어나무가 늠름한 장병들처럼 도열해 있다. 성판악에서 약 2km 지점에는 큰 수직암벽의 성널오름이 나타난다. 성널오름은 성판악을 가리킨다. 성널오름 앞의 우람한 삼나무 숲과 속밭 대피소를 지나면 사라오름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마음이 급해 바로 정상으로 올라가고 싶더라도, 숨을 고른 후 사라오름에 꼭 들르는 것이 좋다.
빙판이 된 호수 옆 탐방로를 따라가면, 건너편에 있는 전망대에 도착한다. 전망대에 서면 한라산 중산간 지대의 오름들과 멀리 서귀포 일대, 바다 위에 동동 떠있는 범섬이 펼쳐져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모습 하나만으로도 오를만한 가치가 있다. 설망대 할망을 만나러 가는 길 천천히 오르고 싶은 등산객들 마음에는 이른 통제 시간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가늠할 수 없는 날씨 때문에 사고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니 이해할 수밖에 없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나와 눈꽃으로 만발한 고사목과 구상나무를 보면서 오르면 깔딱고개에 닿는다.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고개다.
한라산 정상은 부악이다. 부악 아래는 백록담이고 흰 눈으로 가득하다. 정상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데도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1950m 한라산 표지석 앞은 길게 줄을 설 정도다. 사람이 살기 좋은 곳에 치마폭의 흙을 쏟아내 제주도를 만들고 두 손으로 일곱 번 떠서 한라산을 만들었다. 후에 한라산으로 사냥을 나간 사냥꾼이 사슴을 잡기 위해 활을 치켜들다가 옥황상제의 엉덩이를 건드렸는데 화가 난 옥황상제는 한라산 봉우리를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 던졌다. 그것이 나중에 산방산이 되고 봉우리가 뽑힌 자리는 백록담이 되었다고 한다.
설망대 할망의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정상에서 내려온다. 관음사지구 야영장으로 향하는 길은 계곡이 깊고 산세가 웅장하다. 해발 고도 차이가 커서 한라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웅장한 바위와 고사목 등 풍경이 아름다운 왕관릉과 삼각봉 대피소, 탐라계곡을 지나면 관음사지구 야영장이 나타난다. 제주의 맛으로 화룡점정
독가치회는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생선으로 따치 또는 따돔으로 불린다. 두툼하게 썰어진 회는 쫄깃하니 씹는 맛이 좋다. 독가치회 이외에도 쥐치와 광어, 밀치 등 제철 생선들도 괜찮다. 반찬이 많지는 않다. 겨울철에는 따치가 잘 잡히지 않으므로 따치를 맛보고 싶다면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다.
하얀 눈 세상에서 설망대 할망의 전설을 떠올리며 동화 속을 걸었던 한라산 트레킹. 제주의 맛으로 마무리를 하고 나면, 몸과 마음 구석구석에 아무리 추운 강추위라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가 충전되어 있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1. 철저한 준비 성판악에서 관음사로 향하는 구간은 코스 자체가 길기 때문에 초코바나 귤 등 행동식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 보다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한다. 풍경에 푹 빠져 지체 하다보면 정상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에 있는 군산은 차로 정상 못미처까지 갈 수 있는데 정상에서 해돋이와 해넘이를 볼 수가 있다. 우뚝 선 한라산과 푸른 바다로 흘러내리는 늘씬한 한라산의 자태가 멋지다. ●여행정보 글·사진/채지형 여행작가(http://www.traveldesigner.co.kr) 모든 답은 길에 있다고 믿는 여행가. 세계의 시장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는 것과 표정 담긴 인형 모으기를 특별한 낙으로 삼고 있다. <지구별 워커홀릭> <인생을 바꾸는 여행의 힘> <여행작가 한번 해볼까> <어느 멋진 하루 Photo&Travel>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KBS FM 이금희의 ‘사랑하기 좋은 날’ 등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여행 코너를 진행했으며, 신문과 잡지에 따뜻한 여행과 삶에 대한 글을 싣고 있다. |
이 시각 주요뉴스 많이 본 기사 문화생활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