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추모공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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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정글 트레킹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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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화원, 치앙마이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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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뭉클하게 하는 실화_조서환(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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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 광교산 전승기념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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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경기수필 문학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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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곱게 물들면 봄꽃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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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원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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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한국물향기문학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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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수필 낭독회(2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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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만난 벗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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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이창식문학상 수상 수필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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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이창식문학상 수상 수필 낭송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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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다낭/호이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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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문학회 출판기념 및 시낭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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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 청양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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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전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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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아-옥창열 작사 송택동 작곡 강찬규 김한빈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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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꽃이 된 그대에게-옥창열 작사 송택동 작곡 김한빈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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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목포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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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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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봉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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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대표 수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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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키 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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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치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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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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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지왕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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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찬 생명의 약동, 미루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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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주 돌리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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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 김준룡 장군 전적지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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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에 빠지면 손가락을 잘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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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풍속 순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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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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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장생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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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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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민족의 천국, 중국 윈난성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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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세계 구채구를 가다_옥창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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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교성지 순례_옥창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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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불교성지 순례 _옥창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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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19
2010년 가을, 인도와 네팔에 걸친 불교 성지를 여행하면서 이해하고 깨우쳤던 소중한 경험들을 삶과 죽음, 인간과 영적인 문제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과 나누고자 한다. 분주한 세상사를 한번쯤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본 기행문은 축약하여 2011년 초 퇴직자 단체 잡지에 기고한 바 있고, 문단 카페 등에 올려 문인들과도 공유한 바 있다. 그러나 글로만 표현하는 것보다 영상과 음성을 총동원하는 유튜브가 더욱 효과적인 전달 매체란 생각이 들어 이걸 만들게 되었다.
인도 불교성지 순례기
옥 창 열 제공/수필가, 시조시인
여행을 시작하면서
나는 어려서부터 종교에 관심이 많았다. 새벽마다 방 한켠에 만들어진 명당에 물을 떠놓고 소원을 빌던 어머니를 보고 나도 염불을 하면서 불교에 대한 신심을 키웠다. 역마살이 끼었는지, 중학교 이후에는 교회에도 나갔다가 성당에도 나갔다. 배움을 통해 지식이 쌓이면서 신심이 깊어진 게 아니라 오히려 의문이 쌓여만 갔으니 이 어찌된 일인가….
불교는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훌륭한 종교다. 그런데 사람이 죽어서 소가 되고 개가 될 수도 있다는 윤회설은 도대체 뭔가?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은데 부처님이 직접 하신 말씀인가? 기독교는 신에게서 구원을 찾는데 과연 신이란 존재가 있기는 한가? 신은 전지전능하다는데 왜 이 세상을 어지럽고 혼탁하게 놔두는가? 신이 인간을 시험하려고 일부러 그런다는데 아무래도 궤변같다. 신이란 존재는 있다 하더라도 별 힘을 못 쓰거나 아니면 심술쟁이 같은데, 그런 신을 꼭 믿어야 하나?
그러한 궁극적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시원스레 제시해주는 종교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나마 불교가 만물의 생성원리를 비롯하여 비교적 과학적인 주장을 하고 있고, 무조건 절대자를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수행을 통한 깨달음을 목표로 하는 종교라서 조금 더 내 취향에 맞는 것 같았다. 그러나 불교 역시 윤회설 같은 것은 비과학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고, 아미타불이니 관세음보살 등 창작 불보살들을 다수 만들어내어 의지하는 점에서는 신에게 의지하는 종교들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 들었다.
직업전선에서 뛰던 지난 세월 동안은 먹고 살기에 바빠 한가하게 그런 의문들을 되새길 여유가 없었다. 20여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감한 후, 다시 자영업을 3년 가까이 했는데 그것도 싫증이 나서 몽땅 세를 줘버렸다. 그제서야 한숨 돌릴 여유가 생겼고, 잊고 있었던 의문들이 되살아났다.
