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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20.
나주벌에서/옥창열
남도의 옛 도읍 목사고을 들어서니
발걸음 잡아끄는 구수한 곰탕 내음
이 지역 오랜 역사가 진국에 녹았더라
허기를 채우고서 읍성에 마실 가니
누각에 사대문에 향교에 관아까지
고샅길 굽이 굽이에 선인의 땀 흥건하고
망궐례 행하던 금성관에 들어서니
웅장한 팔작지붕 대궐과 방불한데
추녀로 흐르는 앙곡 미인의 허리 같다
일찍이 이 땅에 터를 잡은 부여 예족
금동관 금동신발 독자 문화 꽃피우다
바다를 건너 왜 땅에 새 나라를 열었다네
뗀석기 지석묘에 독널에 장고형 고분
옛사람 남긴 자취 처처에 산재했고
꿈여울 박 씨 벌명당 전설도 풍성해라
부침하던 여러 세력 각축장 되었다가
나주 오 씨 장화왕후 고려 왕을 낳은 뒤로
남부의 터줏대감 되어 오늘에 이르렀네
이 모든 영화가 영산강 젖줄 덕이려니
맛 좋은 쌀과 배만큼 인심도 달달한 곳
옛 명성 되새김하며 황포돛배 오간다
* 망궐례 : 월 2회 지방관리들이 모여 임금이 있는
궁궐 쪽을 향해 배례하는 의식
* 앙곡昻曲 : 끝이 번쩍 들린 추녀, 또는 그런 곡선
* 독널 : 고대에 점토를 구워서 만든 관
* 장고형 고분 : 일본 고분시대 천황릉처럼,
봉분의 앞부분은 평평하고 뒷부분은 둥근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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