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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창열
불로초를 찾던 진시황은 불과 50세에 죽었다. 과학이 발달했지만, 아직도 인간의 나이는 100살을 넘기가 어렵다. 그런데 자연계에는 인간의 수명을 우습게 뛰어넘는 신기한 장수 생명체들이 있다.
고급 식자재로 유명한 랍스터는 100년 가까이 사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노화는커녕 근육이 많아지고 껍데기가 단단해지며 힘도 더 세진다. 세계 3대 진미 중 으뜸이라는 캐비어를 생산하는 철갑상어는 100년을 넘어 산다. 갈라파고스 땅거북은 평균 수명이 180년, 붉은 성게와 북극고래는 200년 이상의 수명을 자랑한다.
일본 나고야의 한 연못에는 하나코라는 잉어가 226년을 사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누군가가 자기 이름을 부르면 바로 반응하고, 머리를 두드려 주면 좋아하며, 안아 주기 위해 물에서 끄집어내면 불편해도 참는다고 한다. 불룩한 눈과 두툼한 입술로 제 어미나 예뻐할 것 같은 바닷물고기 볼락도 200년가량 산다. 재수 없이 낚시에 걸리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그린란드 심해 상어와 대합류 조개 중에는 500년을 사는 게 있다고 한다. 조선 왕조시대에 태어나 양자컴퓨터가 연구되고 있는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니 신기하다.
바다에 사는 물곰은 길이가 사람 손톱만 한 작은 동물인데, 무려 1,500년을 산다. 거의 모든 생물체가 살지 못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일종의 수면 상태로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고, 진공상태에서도 질긴 생존력을 보인다.
하와이 인근 바닷속에는 2,700년 이상을 산 황금 산호와 4,000년 이상 살아온 검은 산호가 있다. 산호는 움직이는 것이 잘 보이지 않아 식물 같지만 동물로 분류되는데, 이들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가 세워질 때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온 셈이다.
미국의 모하비 사막에는 5,000년을 산 브리슬콘 소나무와 11,000년을 산 크레오소트 관목이 산다. 호주 태즈메이니아 지방 열대우림에는 43,600년 된 관목이 서식하고 있고, 미국 유타주의 북미 사시나무는 '포기나누기' 방식으로 8만 년을 살아왔다. 그러나 이들도 지중해의 이비사섬을 에워싸고 있는 해초에 비하면 젊은 축에 속한다. 이 해초 중 일부는 같은 장소에서 거의 10만 년 동안 살아왔다고 한다.
보르네오의 섬에는 한 그루에서 뿌리가 뻗어나가 섬 전체를 뒤덮은 맹그로브 숲이 있는데, 정확한 나이를 알 수가 없다. 불경에 나오는, 한번 자라면 그늘이 500리를 뒤덮는다는 나무가 이 맹그로브를 두고 한 말은 아닌지 모르겠다.
장수의 끝판왕으로 아예 죽지 않는 생명체도 있다. 민물에 사는 히드라는 산호 해파리 말미잘과 같은 자포동물에 속하는데, 늙지 않고 죽지도 않는다. 물속의 나무줄기나 풀잎에 붙어사는데, 유심히 보아야 보일 정도로 작다.
해삼도 불로불사의 영생을 누리는 동물. 몸을 잘라서 물속에 넣으면 재생하며, 내장을 빼내고 물속에 집어넣으면 내장이 재생된다. 그냥 놔두면 거의 영원히 사는 생물이다.
보통 해파리는 오징어처럼 수명이 고작 1년인데, 그중에 홍紅해파리는 노쇠하여 수명이 다하기 직전에 다시 젊은 상태로 회귀하는 라이프 사이클을 계속 반복한다. 이른바 영생불사 해파리. 노인이 어린아이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무협지의 반로환동返老還童을 연상시킨다. 도마뱀은 꼬리나 다리가 잘려 나가도 다시 자라는데, 이 홍해파리는 몸 전체를 재생하는 능력을 갖춘 듯하다.
구글에서 우리 돈으로 1조가 넘는 돈을 투자하여 장수연구소를 차리고, 불로장생의 비밀을 캐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암에 걸리지 않는 아프리카 벌거숭이 두더지 같은 동물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는데, 기대 만발이다.
구글의 기술 이사로 일하는, 천재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이면 인간이 영생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한다. 그때까지 살아남기 위해 매일 100개나 되는 알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설령 몸이 죽더라도 뇌 속의 기억을 컴퓨터에 내려받아 언젠가는 새로운 몸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도 한다.
과학의 힘으로 장수의 수수께끼를 풀어 줄 날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세대에 영생은 아니라도 인간의 자연 수명이라는 120세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듯하다. 불로장생이 부질없는 욕망이나 헛된 꿈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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