이스라엘 · 로마 · 터키 등 기독교 성지들은 예전에 이미 둘러보았으니, 남은 건 인도 불교성지였다. 인터넷에서 불교전문 여행사를 검색하여 인도와 네팔 불교성지 대부분을 13일에 걸쳐 도는 패키지 상품을 발견했다. 나와 취향이 같은 친한 대학동기생이 흔쾌히 같이 가기로 동의했다. 그런데 그곳에 가려는 사람이 우리 두 사람 외에는 없어 한 달여를 기다린 끝에 지방 사찰에 계신 우리 또래 비구니 스님 두 분이 신청하여 겨우 출발할수가 있었다. 일행은 모두 넷이었고, 인도 현지인 가이드와 운전기사가 우리를 안내했다.
불교성지 순례
부처님이 발자취를 남긴 성지마다 기념사원과 아쇼카 왕의 석주, 기념탑이 세워져 있거나 그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이스라엘에 가면 예수 유적지마다 교회를 세워놓은 것과 비슷했다. 유적지마다 스리랑카나 티벳, 태국, 대만 등지에서 온 승려, 신도 순례객들로 북적거렸다.
탄생지 룸비니는 부처님이 유년기를 보낸 샤카 족의 나라 카필라 국의 도성(카필라바스투)과 어머니 마야 부인의 친정 람그람(당시 콜리 성) 중간에 있는데, 각각의 거리는 70리 안팎이다. 마야 부인이 당시 풍습대로 친정에서 해산하기 위해 가다가 도중에 산기를 느껴 이곳 룸비니에서 부처님을 낳았다.
가이드가 “부처님은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에서 태어났다고 불경에 되어있다” 하여 그것을 어떻게 믿느냐고 하니, “나는 힌두교도라서 신을 믿으며, 부처도 신들중 하나로 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라고 대답하였다. 힌두교도들은 수많은 신들을 믿는데, 불교의 석가모니도 그 중의 한 신으로 모시고 숭배한다고 한다.
인도 고대에 확립된 카스트 제도에서는 제사장인 브라만은 입에서, 왕족/무사계급인 크샤트리아는 옆구리에서, 평민인 바이샤는 다리에서, 최하층민인 수드라는 발바닥에서 태어났다고 한다는데, 그러고 보니 부처님은 샤카 족의 왕자다. 아무래도 그가 크샤트리아 계급 출신임을 상징하는 설화(佛傳文學) 같다. 또 인도 사람들은 왼손으로 뒤를 닦기 때문에 악수도 꼭 오른손으로 하는 등 오른쪽을 신성시하므로 오른쪽에서 나왔다고 한 듯하다.
룸비니 인근에 위치한 카필라 성(네팔, 인도), 어머니 친정 람그람(네팔), 부처님이 성도 후 아버지 정반 왕(숫도다나 왕)과 아들을 만나 설법한 쿠단(네팔) 등은 모두 벌판 한가운데 황량한 벽돌건물터 일부 또는 석주와 흙무더기만 남아 있었다. 룸비니는 7세기에 현장이 왔을 때 벌써 폐허였다고 한다.
네팔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산게릴라들이 준동하여 치안이 극히 불안하였다고 하며, 룸비니 외에는 가이드들이 안내하기를 꺼렸다 한다. 인도와 네팔의 경제형편이 얼마나 어려운지, 성지마다 구걸하는 어린아이와 장애인, 부녀자들이 따라붙어 애를 먹었다. 우리 일행은 사탕과 잔돈을 미리 준비하여 나눠주기도 했는데, 구걸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 일일이 줄 수가 없었다.
성도지(득도지) 보드가야는 인도 북부 비하르 주 중남부에 있는데, 부처님이 29살에 카필라 성을 나와 케사리아에서 머리를 깎고 출가 후 여러 곳을 전전하며 6년간의 수행 끝에 깨달음을 얻은 곳이다. 부처님이 그 아래 앉아서 성도했다는 보리수 나무는 예전에 고사했고, 지금 있는 것은 스리랑카에서 들여와 심은 것이라고 하며, 그 앞에 45미터 높이의 웅장한 마하보디(大覺) 대탑이 세워져 있다.
