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성덕대왕 신종 땡~ 땡~
안방에서 성덕대왕 신종 땡~ 땡~[문화기술이 뜬다] 전통문화 살린다 홀로그래피 기술로 박물관 국보급 문화재도 편하게 감상 가능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국보급 문화재가 많다. 하지만 이를 다른 곳에 전시하자면 보안 등 제약이 많다. 홀로그래피 기술을 이용하면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국보급 문화재의 입체 모습 그대로 홀로그램 필름에 옮겨 대량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홀로그래피 기술이 활성화되면 집에서도 문화재의 실제 모습 그대로를 감상할 수 있다. 국보급 문화재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한교아이씨의 1층 갤러리. 내부로 들어서니 흡사 박물관에 온 것처럼 전시된 문화재들이 많았다. 실제 문화재는 아니었지만 그 모습 그대로 필름에 똑같이 재현돼 있었다.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 신종,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 거북선 등이 눈에 들어왔다. 3D라 신기해 손을 뻗어 만져봤지만 평면인 필름이었다. 색색의 빛을 이용한 덕분에 오히려 문화재의 색감·질감 등은 실제 모습보다 더 뚜렷하게 시선을 사로잡았다. 홀로그래피는 이미지를 3D로 저장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사진의 형태이다. 그리스어인 홀로(holo : 전체를 의미)와 그래피(graphy : 적는다는 의미)를 결합한 것으로 영국의 물리학자 데니스 가버가 그 원리를 발견했다. 빛의 간섭 원리를 이용하며, 일상생활에서도 위조 방지용이나 장식용 등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한교아이씨는 문화기술로서 홀로그래피가 가진 가능성을 시험 중이다. 그 시작으로 한교아이씨는 지난해 7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국보급 문화재 홀로그램 제작’ 사업을 맡았다.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 채 일반인에게 전시할 수 없는 문화재를 홀로그램으로 제작, 국내외에 알리겠다는 취지의 기획이다. 이를 위해 박물관에도 크게 전시할 수 있도록 대형 홀로그램(800밀리미터×1천밀리미터)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국보급 문화재의 재현 원리에 대해 한교아이씨 박성철 대표는 “실제 문화재를 빛의 삼원색인 적색·녹색·청색 레이저를 이용해 감광성 필름에 기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하면 사진을 찍듯 기록하지만 2D가 아닌 3D로 남겨지는 것이다. 문화재가 기록된 필름은 돌돌 말아 가지고 다닐 수도 있다. 그림처럼 벽에 건 후 빛만 비춰 주면 입체로 기록된 문화재가 원래 모습대로 재현되는 방식이다. 문화재 홀로그래피 기술 실용화 단계… 대형화 기술 개발중 한교아이씨가 개발한 문화재 홀로그래피 기술은 이미 실용화 단계에 있는 상태다. 박 대표는 “실제 문화재 홀로그램을 판매하기 위한 상담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올해 몇개 업체에 판매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작은 사이즈(300밀리미터×400밀리미터)로 작품 크기가 한정돼 있다. 이를 대형화하기 위한 기술은 아직 개발 중이다. 한교아이씨는 대형 홀로그래피 기술이 개발되면 내년 2월께 대형 홀로그램 16점을 전시할 계획이다. 코엑스 등 대형 전시관을 검토 중이다. 올해 12월에는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에도 홀로그램 3점을 전시한다. 한교아이씨 1층 갤러리에 실제 전시된 문화재 홀로그램을 본 시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박 대표는 “문화재 홀로그램을 실제로 본 관람객들이 신기해 한다”면서 “오래된 문화유산이 첨단 기술과 결합된 사실 자체도 흥미로워한다”고 말했다. 갤러리 앞을 지나던 시민 박진규 씨는 “문화재를 볼 때마다 어떤 기술인지 궁금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이 알려져 집에서도 국보급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박 대표의 목표 중 하나도 ‘홀로그램의 대중화’다. 그는 “현재 홀로그램 영역은 일부 기술자나 대학 연구소에서 학문적 목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문화기술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대중화·산업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일본·영국·동유럽 등 해외에서도 문화재 재현이 많이 시도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산업화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좋은 계기로 삼겠다는 설명이다. 이어 문화재 홀로그래피 기술이 활성화되면 국보급 문화재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화재 전시의 경우 보존에 필요한 환경 조성 등 공간적 제약과 오래되면 부패하는 등 시간적 제약이 많다. 하지만 홀로그램으로 기록하면 원래 모습 그대로 널리 전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교아이씨가 대영박물관의 문화재 홀로그램 1점을 구입해 갤러리에 전시해 본 결과 관람객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문화재뿐 아니라 홀로그래피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면서 “앞으로 문화상품을 수출하는 좋은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위클리공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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