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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의 무덤 앞에서/옥창열
한양의 남쪽 발치 대모산을 찾아가니
시원한 연록의 봄 양지바른 언덕 위에
피바람 몰고 다니던 한 사나이 누워있다
열일곱 소년 급제 가문을 빛내었고
새 나라 창업을 앞장서서 도왔으나
멋대로 충신 죽이다 미운털이 박혔네
정적과 이복형제 공신 가신 구별 없이
옥좌의 걸림돌을 남김없이 쳐낸 후에
외로운 왕도의 길을 묵묵히 걸으면서
내친김에 처남 넷 무참히 도륙 내고
비운의 조강지처 철천지원수 되었으니
나란히 누워있지만 불편하기 짝이 없다
비행을 일삼았던 세자 양녕 폐위할 땐
부정에 안타까워 눈물을 흘렸다니
야차와 같던 임금도 마음 여린 아비였네
아들의 치세 위해 악역을 맡았던가
영명한 세종대왕 무대에 올렸으니
세상사 밝고 어둠을 헤아리기 어렵구나
나물밥 한 그릇에 팔베개하고 누워
흰 구름 바라보는 즐거움이 쏠쏠한데
뭐 하러 부나방 되어 귀한 몸들 태우는지
(방문일자 :2022.5.7. 옥창열)
* 헌인릉 : 서울 서초구 내곡동 소재
- 인릉 : 조선 23대 왕 순조와 비 순원왕후 김씨 합장릉
- 헌릉 : 조선 3대 왕 태종과 원경왕후 민씨의 쌍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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