대탑 주위에 수많은 티벳 승려들이 오체투지 절을 올리며 수행 중이었는데, 그 가운데 신기하게도 한국여인 하나가 섞여있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5년 전 불교에 귀의했는데, 지금은 3개월 일정으로 인도 북부 달라이라마 소재지 다름살라를 거쳐 이곳에 와서 기도 중이며, 티벳을 거쳐 귀국 예정이라 한다. 아이는 없고 서울에서 직장 다니는 남편이 있다는데, 이러다 우리 일행인 스님들처럼 머리를 깎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보드가야에서 20~30분 떨어진 가야에서 우리나라 김해김씨 시조 수로왕비(허황옥) 무덤에서 발견되는 물고기 문양을 보았고, 가야에서 라즈기르로 가는 도중에 허황옥의 고향인 아요디야 지역을 지났다. 전에 TV 다큐멘터리에서 허황옥 무덤 앞에 놓인 돌이 이곳 인도지역에서만 나는 돌이라고 하던데, 그렇다면 우리 한국사람 피에 인도 피도 좀 섞였나….
최초 설법지 사르나트(녹야원)는 우타르 프라데시 주 중남부에 있는데, 힌두교 성지 바라나시에서 차로 20분 거리다. 부처님은 보드가야에서 성도 후 600리 길을 걸어서 이곳에 도착하여 5명의 옛 수행동료에게 설법을 하여 최초의 제자로 삼았다고 한다.
이후 평등을 강조한 부처님의 사상은 왕족, 부호들의 지지를 받아 마가다 국 수도 라즈기르에 죽림정사, 코살라 국 수도 쉬라바스티에 기원정사가 잇달아 설립되는 등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사리불(사리풋타) · 목련(목갈라나) · 마하가섭(마하카샤파) 등 브라만 거부 출신의 우수한 제자들이 수많은 추종자를 데리고 교단에 들어와 불교의 전파에 기여했다.
이곳에도 벽돌로 만든 대탑과 아쇼카 왕의 석주가 있었는데, 이슬람 교도들의 침입 때 거의 모든 성지의 불상과 석주의 머리를 잘라버려 보기에 민망했다. 불교 개조인 석가모니까지 하나의 신으로 받아들여 숭배한다는 포용의 종교 힌두교와 왜 이리 대비가 되는지…. 잘린 머리부분은 사르나트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사자머리와 법륜(부처님의 진리를 상징), 연꽃 등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마우리아 왕조시대의 걸작품으로 칭송되고 있었다.
열반지 쿠시나가르는 우타르 프라데시 주 중북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도를 보면 카필라 성에서 그리 머지 않다. 부처님은 35세에 성도한 후 45년간 불법을 전하다 80세 되던 해 이곳 쿠시나가르의 사라나무 두 그루 사이에서 열반에 들었다. 부처님은 열반 전에 유명한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의 유훈을 설했는데, “오로지 자신에게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라”는 가르침이다. 화장 후 사리를 8등분하여 부처님과 인연이 깊은 여덟 지역에 분배했고, 나중에 다시 아시아 각지로 분배하여 탑을 세우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다.
불교 최초의 사원인 죽림정사는 비하르 주 중남부 라즈기르(왕사성)에 있는데, 이곳은 부처님 시대에 강대국이었던 마가다 국의 수도였다. 당시 빔비사라 왕이 불법을 좋아하여 죽림정사를 지어 기증했으며, 부처님이 이곳에서 10여 년 안거했다 한다(한 곳에 계속 머문 것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옮김).
또한, 라즈기르에는 부처님이 노후에 머무르며 법화경과 보적경을 설하고 염화미소의 일화를 남긴 영취산이 있고, 부처님 사후 마하가섭 주관하에 제1차 불전 결집이 이루어졌던 칠엽굴이 있다. 인도에 온 이후로 가도가도 벌판 뿐, 산을 못보다가 영취산과 칠엽굴에 와서야 비로소 산을 보았다. 그런데 10월 중순인데도 인도는 무척 더워 산을 오를 때 아주 고역이었다. 한국사람에게는 12월~2월 사이가 인도여행의 최적기인 것 같았다.
