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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창열 시조
한여름 멱 감으러 달려가던 길목에
나지막한 돌담 너머 늘어진 가지마다
보랏빛 탐스런 자두가 익어가고 있었지
텃밭의 옥수수나 감자가 영글기 전
덤불딸기 오디 같은 시답잖은 주전부리
헛헛한 악동들 입에 군침이 고였네
툇마루에 목침 베고 주인 영감 조는 틈에
서리해온 자두를 소(沼) 가운데 던져 넣고
칼헤엄 자맥질하며 건져 먹곤 했었지
입술이 파래지면 바위 위에 엎드려
덜 익어 내던졌던 자두라도 먹어보려
주워다 깨물어보곤 시큼함에 몸서리
벌초 길에 아른아른 옛 생각이 떠올라
돌담 집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니
잡풀이 무성한 것이 흉가가 되었구나
머리칼 헝클어진 야생목 앞에 서서
시린 듯 아득한 추억에 잠기노라니
친구들 잰걸음 소리 귓가에 들려온다
자두
중국 원산으로 옛 이름은 오얏(李).
복숭아보다 조금 작은 여름 과일로
우리나라 전국의 집 근처에서 심어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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