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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창열/시조시인.수필가
거울 보기가 싫어진다. 나이가 들고 보니, 피부의 탄력성이 예전만 못하고 손과 목에 주름살이 늘어난다. 가시 쥐고 막대 들고 막아보려 해도 백발이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는 탄로가歎老歌 구절이 실감 난다.
불로장생不老長生은 인간의 변함없는 꿈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데, 젊음을 유지하면서 오래도록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필부인 나도 그러한데,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사람들은 오죽하랴!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다가 수은 중독으로 쉰 살에 불귀의 객이 되었고, 칭기즈칸은 장생 비술을 구하려 만리 밖에서 장춘진인長春眞人을 초빙했으나 허사였다. 나무도 잎사귀를 떨어뜨려 양분 손실을 막고 추운 겨울을 나듯, 죽음이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데, 죽지 않는 비법 같은 것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런데 이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과학의 진보는 2000년대 들어 인간의 유전자 정보인 게놈 분석을 끝내고 나쁜 유전자를 잘라낼 유전자 가위를 만든데 이어, 올해 초에는 인공생명체를 합성했다.
구글은 이미 8년 전에 우리 돈 조 단위 자금을 들여 장수연구소를 설립하여 극비리에 연구를 진행해 왔고, 올해 들어서는 아마존도 조 단위를 투자하여 노화연구소를 설립하고 최고의 과학자들을 초빙하였다고 한다.
아마존 연구소에는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야마나카 신야 교수와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같은 줄기세포 분야와 노화 치료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였다고 한다.
노화분야 세계 최고 석학 중 한 명인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는 저서 『노화의 종말』(2020년)에서 “노화는 자연의 섭리가 아니라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다.”라며 노화는 곧 종말이 올 거라는 자신감을 보인다.
구글의 기술이사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2029년이면 인공지능이 개별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고, 이후 폭발적으로 발전하여 2045년쯤 모든 불치병의 치료는 물론 인간이 영생永生을 누리게 된다고 예언한다.
2020년에는 미국에서, 올해는 우리나라에서도 대학교수팀이 노화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른바, 역 노화 원천기술이다. 아직은 세포단위지만 모든 세포에 적용이 가능하다면 영생도 가능할 것이다.
생명공학이 꽃을 피우면서, 진시황과 칭기즈칸이 찾지 못한 불로초를 우리 당대에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으로 20여 년 후면 그런 시대가 온다고 하니, 그때까지 건강 유지 잘해야겠다.
100세 노인과 20세 처녀가 결혼하고, 손자 녀석이 내 초등학교 동창을 여자친구라며 데려올 날이 머지않았다. 젊음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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