라즈기르에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10대 제자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제자들이었던 사리불 · 목련 · 마하가섭의 고향이 나오고, 그곳 부근에 불교 최초 · 최대 대학이었던 나란다 대학 터가 나온다. 최성기에 1만 명의 학생과 교수가 있었다고 하며, 이슬람 침입 때 6개월간 불에 탔다 할 만큼 규모가 방대하였다. 1/10밖에 발굴되지 않았다는 데도 불교유적지 중 가장 컸다. 중국의 법현(4세기)과 현장(7세기)이 이곳에서 수학하였고, 신라의 혜초(8세기)도 이곳에 들렀다 한다.
라즈기르는 부처님 성도 후 불법을 크게 펼칠 수 있게 한 근거지이자 부처님 생애의 9가지 재난 중 가장 큰 사건으로 평가되는 데바닷타의 반역이 있었던 곳이다. 데바닷타는 부처님의 가까운 친척으로 제자가 되었는데, 교단을 차지하려는 야심을 품었다가 부처님께 거절당했다.
그러자 빔비사라 왕의 태자 아자타샤트루와 짜고 부처님을 세 번이나 살해하려고 기도했는데, 상처만 입혔을 뿐 실패했다. 아자타샤트루는 부왕인 빔비사라 왕을 투옥하여 잔인하게 죽게 했으나 나중에 뉘우치고 부처님의 열렬한 지원자로 변했다.
데바닷타는 부처님의 처남(야소다라 비의 남동생, 애제자인 아난다의 형)이자 외사촌간(부처님은 외삼촌의 딸과 결혼)이었다. 부처님의 아버지인 정반 왕은 삼촌의 딸인 마야 부인과 결혼하여 부처님을 낳았고, 마야 부인 사후 이모인 마하프라자파티가 계모가 되어 부처님을 양육했다. 성도 후 아들 라훌라, 양모 마하프라자파티, 야소다라 비 등이 모두 출가했다.
부처님 생전에 코살라 국이 카필라 국을 멸망시키고 샤카 족을 학살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보면, 부처님과 그 친인척 다수가 출가한 데는 당시의 불안한 정세가 한몫했을 듯하다.
데바닷타(提婆達多)는 부처 반대세력의 우두머리로서 극단적인 금욕주의를 엄격하게 실천했기 때문에 다수의 신봉자가 있었다는 설도 있다. 각각 4세기와 7세기에 인도를 여행한 중국 승려 법현과 현장은 인도와 벵골에 그때까지 데바닷타의 교단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들었다. 만일 여러 경전에 기록된 바와 같이 그가 온전한 악인으로서 파렴치한 죄를 범했다면, 그의 이름을 전하는 교단이 1,000년을 넘게 유지되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데바닷타 교단은 석가모니를 개조로 하는 일반불교와는 달리 특수한 신앙과 계율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며, 가장 큰 특색은 석가모니를 부처로 인정하지 않고 과거의 부처만을 예배하는 일, 유제품을 먹지 않는 일 등이었다고 짐작된다.
대부분의 유대인이 예수를 메시아(구세주)로 인정하지 않고 진정한 메시아는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유대교를 그대로 지켜나갔듯이, 샤카 족 중에는 석가모니를 인정하지 않고 과거의 부처들만을 공양하면서 유제품 같은 것을 먹지 않는다는 등의 낡고 형식적인 전통을 굳게 믿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존재가 데바닷타였던 것 같다.
불교와 거의 같은 시대, 같은 지역에서 역시 왕족 출신에 의해 개창된 자이나교도 과거의 자이나(부처에 해당)가 실제로 존재했다고 믿으며 형식적인 계율이 불교보다 엄격한데, 아마도 데바닷타의 불교가 이 자이나교에 가까웠을 것 같다.
부처님의 불법 전교에 있어 데바닷타 사건 다음으로 비극이었던 것은 실질적인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던 사리불이 부처님에 앞서 돌연히 죽고, 목련마저 브라만에게 맞았던 것이 원인이 되어 먼저 죽은 사건으로, 교단의 지도자였던 이 두 사람의 죽음은 실로 애통한 일이었다.
우타르 프라데시 주 중북부, 네팔과 가까운 지역에 옛 코살라 국의 수도 쉬라바스티(사위성, 실라벌성)가 있는데, 이곳에 죽림정사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기원정사 터가 있다. 기원정사는 이 지역의 부유한 상인인 수닷타 장자와 제다 태자가 지어 기증한 것으로, 부처님이 24년간 안거하면서 불경의 70%를 설했다고 한다. 가이드 말로는, 쉬라바스티의 옛이름이 ‘실라이’라는데, 우리나라의 신라(서라벌)가 나라 이름을 이곳 지명에서 따왔다는 설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부처님 시대에 이곳을 중심으로 코살라 국이 번성했는데, 샤카 족의 나라 카필라는 약소국으로 코살라의 보호 아래 있었다. 코살라 왕 프세나디는 정략 결혼으로 샤카 족의 왕실 여자를 얻어 정비로 삼고 비두다바 왕자를 낳았는데, 정비가 비천한 신분(여종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정비와 태자의 지위를 한동안 박탈했다. 세력을 키운 비두다바는 정변을 일으켜 부왕을 죽게하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 후 그들 모자를 고난에 빠뜨린 샤카 족을 멸망시켜 복수하였다. 물론 개인적인 복수외에 강대국간 영토 확장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는 제국주의적 동기도 있었다.
샤카 족의 멸망은 부처님 출가 후의 일이지만, 출가 전 이렇듯 위태로웠던 샤카 족의 위상은 본래 사색적이었던 젊은 왕자 싯다르타로 하여금 출가를 재촉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부처님이 성도 후에 제자들에게 가르친 말 가운데, “힘이 적으면서 큰 욕망을 지닌 사람이 크샤트리아의 가문에 태어나, 이 세상에서 왕국을 희구하는 것은 파멸에 이르는 원인이다.”(증일아함경)라고 한 구절이 있음을 생각하면, 샤카 족의 비운과 부처님 출가 사이의 인과관계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부처님은 전쟁을 막기 위해 ‘나 홀로 반전시위’를 벌이기도 하였으나 비두다바는 끝내 부처님 눈을 피해 카필라를 침공하여 샤카 족을 참혹하게 도륙했다. 부처님이 전쟁을 막지 못하고 동족의 멸망을 지켜본 인간적인 고통이 어떠했는가에 대해서는 이런 기록이 있다. “샤카 족이 몰살당하자 부처님은 심한 두통을 느꼈다. 부처님은 아난다에게 발우에 가득 물을 떠오게 했다. 물을 이마에 뿌리니 곧 연기가 나며 소리내어 끓었다.”(비나야잡사)
기원정사 터는 한국의 왠만한 큰 사찰 정도 규모의 상당히 넓고 평탄한 지세 위에 자리잡고 있었고, 부처님 기도처 · 강당 · 기숙사 등 여러 벽돌건물 터가 잘 발굴되어 있었다. 정사 주변에는 부처님이 감화시킨 살인자 앙굴리말라의 거처, 수닷타 장자의 집터 등이 남아있었다.
부처님이 라즈기르에서 쉬라바스티의 기원정사를 오갈 때 거쳐야 했기에 자주 들렀다는 바이샬리(비하르 주 중북부)는 열반에 들기 전 마지막 안거를 보낸 곳이다.
양모 마하프라자파티를 비롯한 비구니의 출가를 처음 허락했던 곳이고, 화엄경을 설한 곳이다. 재가불자로서 출가승에 못지 않은 경지에 오른 유마거사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고, 열반 100년쯤 후 제2차 불전결집이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곳은 기원전 6세기에 이미 의회제 민주공화정치를 했던 릿차비 족의 수도로서 원숭이왕이 부처님께 꿀을 바치고, 원숭이 무리가 연못을 파서 부처님께 헌상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곳으로, 아쇼카 왕 때 건립된 기념사원 터와 석주 · 연못 등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과거 전생을 담은 자타카(本生譚, 고대 인도의 불교설화집)에 의하면, 과거생에 극심한 가뭄이 들자 원숭이왕이 인간의 왕을 찾아와 “저를 잡아 맛있게 드시고, 부하 원숭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십시오”라고 하니 인간의 왕이 크게 깨달았다. 자신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였는데 기특한 일이라 하여 소원대로 인간들에게 명을 내려 먹을 것을 주게 하였다. 이 원숭이왕이 부처님이요, 원숭이 무리 500마리가 바로 부처님의 제자 500나한이라고 한다
8대 유적지 중 마지막으로, 바라나시에서 델리 쪽으로 몇 시간 차로 달리다 보면 벌판 한가운데 머리 잘린 아쇼카 석주와 건물 주춧돌 일부만 남은 코샴비 유적지가 나온다. 옛날 번창했던 밤싸 국의 수도로서, 성도한지 9년 만에 처음 이곳을 방문한 부처님은 고시따 장자가 기증한 고시따라마 사원에 머물며 전도했다. 전도는 고시따 장자 등의 후원을 얻어 활기를 띠었지만, 반대로 불행한 사건을 맞게된 곳이기도 하다. 즉 사소한 계율문제(화장실에 들어간 승려가 물을 내리지 않고 나온 일에 대한 논쟁)로 승단이 분열되었는데, 부처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분쟁이 지속되다가 결국 비구들의 폭력사태로 비화했다. 이에 실망한 부처님은 코샴비를 떠났고, 시민들이 비구들에게 공양을 거부하는 사태로 번졌으며, 당사자들이 부처님이 계신 기원정사로 찾아와 화해할 수밖에 없었던 회한의 장소이다.
또한, 코샴비는 고시따라마 사원에서 일어난 순교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순교의 주인공인 쿠주따라 여인은 코샴비 궁 사마와띠 왕비의 하녀였는데, 부처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그 자리에서 견성하였다 하며, 그 후 그녀는 왕비와 500궁녀의 법사가 되어 불법을 펴던 중 사악한 외도들이 사원에 불을 지르자 피하지 않고 500궁녀와 함께 결연히 순교하였다 한다.
황량한 사원터를 둘러보니 설법지로 추정되는 벽돌담 사이로 무성한 풀만이 새 생명으로 돋아나 있고, 부러진 석주는 그날의 염원과 상처를 함께 보여주는 듯하다.
불교성지 외 지역들
불교성지가 밀집된 우타르 프라데시 주 내에는 옛 무갈제국 수도였던 아그라도 있다. 수도 델리로부터 차로 동남방 4시간 정도 거리다. 이곳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타지마할과 아그라성이 있다. 이슬람 왕조인 무갈제국 시기의 건축물들이라 화려하고 정교한 이슬람 양식에 간간이 전통 힌두양식을 가미해 지어졌다.
무갈제국 황제 샤자한이 타계한 왕비를 추모하여 지었다는 타지마할은 소문 그대로 웅장했으나 당시 헐벗은 민중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된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왔다. 샤자한의 아들 아우랑제브는 부왕이 다른 형제에게 왕위를 넘겨주려하자 왕위를 찬탈하고 감금하였는데, 타지마할 건축으로 인한 국고 탕진이 명분이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아그라 성은 최근 인도영화 ‘조다와 악바르’에서 라자스탄의 힌두교도 출신 왕비를 맞았던 악바르 황제가 지었다 하며, 역시 이슬람 양식에 간간이 힌두 양식을 가미하여 지은 화려한 성으로, 무갈제국의 국력과 영화를 엿볼 수 있었다.
바라나시는 부처님의 최초 설법지 사르나트 부근에 위치한 힌두교의 대표적인 성지다. 갠지스 강을 끼고 형성되었으며, 연간 100만명 이상의 순례자가 방문하는 도시로, 인도문화의 향기를 진하게 맡을 수 있는 곳이다. 일생에 한 번 바라나시에서 갠지스 강물에 몸을 씻으면 더욱 나은 내세가 약속된다는 신앙 속에서 여자들은 옷을 입은 채 몸을 씻고, 남자들은 강속에서 요가 자세로 명상에 잠기는가 하면, 죽은 사람이 화장되어 그 재가 강물에 뿌려지기도 한다. 또 한편에서는 비누를 칠하여 세탁과 목욕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가이드는 태연하게, “강물을 떠다 가라앉힌 후 먹으면 아무 이상이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하니, 그들의 위생관념을 짐작할 만하다.
인도는 캐시미르 주 분리문제로 두 번, 방글라데시 독립문제로 한 번 파키스탄과 전쟁을 치렀고, 지금도 간간이 분리주의 또는 공산주의 테러가 일어나는 곳이라 그런지 공항이나 관공서, 호텔 등의 보안 수준은 매우 높았다. 중요 건물에는 모두 군 · 경이 총을 들고 지키고 있었고, 호텔도 거의 다 문을 닫아놓고 있다가 손님 차량이 다가가면 그제서야 열어주곤 했다.
델리 공항은 특히 엄해서, 귀국 시 공항에 막 도착하여 화장실이 급한 친구를 차에서 뛰어내려 먼저 들어가게 했더니, 친구가 허둥지둥 도로 뛰어와 여권이 없다고 안 들여 보낸다고 했다. 내가 여권을 갖고 같이 뛰어갔는데, 여권을 갖다 보여주니 이번에는 이번에는 수화물을 모두 가지고 같이 오라는 게 아닌가….
가이드도 공항청사 출입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 날 우리가 직접 출국 수속을 밟아야 했는데, 혼선이 빚어져 비행기를 놓칠 뻔했다. 탑승 두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여 내가 대표로 항공사 카운터에 갔더니, 일행을 데리고 같이 오라고 했다. 일행들을 데리러 가니 일부가 볼일 보러 가고 없어서 한참을 기다렸고, 커피포트의 뜨거운 물이 아까우니, 커피를 타서 마시고 가자며 또 시간을 허비했다. 인도 항공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받고 가방을 부친 후 출국심사대로 갔는데, 이번에는 여행사에서 미리 준비한 줄 알았던 출국카드가 빠졌다. 항공사 카운터에서 용지를 얻어 출국카드를 작성하여 출국심사대는 통과했는데, 이번엔 세관심사대에서 둘러맨 손가방에 태그가 없다며 뺀찌를 놓았다. 외국엘 많이 다녔어도 수속을 직접 한 적이 별로 없어 손가방에까지 태그를 달아야 하는 줄 미처 생각지 못했다. 태그를 얻으러 항공사 카운터로 급히 가려는데, 출국심사대에서 못 나가게 막았다. 이 때가 탑승 15분 전이었다. 다행히 세관심사대 한켠에서 빈 태그를 얻어 붙이고 무사히 그곳을 통과하여 아슬아슬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도시와 농촌 할 것 없이 인도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은 열악했다. 발전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에 비해서도 많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리야 주로 호텔에서 먹고 자고 했으니 큰 불편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열악한 도로 사정과 휘날리는 먼지, 변변한 주방도 의자도 보이지 않는 기사식당들, 전력 부족으로 가끔 꺼지는 호텔 에어컨, 대부분이 질 낮은 벽돌로 짓다만 듯한 집들, 소똥을 벽에 붙여 말려서 연료로 쓰는 농가들, 부처님 시대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어 보이는 시골 풍경들이 어려운 실정을 말해주고 있었다.
처녀 · 총각들은 지역사회에서는 남들 눈 때문에 데이트를 못하고, 낯선 사내가 여자에게 말을 붙이는 것도 안되며, 결혼한 여자들은 외출시 가르마에 붉은 분가루를 칠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무척 보수적이다. 그래도 비하르 주의 현 수상이 수드라 출신 여자라고 하니, 상황이 점차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인도인들은 오랜 세월을 카스트 제도 속에서 운명에 순응하며 살아온 사람들이라 그런지 대부분 착해 보였다. 외국인을 보면 신기한 듯이 쳐다보고 관광지에서는 같이 사진 찍길 좋아한다.
동물도 사람을 닮아서 비쩍 마른 모습에 순해 보인다. 소도 양도 대로를 어슬렁거리고, 도로 한복판이나 도로에 한다리를 걸치고서 잠을 자거나 유유히 되새김질을 하고 있다. 개도 잘 짓지를 않으며, 기도하는 사원 한켠에서는 꼭 사람 다니는 길바닥에 천하태평으로 드러누워 오수를 즐긴다. 소는 힌두교도들이 숭배하는 시바신이 타고 다닌다고 하여 우유를 짤 뿐 잡아먹지를 않는다고 하니, 가히 축복받은 짐승이다. 그리고 힌두교나 불교, 자이나교 모두가 죽어서 선악의 지은 업에 따라 인간이나 짐승으로 환생한다는 윤회설을 믿고 있어 더욱 짐승들을 잘 대우하는 게 아닌지….
여행을 마치면서
이번 성지순례의 도반이 되어 논점의 고비마다 훌륭한 조언을 해준 스님들과 남달리 불교에 관심이 깊은 친구 덕분에 여행 전에 가졌던 의문의 상당 부분을 해소했다.
우선 윤회설에 대해서는 이번 여행을 통해 객관적인 증거를 찾으려 애썼으나 찾을 길이 없었다. 그것은 삼봉이나 도올이 말한 대로, 고대 인도사회의 윤리적인 요청에 의해 만들어낸 허구로서 과학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볼 수밖에 없다. 헤어날 길 없는 신분제도의 질곡 속에서, 선악의 과보는 내세에서라도 반드시 받는다고 해야 사람들이 순응할 것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사상은 인도인의 도덕 관념을 키웠지만, 한편으로는 숙명론을 심어줌으로써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 것 같다.
한편 인도는 고대문명이 발달했던 나라로 원시 힌두교인 브라만교 등 종교철학이 일찍부터 꽃을 피워 불교, 자이나교 등 많은 종교나 사상이 탄생될 수 있었다. 하루 아침에 불교나 자이나교의 정밀한 이론체계가 나올 수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힌두교나 불교, 자이나교의 교리에는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 물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다른 점들이 있지만, 윤회와 해탈이라든지, 불살생을 강조하는 계율이라든지 비슷한 점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불교는 카스트 제도를 비판하고 평등사상을 강조한 점에서 혁신적이었지만, 부처님 사후에 제자들이 부처님을 초인적 존재로 바꾸었다가 신격화하였으며, 대승불교 운동에 이르러서는 무수한 창작 불보살들까지 만들어내어 신앙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신들을 숭배하는 힌두교나 거의 다를 바가 없게 되었다.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은 영원불변하는 영혼이나 신, 절대자와 같은 초월적인 존재를 믿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수행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소승불교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하는데, 후대로 오면서 어려운 교설을 이해하지 못하는 재가 신자들을 제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신앙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현재와 같은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통속적인 기복불교는 신들을 숭배하며 복을 구하는 힌두교는 물론 하나님을 부르며 구원을 찾는 기독교와도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오늘날 주류가 된 대승불교는 아미타불이니 미륵불이니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등 가상의 불보살을 무수히 만들어 경전속에서 부처님과 대화하게 만들었다. 극락이란 이상향을 뚝딱 만들어 내었으며, 지옥과 지장보살 등 부처님도 알지 못했던 수많은 개념과 설화를 지어내기도 했다. “오로지 자신에게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라”는 부처님의 마지막 가르침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